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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이슈] '빅쇼트' 마이클 버리 헤지펀드가 담은 조선선재·비츠로셀

기사입력 : 2020년03월20일 06:00

최종수정 : 2020년03월20일 07:53

용접재료 '조선선재'·리튬 1차전지 '비츠로셀' 지분 5% 신규 보고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영화 '빅쇼트' 주인공 마이클 버리가 운용책임자로 있는 미국 헤지펀드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Scion Asset Management)가 조선선재, 비츠로셀 주식을 사들이며 5% 지분 확보 사실을 알렸다. 기업 분석 보고서 조차 없는 용접재료 생산업체 조선선재와 최근 주식시장을 달군 2차전지 관련 기업이 아닌 1차전지 제조업체 비초로셀을 담았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공포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일 매물을 쏟아내는 가운데 지분을 추가로 늘린 투자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18일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이하 사이언 에셋)는 코스피에 상장한 조선선재 보통주 6만4617주를 장내매수해 지분 5.14%를 보유중이라고 밝혔다.

'빅쇼트'의 크리스찬 베일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투자목적은 '일반투자'다. 배당 확대, 자산 매각 요구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제안을 하려는 투자자는 지분 보유목적을 일반투자로 공시한다.

사이언 에셋은 지난 11일까지 여러 차례 나눠 조선선재 보통주 6만2304주(지분 4.95%)를 취득한 뒤, 13일 보통주 1696주(지분 0.13%)를 주당 6만9432원에 추가 매수했다. 지난 16일에도 보통주 617주(지분 0.05%) 7만2882원에 사들여 총 지분 5.14%를 확보했다. 취득단가를 밝힌 13일 이후 조선선재 지분 0.19%를 약 1억6000만원에 거머쥐었다. 

코스닥 종목인 비츠로셀 보통주 114만5538주도 장내매수해 지분 5.32%를 보유중이라고 신규 보고했다. 투자목적은 '단순투자'다.

지난 11일까지 사이언 에셋 외 특별관계자 5인은 비츠로셀 보통주 107만5000주(지분 4.99%)를 수 차례 나눠 취득했다. 이후 12일 보통주 2만5000주(지분 0.12%)를 주당 1만4839원에 추가 매수해 보유 지분이 5%를 넘기며 공시 의무가 발생했다. 하루 뒤인 13일에도 보통주 2만5000주(지분 0.12%)를 취득단가 1만2994원에, 16일에는 보통주 2만538주(지분 0.10%)를 주당 1만3400원에 장내매수해 총 지분 5.32%를 들고 있다. 취득단가를 공개한 12일 이후 비츠로셀 지분 0.33%를 확보하는 데 9억7000만원을 투입했다.

투자자들이 두 종목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사이언 에셋 설립자(현재 대표)이자 운용 총책임자인 마이클 베리 때문이다. 마이클 버리 대표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당시 미국 주택시장 붕괴를 예측하고, 숏 포지션(공매도) 전략으로 막대한 수익을 거둔 인물이다. 영화 '빅쇼트'는 그의 실제 투자 스토리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다.

사이언 에셋은 저평가된 산업 및 주식에 투자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 서비스나 기술, 의료 관련 종목에 운용자산(AUM)의 약 80% 이상을 투자한다. 작년 말 기준 운용자산은 약 3억7000만 달러(약 4700억원)다.

사이언 에셋은 이번 하락장에서 건설, 조선, 자동차 산업자재인 용접재료를 만드는 조선선재와 1차전지 글로벌 시장 점유율 3위 업체 비츠로셀 성장성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조선선재 피복아크 용접봉 2020.03.19 rock@newspim.com [사진=조선선재 핸드북]

조선선재는 용접재료 생산기업이다. 주요제품은 △자동차·일반기계·선박 박판 구조물·후판 구조물 용접에 쓰이는 피복아크 용접봉 △차량·조선·철골·교량·산업기계 등 각종 구조물의 맞대기 용접에 쓰이는 솔리드 와이어 등이다.

2010년 1월 1일 CS홀딩스에서 용접재료 생산·판매 부분을 인적분할(분할회사 주주가 지분율에 비례해 분할신설회사 주식을 배정받는 기업 분할)해 신설법인으로 설립됐다. 지분 45.32%를 보유한 지주회사 CS홀딩스가 최대주주다. 사이언 에셋은 2대주주인 장원영 조선선재 대표(지분 6.51%) 이어 3대주주에 올랐다.

조선선재는 최근 5년 동안 기업 분석 보고서가 없을 정도로 투자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종목이다. 조선선재 실적은은 철 구조물, 기계, 플랜트, 자동차 등 산업경기와 맞물려 움직인다. 외부적으로는 철강재와 광물 등 원자재 가격 등락이 수익성에 반영되는 산업이다.

지난해에는 소폭 실적 개선을 이뤘다. 작년 내부 결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40억원, 141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3.6%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128억원으로 9.0% 증가했다.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비츠로셀 리튬 1차전지 2020.03.19 rock@newspim.com [자료=NH투자증권]

비츠로셀은 리튬 1차전지 제조업체다. 주사업영역은 리튬 1차전지 중 가장 시장이 큰 Li/SOCl₂(리튬염화티오닐전지)와 Li/MnO2(리튬망간전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분야다.

1차전지는 2차전지와 달리 방전 뒤 충전이 불가능한 전지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AA 및 AAA 알카라인 건전지와 같이 한 번 쓰고 폐기하는 건전지가 1차전지다.

리튬 1차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2차전지에 비해 4배 이상 높다. 수명은 최소 10년이다. 사용 가능한 온도범위는 영하 55~영상 85℃로 2차전지보다 넓다. 이런 특징 때문에 주로 교체가 어렵거나, 사용환경이 가혹한 제품에 쓰인다.

작년 3분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Li/SOCl₂ 보빈(Bobbin) 타입 제품이 62.8%, Li/SOCl₂ 와운드(Wound) 타입 제품이 11.78%를 차지했다. 보빈 타입은 수도, 전기, 가스 계량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 미터기 분야에 주로 쓰인다. 와운드 타입은 각종 무기 전원공급, 군용 무전기 등 방산 분야에 적용되는 제품이다. 

작년 비츠로셀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334억원, 253억원으로 전년 대비 18.5%, 29.0%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01억원 30.7% 늘었다. 미국, 유럽 등에서 가스, 수도 미터기 시장이 커지면서다.

손세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츠로셀은 작년 10월 미국 수자원 관리시설 및 수도미터 제조기업 자일럼(Xylem)과 올해부터 3년 동안 1억2000만 달러(1431억원) 규모 스마트 미터용 리튬 1차전지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며 "기존 Xylem향 연간 매출 규모 2배를 넘는 공급 계약으로 올해 매출액은 작년보다 18% 증가한 1577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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