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글로벌 글로벌경제

속보

더보기

"중앙은행 전성시대 끝났다…대안을 찾아야 할 때"

기사입력 : 2020년01월16일 17:09

최종수정 : 2020년01월16일 21:54

WSJ 수석경제해설자 "연준의 파워 시대 종료"
달리오 "재정지출 확대, 중앙은행이 지원해야"

[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오랫동안 '호황과 불황(Boom & Bust)'을 관리해 왔지만, 최근 이들의 영향력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어 새로운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은 한계에 도달한 통화정책보다는 정부의 재정정책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다만 이는 미국의 경우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정부의 확대재정 지출을 지원해야 하는가라는 문제로 이어진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수석경제해설자 역할을 맡고 있는 그레그 입(Greg Ip)은 15일 자 기사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먼저 미 연준과 각국의 중앙은행이 금융시장과 경기 사이클에 가지는 막강한 영향력은 오랫동안 지속됐다면서 "연준의 정책을 거스르지 말라"라는 월가의 격언을 소개했다. 이어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통화정책이 한계에 달해 중앙은행들의 역할은 끝났고 정부의 재정정책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 수석은 금리가 거의 제로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중앙은행들은 추가적인 정책 여지가 없다면서,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이 그렇고 미국도 이와는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점을 환기했다.

실제로 하버드대학의 경제학자 래리 서머스는 "우리는 유럽이나 일본처럼 금리가 '제로(0%)'인 금융 블랙홀에 합류하는 일에서 멀지 않다"며, "연준은 과거 경기침체기에 단기금리를 5%포인트까지 인하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기준금리가 2 % 수준이라 그렇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릿지워터어소시에이츠 설립자 레이 달리오도 "우리가 익숙해져 있는 과거 경기 사이클의 사례는 앞으로 경기 변동을 예상하는 데에는 오히려 나쁜 가이드가 된다"고 일갈했다.

또한 지난해 11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의회에서 "현재 저금리, 저인플레이션, 저성장이라는 뉴노멀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연준은 전략을 바꾸고 금리가 제로수준에 근접했을 때에도 효력이 있는 정책 메커니즘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제로금리의 한계

연준은 2008년부터 2015년까지 금리를 거의 제로에 가깝게 유지했다. 그리고 새로운 정책수단 양적완화(QE)로 국채를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했다. 실업률은 50년 최저로 낮아지고 인플레이션도 연준 목표수준 2%를 하회했지만 경제성장은 느렸다. 일본, 영국 및 독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통화정책이 더 이상 교과서처럼 작동하지는 않게 되자 경제학자들은 이 수수께끼를 무는데 10년째 매달리고 있다.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거나 경기과열을 제어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반면 인플레이션을 진작하거나 빠른 성장을 위해 금리를 한정 없이 내릴 수는 없다.

ECB는 이자율을 마이너스(-)로 내리려 노력했다. 저축하는 사람에게 수수료를 부과하는 식이었다. 지난해 9월에는 정책금리를 마이너스 0.4%에서 마이너스 0.5%로 인하했는데, ECB 내부에서조차 은행대출이 오히려 줄어들거나 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반대의견이 거세었다.

스웨덴은 지난 12월 금리를 다시 0%로 되돌렸다. 미 연준도 마이너스 금리의 가능성을 배제했다.

클린턴과 오바마 정부에서 각각 재무장관과 최고경제자문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박사와 하바드대학의 박사과정의 아나 스탠스버리는 연구논문에서 "마이너스 금리는 잘해야 미미한 효과가 있는 반면, 최악의 경우 비생산적인 파괴적 악영향을 낳는다"고 주장했다.

논문은 그 이유를 이자율에 민감한 내구소비재와 주택건설 부문이 전체 경제에서 차자하는 비중이 60년대의 20%에서 2018년에는 10%로 축소됐고, 오히려 이자율에 민감하지 않는 의료나 교육 등 서비스 분야의 비중이 26%에서 47%까지지 확대된 데서 찾았다.

더구나 채권이나 MMF 등에서 수령할 수 있는 이자가 줄어들면서 오히려 소비가 더 축소된 것도 이유다. 은퇴를 앞둔 사람들이 소비를 최소로 줄이고 더욱 더 많은 저축을 한다는 것이다.

결국 금리정책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이전의 1/3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연준이 경기를 살릴 수 있는 여지가 그 만큼 없어진 것이다. 통화정책과 제로금리의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 재정정책이 나서야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여지가 거의 없어진 지금 많은 경제학자들은 경기 진작을 위해 이제 재정정책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례를 보면 확대 재정정책은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도 가져오고 이자율도 끌어올렸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정부는 국채를 매입해 주는 연준의 도움으로 이자율 급등을 막으면서도 재정 지출을 늘일 수 있었고, 또 그전에는 재정정책으로 대공황으로부터 빠져나올 수도 있었다.

하지만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경제학자들과는 달리 재정 정책은 선거직 공무원들이 한다. 다시 말하면 정치가들이 재정정책을 결정한다. 따라서 정치적 계산을 배제할 수가 없다는 차이가 있다.

실업률이 9%에 달하던 오바마 정부 때에는 의회가 재정적자 폭을 줄이라고 오바마 대통령을 압박했지만, 실업률이 4% 이하인 트럼프 정부에서는 의회가 감세와 재정 지출확대를 지지하는 점을 보면 정치적 계산이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 알 수 있다.

유럽연합(EU)의 경우는 회원국에 대한 재정적자 폭 제한이 있다. 그리고 회원국의 이자율 수준에 대해서도 갖가지 제약을 가하고 있다. 확대 재정정책이 만만찮다. 그나마 여유가 있는 독일의 경우 확대 재정에 대해 극구 반대하고 있다.

입 수석은 중앙은행이 정부의 확대재정 지출은 지원키로 하면 걷잡을 수 없는 일도 생긴다고 지적했다. 확대재정지출이 필요하지 않은 시점에서는 파급 효과를 되돌릴 수가 없는 것이다. 미국은 60년대와 70년대 존슨과 닉슨 대통령 시절 연준의 이자율 인상을 막았고, 결국은 70년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

지금은 가당치도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현실에서 가능성이 없지 않다.

현대화폐론자(MMT)로 불리는 일부 경제학자들은 중앙은행이 중앙정부의 재정지출을 지원하기 위해 화폐 발행을 무제한으로 늘이고, 결국은 완전고용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른 경제학자들도 재정의 자동경기조절기능을 불러내자고 한다. 경기 침체기에는 개인 및 가계에 대한 정부 지원을 늘이고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늘이자는 것이다.

달리오는 "연준이 결국은 정부와 손을 잡고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를 지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007@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딥시크 부당하게 데이터 수집했을 수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는 중국 딥시크(DeepSeek)가 부당하게 회사의 데이터를 수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는 딥시크가 오픈AI 기술로 생성한 데이터를 사용해 자체 시스템에 비슷한 기술을 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I 업계에서 훈련에 사용되는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 기법은 흔하지만, 오픈AI는 서비스 약관에 같은 시장에서 경쟁할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픈AI의 시스템이 생성해 낸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픈AI의 리즈 부르주아 대변인은 NYT에 보내 이메일에서 "우리는 중국의 조직들이 미국 AI 모델을 복제하기 위해 디스틸레이션으로 알려진 것을 포함한 방법을 사용해 활발히 작업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딥시크가 부적절하게 우리 모델을 디스틸레이션 했다는 징조를 검토하고 있고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면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딥시크는 지난주 R1 모델을 내놓으며 전 세계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믿어온 실리콘밸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딥시크는 R1 모델 개발에 단 2개월의 시간과 600만 달러 미만의 자금이 소요됐다고 밝히며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무색하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딥시크의 개발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 기업들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원 인사청문회에 나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딥시크가 도난당한 미국 기술과 첨단 미국 반도체를 활용해 저렴하게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이 AI 분야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에 대한 미국 표준과 유사하게 글로벌 표준을 창출하기 위한 모델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 챗GPT와 딥시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1.28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5-01-30 03:07
사진
여야, 설 이후 전력망법 등 입법 본격화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설 연휴 이후 국회의 민생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여야는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포함한 주요 에너지·산업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여객기 참사 특위)'와 국정협의회 등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저물고 있다. '푸른 용의 해' 우리는 더 높게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랐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4·10 총선 결과로 22대 국회의 '여소야대' 국면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등 물가 상승까지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까지 쉴 틈 없는 아픔의 연속이었다. 다가오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기운으로 우리 모두가 꺾이지 않고 희망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서울달에서 바라본 국회 모습. 2024.12.31 mironj19@newspim.com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첨단산업 에너지 3법(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해상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회동을 마친 뒤 "지난해 11월에 합의했던 법안이 있다"며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법안 63건 중 본회의에서 통과된 게 24건이고, 나머지 법안 39건은 아마 더불어민주당도 합의 처리하는 데 특별한 그것(이견)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정부 차원의 개입으로 전력망 구축 사업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민간사업자가 주도하던 해상풍력 사업을 정부 주도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고준위 방폐장법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영구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다만 에너지 3법과 함께 '미래 먹거리 4법'으로 불리는 반도체산업 특별법은 '주52시간 근무제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두고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다음 달 초 토론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국회 특별위원회도 활동을 이어간다. 여객기 참사 특위는 오는 2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여야는 국정협의회 가동을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해 마련된 국정협의회는 지난 9일 첫 실무회의를 열고 참석자 및 공식 명칭 등을 확정했다. 협의회 참석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4명이다. 그러나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의회는 사실상 좌초된 상태다. 양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정협의회 실무 협의를 진행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여야가 설 이후 본격적인 민생 행보에 나설 경우 협의회 가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정부-국정협의체 실무협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실무협의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2025.01.09 pangbin@newspim.com rkgml925@newspim.com 2025-01-29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