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나스닥 34.31%↑·S&P500 28.42%↑...주요 EMP펀드 성과 기여
KTB·키움운용, 올해 미국 주식 ETF 담는 EMP펀드 출시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글로벌 자산배분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늘며 국내외 상장지수펀드(ETF)로 포트폴리오를 꾸린 EMP(ETF 자문 포트폴리오)펀드 설정액도 커지고 있다. 변동성을 제어하면서, 꾸준한 성과를 원하는 투자자들이 EMP펀드를 찾으면서다. 후발주자들도 새로운 EMP펀드를 내놓으며 수익률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26일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IBK자산운용이 올 1월 출시한 IBK플레인바닐라EMP펀드는 투자금 약 1400억원을 끌어 모으여 단숨에 1000억원대 펀드로 성장했다. 설정 이후 수익률은 21.53%(지난 24일 기준)다.
EMP펀드는 ETF를 기반으로 자산을 배분하는 투자상품이다. 보통 20개 미만의 ETF에 투자한다. 절대 수익률이 다른 펀드를 압도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국내외 자산배분을 통해 주식시장 변동성이 큰 환경에서도 꾸준히 이익을 내기 때문에 안정적 수익의 장기 투자를 선호하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선호한다.
글로벌 자산배분형 EMP펀드는 대부분 비교지수가 없다. 각 운용사들이 투자전략에 맞춰 국내외 주식·채권·원자재 관련 ETF 등을 담는다.
IBK플레인바닐라EMP펀드는 주요전략인 인컴(고정 수익)과 성장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변동성 관리에 중점을 두고 운용한다.
올해는 미국 주식시장, 대체자산 상승과 환율 효과 등이 겹쳐 20%대 수익률 유지하고 있다. 연초 이후 미국 나스닥 종합지수와 S&P500지수는 34.31%, 28.42% 올랐다.
신준형 IBK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올해 글로벌 증시 상승에 포트폴리오 내 대부분 ETF가 성과에 기여했다"며 "일본 리츠 및 태양광 관련 ETF 비중을 유지해 대체자산도 꾸준히 성과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환 헤지를 수행하지 않는 펀드라 달러/원 환율 상승도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지난 1월 2일 기준 1122.5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1161.8원으로, 올해 3.50% 올랐다.
지난 10월 13일 기준 주요 투자종목은 △KODEX 종합채권(AA- 이상)액티브 ETF(펀드 내 비중 5.80%) △일본 리츠에 투자하는 NEXT FUNDS REIT NOMURA ETF(5.69%) △미국 S&P5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지수 선물에 투자하는 TIGER 미국S&P500선물(H) ETF(5.47%) △맥쿼리인프라(4.91%) △나스닥 커버드 콜(콜옵션을 미리 팔아 주가지수가 하락할 때 이익을 얻는 방식) GLOBAL X NASD 100 COV CALL ETF(4.80%) 등이다.
KB글로벌주식솔루션펀드(UH)도 올해 수익률 23.48%을 기록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회원국가, 국내총생산(GDP) 상위국 등 글로벌 경제비중과 영향력이 큰 국가의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는 펀드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미국을 비롯해 선진국, 신흥국에 대한 투자비중 조절이 수익률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며 "국가별 대표 국가지수 ETF를 이용해 낮은 거래비용으로 분산투자효과 극대화한 게 수익률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펀드에서 비중이 높은 미국 S&P500지수만 올해 약 30% 가까이 올랐다. 지난 10월 14일 기준 국가별 투자비중은 미국 77.95%, 한국 18.01% 등이다.
주요 투자종목은 △중국 CSI300지수를 추종하는 Xtrackers Harvest CSI 300 Chin(펀드 내 비중 14.85%) △S&P500지수를 추종하는 SPDR S&P 500 ETF TRUST(12.37%)과 VANGUARD S&P 500 ETF(11.56%) △인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85% 기업실적인 MSCI 인도 지수를 추적하는 ISHARES MSCI INDIA ETF(6.11%) △미국에 상장한 모든 주식을 시가총액에 비례해 투자하는 VANGUARD TOTAL STOCK MKT ETF(5.39%) 등이다.
앞으로도 펀드매니저 판단에 의존하기 보다는 계량분석과 인공지능(AI)이 판단하는 시장국면에 맞춘 전략을 활용해 운용할 계획이다.
후발주자들도 차별화한 EMP펀드를 선보이고 있다.
KTB자산운용은 올 9월 글로벌멀티에셋인컴EMP펀드를 출시했다. 글로벌 국채·크레딧·주식형 인컴 ETF에 투자해 인컴 수익을 추구하면서, 미국 주식 중심의 스타일 ETF를 활용해 초과 수익을 내는 전략이다. 설정액은 230억원 규모다.
키움투자산운용도 기존 '키움쿼터백글로벌EMP로보어드바이저펀드'에 더해 지난 9일 '키움불리오글로벌멀티에셋EMP펀드'를 선보였다. 두물머리 투자자문의 포트폴리오를 제공 받아 운용하는 펀드다. 미국 상장 주식·채권·원자재·외환·부동산 관련 ETF에 주로 투자한다. 환 헤지와 환 오픈형 펀드 각각 설정액은 20억원 수준이다.
ro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