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색 원피스 입은 류호정 의원 두고 온라인 공방
이정미 "21세기에서 이런 범죄에 노출돼야 하다니 기분 더럽다"
고민정 "생각 다르지만, 옷으로 과도한 비난…동의할 수 없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류호정 정의당 의원(29)의 분홍색 원피스가 도(度)를 넘는 성차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류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원피스를 입고 국회 본회의에 출석했다.
그 이후 정장 계열의 복장을 주로 입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류 의원의 복장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거센 논란이 불거졌다. 문제는 류 의원을 향해 성희롱적인 발언까지 이어진 것.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류호정 정의당 의원 alwaysame@newspim.com |
여당 지지층 사이트와 다른 홈페이지에는 "때와 장소에 맞게 옷을 갖춰입는 것도 상대방에 대한 예의"라는 지적과 "포장보다는 내용, 정책이나 법안 상정 등에 초점을 뒀으면 한다"는 쓴소리가 이어졌다.
일부에선 '애인 만나러 갈 때 입는 샤랄라한 복장' '정의당이 아니라 보도당' 등의 성희롱적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아무리 마음에 안드는 의원이라고 할지라도 이런 공격은 반대한다. 옷 차림에 대한 예의를 지적하는 것치고는 너무 원색적이고 인식공격성 발언들이 오가는 것도 예의에 어긋나기는 마찬가지"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정치권에서도 공방이 빚어졌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소위 정치인다운 복장과 외모를 강요함과 동시에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행태에 불과한 말들이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당 류호정 의원을 향한 비난이 성차별적인 편견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의정 활동에 대한 평가가 아닌 여성 정치인의 외모, 이미지로 평가함으로써 정치인으로서의 자격 없음을 말하려고 하는 행태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중년 남성의 옷차림은 탈권위일 수 있고, 청년여성의 옷차림은 정치적이지 못하다고 평가하는 태도는 이중잣대에 불과해 불편함을 감출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류호정 정의당 의원의 복장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사진=고민정 의원 페이스북] 2020.08.05 dedanhi@newspim.com |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도 자신의 SNS를 통해 "이건 떼로 달려들어 폭력적 수준의 말들을 쏟아내는데, 민주주의? 개혁? 이런거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방 맞나"라며 "21세기에 원피스로 이런 범죄에 노출된 채 살아가야 하다니. 정말 이럴 때 기분 더럽다고 하는 것"이라고 불쾌감을 표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이날 SNS에서 "나는 류호정 의원의 모든 생각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나와 생각이 다른 점들이 꽤나 많기 때문"라며 "하지만 그녀가 입은 옷으로 과도한 비난을 받는 것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오히려 국회의 과도한 엄숙주의와 권위주의를 깨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라며 "국회는 그렇게 다른 목소리, 다른 모습, 다른 생각들이 허용되는 곳이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이정미 정의당 의원 [사진=이정미 의원 페이스북] 2020.08.05 dedanhi@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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