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연합과 2차 경영권 분쟁 앞두고 '우리편' 챙기기 나섰나
진에어 사퇴 2년5개월 만에 ㈜한진으로 경영 보폭 넓히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진과 토파스여행정보 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선임되며 경영 보폭을 넓힌다. 그 배경을 두고 한진그룹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으로 구성된 3자연합과 예고된 경영권 분쟁 '2라운드'에 대비해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2일 재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현민 전무는 이날 ㈜한진과 토파스여행정보 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선임됐다.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 전무는 지난해 6월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그룹 경영일선에 복귀한 지 1년 2개월 만에 그룹 계열사를 다시 맡게 됐다. 그룹 계열사를 다시 맡게 된 건 이른바 '물컵 갑(甲)질' 사건으로 진에어 부사장에서 사퇴한 지 2년 5개월 만이다.
조현민 한진칼 전무 [제공=한진그룹] |
지난 2018년 4월 '물컵 갑질' 사건으로 그룹 전체가 사회적 지탄을 받고 위기에 처하자 조양호 전 회장은 차녀인 조 전 전무와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도록 조치했다.
당시 조 전무는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여객마케팅부 전무 직책과 진에어 부사장(마케팅본부장), 한진칼 전무, 정석기업 대표이사 부사장, 한진관광 대표이사 부사장, KAL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 부사장 등 직책을 맡고 있었다.
이후 '물컵 갑질' 사건에 대해 특수폭행·업무방해 등 혐의로 수사를 받았으나 무혐의 및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고 지난해 6월 한진칼 전무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조 전무는 지난 1일부로 ㈜한진의 마케팅 총괄 신규 임원과 토파스여행정보의 신사업 및 사업전략 담당 임원(부사장)을 맡았다. 한진그룹 측은 조 전무가 한진칼에서 신사업 개발 및 그룹 사회공헌 등 그룹 마케팅 관련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CMO(Chief Marketing Officer)를 역임해 임무 수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 전무가 한진칼에서 ㈜한진의 함안수박 기프트카드, 원클릭 택배서비스, 친환경 택배박스 공동구매 서비스, 간편여행 신규서비스 시범운용, 수도권 전문배송 플랫폼 구축 추진 등의 프로젝트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3자연합과 경영권 분쟁일 벌이고 있는 조원태 회장 측이 같은 편을 들어 준 조 전무 챙기기에 나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 전무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벌일 당시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함께 조 회장의 편에 서 경영권 방어에 큰 도움을 줬다.
최근 3자연합은 한진칼 신주인수권(워런트)을 대량 매수하는 등 한진칼 지분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3자연합의 한진칼 지분율은 45.23%로, 조 회장 측이 보유한 지분보다 다소 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자연합은 지분을 더 확보해 내년 주총에서 본인 측 이사 선임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차 경영권 분쟁에 앞서 내부결속 다지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