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부 "선박 나포와 관계없다" 선그어
최종건, 이란 방문중 동결 자금 문제 등 논의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이란에 억류된 한국 선원 5명 가운데 한 명이 이란 병원에 입원한 사실을 주이란 한국대사관이 확인했다. 한국 국적 선박 '한국케미'호와 선원들의 석방 협상을 하기 위해 출국한 정부 실무대표단은 7일(현지시각) 이란 수도 테헤란에 도착했다.
현지에 도착한 고경석 단장(외교부 아프리카중동국장)과 대표단은 먼저 주이란 한국대사관으로부터 선원들의 안전과 건강 상태를 보고받았다.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사진=뉴스핌DB] |
외교부에 따르면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급파된 대사관 현장지원팀은 전날 반다르아바스항에 억류 중인 '한국케미호' 한국 선원 1명을 대표로 만났다. 영사담당 직원 등 3명으로 구성된 현장지원팀은 면담을 통해 한국인 5명을 포함해 전체 선원 20명의 신변 안전을 확인했으며, 유정현 주이란대사도 해당 선원과 별도로 전화 통화를 했다.
한국인 1명은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선원은 억류 전부터 배가 아팠고, 입항 후 복통을 호소해 이란 측이 병원으로 옮겨 치료했으며, 현재 상태가 많이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선원들은 배에 머물고 있으며, 식량 등 필요 물자도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 현장지원팀은 억류 선원들이 국내에 있는 가족과 국제전화를 할 수 있도록 주선하고 이란 지방정부와 사법 기관, 항만 담당 기관 등과도 접촉할 계획이다.
◆ 이란 외무부 "한국 대표단, 이란 동결 자금 논의 위해 테헤란 도착"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 브리핑에서 "한국 대표단이 한국 내 이란 자금 동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테헤란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이들은 일요일(10일) 방문 예정인 한국 외무부 차관의 일행"이라며 "이들의 방문은 한국 선박 나포 전 합의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요 의제는 한국에 있는 이란 자금에 대한 접근 방법을 논의하는 것"이라며 '한국케미'호 선원들의 석방교섭과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고경석 국장은 출국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이 현지 활동 계획을 묻자 "외교부 상대방도 만나고 (한국) 선박 억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다양한 경로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 측이 대표단 방문과 한국케미 나포 문제를 연결 짓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교섭에 난항이 우려된다.
◆ 최종건 차관, 10~14일 이란·카타르 방문…이란 동결 자금 문제 등 논의
한편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이란과 카타르를 방문할 예정이다. 최 차관은 이란 방문 기간 중 선원 억류 문제를 논의하고, 이란 정부가 최근 불만을 거듭 제기한 이란의 동결자금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4일 걸프 해역에서 해양오염을 이유로 한국케미호를 나포했다. 그러나 한국케미의 선주사인 디엠쉽핑은 해양오염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란이 한국케미호를 나포한 배경으로 꼽히는 한국 내 이란 자금은 70억달러(약 7조6000억원)로 추정된다. 이란은 2010년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하고 이 계좌를 통해 원유 수출 대금을 받아왔으나 미국 정부가 2018년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리면서 이 계좌를 통한 거래가 중단됐다. 이란 정부는 한국 정부에 이 동결 자금을 해제하라고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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