[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 '내부자들'(2015)의 우민호 감독과 이병헌이 다시 뭉쳤다. 이번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근현대사의 한가운데로 들어갔다.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는 영화 '남산의 부장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메가폰을 잡은 우민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병헌, 곽도원, 이희준이 참석해 작품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우민호 감독(왼쪽 네번째)이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남산의 부장들' 제작보고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19.12.12 dlsgur9757@newspim.com |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원작은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다. 1990년부터 동아일보에 2년 2개월간 연재됐으며, 한일 양국에 발매된 단행본은 당시 무려 총 52만부가 판매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우민호 감독은 "원작은 20여 년 전 군대를 다녀와서 우연히 접하게 됐다. 당시 그 책을 흥미롭게 단박에 읽었던 기억이 있다. 제가 몰랐던 한국 근현대사의 18년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언젠가 기회가 주어진다면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원작과의 차별점을 놓고는 "원작은 중앙정보부의 시작과 끝을 담았다. 영화에 넣기에는 방대한 양이라 그중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인 마지막 40일을 담았다. 또 논픽션을 다뤘으나 사건의 비하인드, 인물들간 관계성, 감정, 심리 등은 노출된 적이 없어서 영화적으로 만들어 냈다"고 설명했다.
이병헌은 헌법보다 위에 있는 권력의 2인자로 언제나 박통의 곁을 지키던 중앙정보부장 김규평 역을 맡았다. 이병헌은 "시나리오가 굉장히 뜨거웠다"면서도 "실제 사건,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라서 모든 게 조심스러웠다. 의도나 사건이 왜곡되지 않게 계속 경계하는 촬영이었다"고 회상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배우 이병헌이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남산의 부장들' 제작보고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19.12.12 dlsgur9757@newspim.com |
이어 "되도록 많은 자료와 인터뷰를 계속 찾아보고 공부했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그래야 했던 특이한 케이스였다"며 "근현대사에 있는 역사적 사건으로 알고 있지만, 당시 사람들의 감정, 관계들에 대해서 깊이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곽도원은 권력의 정점에서 하루아침에 밀려난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으로 분했다. 지난해 초 미투, 협박 논란 등으로 약 2년 만에 처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오랜만"이라고 인사한 후 "인물 자료가 너무 부족했다. 권력을 가진 자가 한순간에 쫓기는, 생사를 넘나드는 감정을 표현하는데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희준은 대통령의 경호실장 곽상천의 옷을 입었다. 이희준은 "배역을 위해 25kg 증량했다. 감독님이 살을 찌우면 더 좋을 듯하다고 했다. 식단은 자는 것 외에 계속 먹는 것"이었다고 너스레를 떨며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서는 '결국 한 인간'이란 결론에 도달했다. 그 부분을 공감하려고 노력했다"고 떠올렸다.
'남산의 부장들'에는 이병헌, 곽도원, 이희준 외에도 이성민이 출연한다. 이성민은 1961년 5.16 군사정변부터 1979년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을 독재정치로 장악한 박통을 연기했다. 오는 2020년 1월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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