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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같은 '부동산감독원' 설치 논의 본격화..."시장왜곡"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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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부동산 시장 감독기구' 설치 첫 언급
관계부처 논의 착수...별도 독립기구 필요성 제기
"시장경제질서에 반하는 발상...시장왜곡 부작용" 우려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체계적인 관리·감독을 위해 '부동산 시장 감독기구'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아직 검토 단계이지만, 금융시장 질서를 감독하는 금융감독원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이른바 '부동산감독원'을 만드는 방안이 거론된다.

일각에선 정부의 과도한 개입으로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면서 시장이 왜곡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결국 '보여주기식'에만 그칠 뿐, 실효성은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2020.08.11 pangbin@newspim.com

◆ 국토부에선 '상시·독립 감독기구' 설치 필요성 제기

12일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부동산 시장 감독기구 설치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를 추진한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부동산 대책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감독기구의 설치를 언급하면서다. 부동산 시장 감독기구 설치가 거론된 것은 이번 정부들어 처음이다.

정부는 감독기구 설치와 관련해선 관계부처간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진 않았다는 입장이다. 실제 감독기구를 설치할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설치 또는 운영할 것인지는 앞으로 논의를 거쳐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부총리는 전날 "도입을 전제로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문제제기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여러가지를 짚어보고 필요하다면 국민 여러분께 말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다만 부동산 정책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금융시장에서의 금감원과 같은 별도 감독기구 설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는 체계적인 관리·감독으로 부동산 시장 곳곳을 파고드는 투기세력을 엄단하고,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깔려있다. 이는 건전한 부동산 시장 질서를 확립으로 이어질 것이란 판단이다.

특히 국토부는 지난 2월 출범한 '부동산시장 불법행위 대응반(대응반)'을 운영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국토부 1차관 직속인 대응반은 검찰, 경찰, 국세청, 금융위원회, 금감원, 한국감정원 등 관계기관 참여로 부동산 시장의 불법행위 조사를 담당한다.

그러나 대응반 운영 기간은 내년 2월까지로 한시적인데다, 전체 직원 수는 13명에 그친다. 상시로 운영되는 별도 감독기구를 신설한다면 대규모 인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체계적이고 실효성 있는 관리를 위해선 금융부문의 금감원처럼 반민반관(半民半官) 성격의 독립된 별도 감독기구 설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대통령 발언을 계기로 진지한 고민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청와대]

◆ "감독기구는 역효과…시장왜곡 우려"

시장에선 감독기구 설치에 따른 역효과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 잇단 규제에 이어 감독기구 설치로 시장 개입이 커지면서 거래가 위축될 것이란 설명이다. 현재에도 토지거래허가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등으로 감독기능을 하고 있어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이미 토지거래허가제, 자금조달계획서 등을 통해 부동산 거래를 감독하는 상황에서 감독기구를 설치하겠다는 것은 시장 참여자를 사실상 준범법자로 대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시장경제질서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는 주거 취약계층에 대해선 주거복지정책을 하고, 나머지에 대해선 시장에 맡기겠다는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며 "과도한 정부 개입은 결국 거래 위축을 야기해 부동산 통계가 왜곡되는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정책은 통계를 근거로 나오는데, 왜곡된 통계로는 적절한 정책을 펴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감독기구 설치되더라도 대출 규제 등에서 자유로운 현금부자에 대한 관리·감독은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있다. 결국 자금여력이 안 되는 서민들에 대한 부동산 규제만 커지면서 계층 양극화가 공고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출이 필요 없는 현금부자들은 합법적인 범위에서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반면 자금여력이 안 되는 사람들의 대출과 투자를 통한 계층 이동은 더욱 어려워지면서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sun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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