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스타벅스·무신사 등 업계 1위 기업과 잇단 제휴
전통적 카드사 넘어 빅데이터 기반 플랫폼 기업 도약 노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삼성카드에 이어 국내 신용카드사중 2호 기업공개(IPO)를 추진중인 현대카드의 상장 전략에 관심이 모아진다. 당초 올해 하반기쯤 상장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 등으로 사실상 내년 이후로 기업공개 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7개 전업 카드사중 현재 상장사는 지난 2007년 상장한 삼성카드가 유일하다. 지속적인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신용카드업종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대카드는 전통적 의미의 카드사가 아닌 4차산업 혁명에 걸맞는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통한 기업공개를 추진중인 것으로 보인다.
24일 현대카드와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최근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MUSINSA)'와 협약을 맺고, 내년 PLCC카드를 출시키로 했다. 이에 따라 현대카드의 'PLCC 동맹' 리스트는 총 12곳으로 늘었다. 현대기아차와 이마트, 이베이를 시작으로 지난해 코스트코, SSG.COM, GS칼텍스 등에 이어 올해 대한한공과 스타벅스, 배달의민족 등 각 분야 선두업체와 잇따라 손을 잡았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현대카드와 배달의민족간 PLCC카드 출시 관련 조인식 모습 [사진=현대카드 ]2020.09.24 tack@newspim.com |
이 같은 현대카드의 'PLCC 강화' 전략은 일단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지난해 상반기 821만명 규모였던 전체 개인회원수가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상황에도 892만명으로 늘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36% 늘어난 166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 같은 'PLCC 강화' 전략이 향후 성공적 IPO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향후 경영환경이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PLCC가 카드사 수익성 면에서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여지도 있다. 업계 1위 신한카드가 PLCC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현재 시장에서 추정하는 현대카드 기업가치는 순자산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적용할 때 2조5000억원 수준이다. 상장후 3조원 이상은 돼야 적정 수익을 낼 것이란 분석이다. 그 일환으로 정태영 부회장이 밀고 있는 PLCC 강화 전략이 성공을 거둬야 한다. PLCC카드가 신규 회원 모집에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수익성 면에선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PLCC카드는 사실 기존 제휴카드와의 경계가 모호하다. 기업과 카드사가 비용과 수익을 어떻게 부담하느냐에 따라 카드사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데 업계 1위 기업과의 협상에선 카드사가 밀릴 수도 있다"며 "그런 리스크를 감수하고도 현대카드가 PLCC에 적극적인 것은 오너의 강력한 의지 때문으로 보이는데, 저변을 넓히는데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7년 홍콩계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사모펀드(PEF)들로 주요 주주가 바뀌는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은 4년 안에 현대카드를 상장해 자금회수를 돕는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의 최대주주는 지분 36%를 보유한 현대차다. 주요 투자자들과 구속력이 없는 계약이더라도 4년뒤인 내년안에는 상장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조성근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본연의 업무인 결제부문에서 이익창출력이 감소하는 점이 핵심"이라며 "2018년 신종자본증권 발행 후 자본적정성 지표가 개선됐으나 할부 및 카드론 자산을 증가시키며 레버리지배수가 과거 수준으로 상승했는데, 향후 IPO가 이루어질 경우 자본적정성은 개선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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