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자문단 절차 중단·수사팀 독립성 보장" 지휘
윤석열, 수사지휘권 발동 직후 긴급 부장회의 소집
대검, 3일 전문수사자문단 회의 소집하지 않기로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추미애(62) 법무부 장관이 2일 전문수사자문단 중단 등 전격적으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자 긴급 회의를 열고 대응 마련에 나선 대검찰청이 일단 내일(3일) 전문수사자문단 회의를 소집하지 않기로 했다.
윤석열(60·23기) 검찰총장은 이날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직후 긴급 부장회의를 소집하고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수용할지 등을 놓고 논의 중이다. 대검은 일단 오는 3일 전문수사자문단은 회의를 소집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대검이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수용해 수사자문단 회의 자체를 중단한 것인지 내일 회의만을 취소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대검 관계자는 "내일 전문수사자문단은 소집하지 않는다"며 "현재 다양한 의견을 수렴 중에 있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오는 3일 대검의 수사자문단 소집을 하루 앞두고 전격적으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헌정 역사상 두 번째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검 내에서는 당혹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긴급회의는 점심 경 소집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검 측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수용 여부를 포함한 윤 총장의 입장은 이날 중으로 정해지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사안의 중대성과 민감성 등을 감안할 때 회의가 밤 늦게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뉴스핌 DB] |
앞서 추 장관은 수사자문단 절차를 중단하고 서울중앙지검의 수사 독립성을 보장하라고 지휘했다.
추 장관은 이날 윤 총장에게 수사지휘 공문을 보내 "전문수사자문단의 심의를 통해 성급히 최종 결론을 내리는 것은 진상 규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전문수사자문단 심의 절차를 중단할 것을 지휘한다"고 밝혔다.
또 추 장관은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보장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검찰청 등 상급자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후 수사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도록 조치할 것"을 지휘했다. 법무부 장관의 명시적인 총장 지휘권 발동은 2005년 노무현 정부 당시 천정배 장관 이후 15년 만이다.
추 장관이 윤 총장의 거취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지만, 수사지휘권 발동은 어떤 식으로든 윤 총장의 거취 문제로 확전될 것으로 보여 윤 총장의 대응에 관심이 집중된다.
앞서 윤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의 자문단 중단과 수사 독립성 요구에 대해 "상급기관 지휘와 재가를 거쳐 진행되는 수사의 기본마저 저버리는 주장"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윤 총장은 자문단 소집과 관련 측근을 보호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줄곧 "자문단 후보 선정 과정에 윤 총장이 관여하지 않았고 선정 결과를 보고받지도 않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자문단 소집과 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다만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수사지휘를 거부하고 자문단 회의를 강행할 경우엔 검찰청법 위반이 된다. 이 경우 추 장관은 지시 불이행에 따라 윤 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할 수 있다.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수사지휘를 수용하더라도 윤 총장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됐다"고 입장을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