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40년 기업인 국회에 서한 "중대재해법, 이겨낼 자신이 없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여러 현장의 수많은 작업자가 행하는 일, 어떻게 감독하나"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정석현 수산중공업 회장이 오는 8일 국회 본회의 통과가 임박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대해 박병석 국회의장을 비롯한 제21대 국회의원에게 7일 공개서한을 보냈다.

40년간 산업현장에 몸담은 정 회장은 중소기업을 경영하며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 '한국을 빛낸 올해의 무역인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1970년 현대건설 고졸 공채 1기 출신으로 현재 수산중공업 등 건설·발전소 분야 중소기업을 경영 중이다.

정 회장은 서한에서 "좀 거북한 말씀도 드리겠습니다. 고위공직자들의 경우 청문회 때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질문입니다. 위장전입, 병역면제, 부동산 문제, 세금미납 등이 자주 거론되지요. 대부분 배우자나 보좌관이 처리해서 본인은 잘 모른다고 합니다. 본인이 잘 모르고 직접 하지 않았으면 벌을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그런 답변을 하지 않을까요? "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집에 같이 사는 배우자가 하는 일도, 매일 사무실에서 보고를 하는 보좌관이 하는 일도 다 알기도 어려운데 사업주는 여러 현장의 수많은 작업자와 감독자가 하루하루 행하는 일을 어떻게 감독하고 컨트롤 할 수 있을까요? 기업인들은 여러 국회의원님들보다 특별히 더 유능하지 않습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은 "사업을 한지 40여년입니다. IMF사태, 2008년 키코사태로 어려움이 매우 컸었지만 그때는 낙담하지 않고 이겨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입법은 이겨낼 자신이 없습니다"라고 호소했다.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정석현 수산중공업 회장 2021.01.07 sunup@newspim.com

다음은 정 회장 공개서한 전문이다.

존경하는 박병석 국회의장님과 국회의원여러분께

존경하는 박병석국회의장님과 국회의원 여러분 모두 안녕하시지요?

지난 한해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모든 국민들이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다행히 정부와 국민들이 협력해서 K방역으로 선방하고 있으니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루 빨리 확산세가 줄어들고 전 국민 백신접종이 완료되어 코로나 이전의 정상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하지만 코로나사태 이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마냥 기뻐할 수도 없는 것이 저희 기업인들의 심정입니다. 산 너머 산이라더니 공정경제 3법과 중대재해기업 처벌법이 저희 기업인들을 기다리고 있네요.

어제 여야합의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8일 의결하기로 했다지요? 산업재해를 줄여야 하는 절박함은 저희 기업들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신문보도를 보면 여전히 예방에 관한 조항보다는 처벌조항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2019년 중대재해로 인한 855건의 사망사고는 70%가 떨어짐. 끼임. 부딪침. 깔림 사고입니다. 또 이런 사고의 원인이 대부분 안전설비 미비와 작업자의 안전수칙 불이행이 원인입니다. 안전벨트만 철저히 매어도 추락사고로 사망까지는 하지 않습니다.

결국 예방을 철저히 하면 중대재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선의 안전사고 예방은 현장의 작업자와 감독자가 안전수칙을 꼭 지키도록 하는 것이고, 안전용품은 인증제도와 품질등급제를 실시하고, 안전설비 전문공사업 면허제를 도입해서 위험작업을 무자격자가 수행하지 못하도록 각 주체의 의무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처벌은 각주체가 자기의 의무를 소홀히 했을 때 합당하게 처벌받도록 하되 고의적이거나 반복적이면 가중처벌을 하면 됩니다. 법은 어렵지 않게 지킬 수 있어야 모두 지키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벌금이나 징역형을 선고하는 것은 범죄행위가 고약하고 실정법을 위반했을 때 이를 뉘우치고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자동차 성능이 좋아져서 속도가 엄청 빨라졌으나 교통사고로 인한 중대 사고는 줄고 있습니다. 운전자와 재해자 간의 분쟁도 아주 적습니다. 이는 차량의 안전기준이 상향되었고 탑승자가 안전벨트착용을 습관화한 효과입니다. 또 차선과 신호체계가 정비되고 운전자와 보행자가 교통법규를 철저히 지키기 때문입니다. 사고차량이 책임보험과 대인배상 2보험에 가입한 경우 사고운전자에게 12대 중과실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면책을 해주고 있습니다. 사고운전자에게 처벌을 강화해서 그런 것이 아니지요.

그런데 입법하려는 초안을 보면 기업인들은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중벌이면서 작업자나 감독자의 의무사항이 누락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기업주를 중벌로 처벌한다고 과연 중대재해가 줄어들까요? 기업인들만 중벌로 다스리면 중대재해가 예방된다고 생각한다면 형량을 줄이지 말고 10년 이상이나 무기징역으로 해야 합니다.

좀 거북한 말씀도 드리겠습니다. 고위공직자들의 경우 청문회 때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질문입니다. 위장전입, 병역면제, 부동산 문제, 세금미납 등이 자주 거론되지요. 대부분 배우자나 보좌관이 처리해서 본인은 잘 모른다고 합니다. 본인이 잘 모르고 직접 하지 않았으면 벌을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그런 답변을 하지 않을까요? 한집에 같이 사는 배우자가 하는 일도, 매일 사무실에서 보고를 하는 보좌관이 하는 일도 다 알기도 어려운데 사업주는 여러 현장의 수많은 작업자와 감독자가 하루하루 행하는 일을 어떻게 감독하고 컨트롤 할 수 있을까요? 기업인들은 여러 국회의원님들보다 특별히 더 유능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매일 출근해서 무사고를 비는 안전기원제를 지내면 될까요?

입법을 하지말자는 호소가 아닙니다. 조금만 더 시간을 갖고 확실하게 예방하고 충분히 보상하고 합리적으로 처벌하자는 호소입니다. 초안을 만든 후 근로자대표, 안전 관리자 대표, 사용자 대표, 근로감독관, 사고보상 담당자, 사법처리 다수 경험한 검사, 판결 다수 경험한 판사의 의견을 종합해서 제대로 입법을 하자는 것입니다.

저도 사업을 한지 40여년입니다. IMF사태, 2008년 키코사태로 어려움이 매우 컸었지만 그때는 낙담하지 않고 이겨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입법은 이겨낼 자신이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무재해를 지켜낼 수 있는지 배울 곳도 없습니다.

4차산업 시대에는 대한민국의 제조업이 튼튼해서 절호의 기회라고 합니다. 그동안 쌓아 온 제조업의 빅 데이터에 인공지능을 융 복합시킬 수 있는 기업인들이 많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 중소 제조업은 오너의 머릿속에 데이터고 노하우가 다 저장되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을 1년쯤 징역을 살려서 내보내도 기업이 다시 뛸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중소기업은 1년이 아니라 3개월만 기업주 자리가 비어도 멍들기 시작하고 한번 기울면 다시 회복하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전문경영인이 수행하는 대표이사직을 다시 제가 수행해야겠습니다. 장기간 나와 함께 고생해 온 분을 감옥에 보낼 수 없지 않습니까? 하지만 저도 이 사업을 계속하고 싶지 않습니다. 40년 이상 밤잠 줄이며 일해 왔는데 70넘어 범죄자가 되어 감옥에서 끝낼 수는 없지 않습니까? 코로나바이러스는 백신이라도 있고 치료제도 곧 개발된다고 하니 이겨낼 수 있겠지만 계속 밀려올 이 파고는 어떻게 헤쳐 갈지 두려움만 가득합니다. 이런 시련을 이겨낸 나라들에게 배워올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런 선례도 찾기가 어렵네요.

마지막으로 호소합니다.

이 법이 통과돼서 효력이 발생한 후 국회의원 여러분이 국회의원을 사직하고 취업을 하고 싶은 곳이 중소제조기업의 사장이나 건설업사장이라면 이 법은 좋은 법입니다. 여러분의 자녀 중 똑똑한 자제를 보내고 싶어도 좋은 법입니다. 그러나 그와 반대의 생각이라면 문제가 많은 법입니다. 요즘 기업인들을 만나보면 정치인들이 두렵고 무섭다고 합니다. 기업인들은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고 존경하는 정치인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부디 한 번 더 심사숙고해서 입법을 추진해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간절히 간절히 호소합니다.

2021년 1월 7일

수산그룹 회장 정석현 올림

 

sunup@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광주도서관 현장 매몰자 추가 수습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철제 구조물이 붕괴해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 상태다. 11일 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8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옥상 2층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지평동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안전 사고를 대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2025.12.11 bless4ya@newspim.com 이 사고로 하청업체 소속 작업자 1명이 이날 오후 2시 52분에 의식 불명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4시 1분을 기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날 오후 2시 53분쯤 지하층에서는 또다른 작업자 1명이 구조물에 깔린 상태로 발견됐다. 구조 당국이 8시 13분쯤 잔해를 치우고 수습하는 과정에서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나머지 2명은 실종 상태다. 건설 현장에 투입된 작업자는 총 97명이며 사고를 당한 이들은 미장 및 철근, 배관 관련 작업을 각각 담당하고 있었다. 소방당국은 대형 크레인 2대,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구조견 2마리, 열화상카메라, 드론 등을 활용해 나머지 실종자에 대한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밤샘 수색 작업에 대비해 한국전력의 협조를 구해 조명도 설치했다. 11일 오후 광주 서구 지평동의 한 공사장 붕괴 사고 현장에서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매몰자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광주 서부소방서] 사고는 콘크리트 타설 중에 구조물이 연쇄적으로 무너져 발생했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단계다. 광주대표도서관은 연면적 1만1640㎡,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으로 총사업비는 516억원이다. 완공 시점은 내년 4월 13일까지였다. 광주시는 이날 오후 2시 40분을 기해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소방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 콘크리트하고 철근이 집중돼 있어 구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less4ya@newspim.com 2025-12-11 21:26
사진
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