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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조해진 "바닥서 올라온 인생...서민 아는 자가 국민의힘 대표 해야"

기사입력 : 2021년05월03일 06:30

최종수정 : 2021년05월03일 06:30

"국민의힘, 중산층·서민·빈민 위한 보수당 돼야"
"주인공 역할 한 적 없어...통합 물밑 조율 적임자"
"영남당 논란은 손해...영남 뿌리로 수도권 아울러야"
"文, 불행 단초 끊자...사면하겠다면 때 놓치지 말아야"

[서울=뉴스핌] 이지율 기자 = "물밑 조율과 통합, 협상의 고차 방정식을 하려면 맥을 짚고 풀 줄 알아야 한다. 나보다 잘 할 사람 있으면 안 나왔다. 내가 제일 잘 하는데 왜 놀고 있어야 하나."

국민의힘 당권 주자 중 처음으로 출마 선언을 한 조해진 의원은 대선을 앞둔 보수대통합 플랫폼을 강조하며 조연 역할을 자신했다.

조 의원은 지난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대선 정국 당대표의 역할을 "후보 단일화 과정부터 갈등을 관리하고 끌고 가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나서서 주인공이 되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게 아니"라고 했다.

그는 "물밑에서 조율하고 조정하고 화해시키고 통합시켰다. 지금까지 제가 정치한 역할이 그랬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국민의힘 정체성을 '중산층·서민·빈민'을 위한 당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려면 당내 인적 구성부터 그런 삶의 경험을 가진 사람들로 재편해야 한다고 했다.

조 의원은 자신의 지난날을 "바닥에서 올라온 인생"이라고 설명했다. 돈 때문에 하기 싫은 비서를 다시 했고 늘 생계 걱정을 하며 살았다고 했다.

그는 "그래서 누구보다도 제가 잘 안다"고 했다. 서민의 삶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그런 성정과 정체성을 가진 사람이 보수당의 대표, 새 얼굴이 되었을 때 국민들 공감이 크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 2021.04.28 leehs@newspim.com

다음은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4.7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한 결정적 요인은 무엇이라 보는가.

▲ 정확하게 말하면 우리가 승리한 건 아니다. 문재인 정권 한번 혼내주고 주고 싶은 국민들이 우리 당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금태섭 전 의원, 또 묵직하게 자리 잡고 있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의 조합을 활용해서 지렛대로  써주신 거다. 

문재인 정권을 혼내주고 우리 후보들이 당선되게 해 주신 원동력은 정권 심판 민심이다. "문재인 정권 너무 못 한다. 이대로 가선 아주 큰일 나겠다. 근데 정신을 안 차리고 있네. 정신 좀 차리게 해 줘야겠다." 그 민심이 보수·중도·개혁 진보 똑같이 처음으로 하나의 투표로 결집한 선거였다. 우리는 그 결집한 민심이 요구하는 대로, 표가 분산 되지 않도록 후보 단일화를 통해 민심을 하나로 잡아드린 거다.
    
-국민의힘이 보선에서 압승을 거두고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 하고 있다. 지지율이 하락세를 거듭하는 이유는 무엇이라 보는가.

▲ 이번 선거는 맛보기다. 이번 선거 때 문재인 정권을 한번 혼내주고 다음 선거엔 기회를 주겠다는 게 아니다. 내년 선거에서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바뀌지 않는 민심이 형성돼 있다. 이번에 시험 가동한 거다. 민심의 더 큰 관심은 내년 선거다. 대선에서 정권 심판을 하고 정권을 회수해오려면 내년 대선에선 이번 선거보다 훨씬 더 큰 대동단결과 대통합 판이 만들어져야 한다. 단일 후보를 만들어내야 한다.

현실적으로 그 역할은 국민의힘이 중심이 돼서 할 수 밖에 없다. 정권을 되찾아왔을 때 맡을 주축도 국민의힘일수 밖에 없다. 당대표는 중도 개혁이 다 결합한 연합 정권이 돼야하지만 중심은 국민의힘이 되며 그 준비를 해야 한다.

문재인 정권은 4년 동안 국정을 쇄신하고 모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덤벼들었지만 해결은 커녕 난장판으로 만들어놨다. 문 정권이 망쳐놓은 경제, 일자리, 부동산 등을 다음 정권에서 빨리 회생시키고 국가를 재도약 시켜야 한다.

민심이 바라는 건 이런 작업들을 해나갈 국민의힘이 그 궤도를 향해 가속을 밟아 나가야 한다는 거다. 당을 쇄신하고 개혁하고 내년 대선을 준비하는 작업에 들어가야 하는데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니까 (지지율이 하락하는 거다.)

그 뿐만 아니다. 겉으론 우리가 이긴 선거가 아니라고 하면서 하는 행동들을 보면 속으로는 득의만만해서 자아도취에 빠져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 그 공을 서로 차지하려고 거북한 공방을 주고 받는다. 다음 정권에 희망이 있어 보이니 그 주도권을 서로 차지하려고 실랑이를 한다. 그 과정에서 주고받는 언사들이 불량하니 "도대체 뭐하는 거야"라는 말이 나오는 거다.

당내에선 탄핵론 얘기가 다시 나오고 갑자기 대통령을 사면시켜 달라고 한다. 국민들이 더 절박하게 관심 있는 건 민생인데 거기에 힘을 쏟지 않고 실망스러운 언행을 계속 하니까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본다.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 논란을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들었다. 당내에서 불거진 사면론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가.

▲ 개인적인 동기에서 사면론을 주장하는 분들은 별로 없다고 본다. 우리 헌정사가 너무나 참혹하기 때문에 그게 우리 역사와 정치를 너무나 비틀어놓고 있다. 국력을 낭비시키며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발전하는 발목을 잡고 있다. 그 걱정과 충정 때문에 사면을 얘기하는 분들이 다수라고 본다.

역대 많은 대통령을 배출한 우리나라에서 한 분도 예외 없이 불행한 일을 당한 건 기네스북 감이다. 전 세계 조사 도 필요도 없다. 우리나라 밖에 없다. 한 명이라도 예외가 있으면 위로 받을만 한데 한 분도 예외가 없다는 건 징크스라는 거다. 아무리 벗어나려고 해도 벗어날 수 없는 주술적인 의미다. 우리 대통령사는 그렇게 돼 있다. 누가 양심적으로, 바르게, 반듯하게 흠 잡히지 않게 일하고는 것과 아무 관계가 없다. 보이지 않는 주술의 마법, 징크스가 작용한다. 정치적 힘으로 작용하는 거다.

이건 대통령 개인에 대한 불행이기도 하지만 국민의 불행이기도 하다. 국민이 무슨 잘못이 있어서 자기 손으로 (대통령을) 뽑고 자기 손으로 또 감옥에 보내야 하나. 이로 인해 국론이 갈라져서 서로 갈등과 분열을 일으킨다. 발전할 시기에 엉뚱한 곳에 에너지가 소진되는 거다. 경제와 문화 부분에선 세계 글로벌 일류 국가가 된 지 오래인데 정치는 후진국보다 못한 이런 일이 계속되고 있다.

누군가 고리를 끊어줘야 한다. 고리를 끊어주면 예외가 생겨버리니 더이상 징크스가 아닌 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 일을 해주길 기대했다. 그럴만한 성정과 진정성을 가진 분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고리를 끊고 불연속성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걸 이어가서 연속성이 되게 만들어버렸다.

본인도 그 징크스의 대상이 되어 버리지 않나.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도 전직 대통령 문제가 엄청난 논란과 파문을 예고하고 있지 않나. 본인도 수사 대상이 되고 있다. 현직이니 형사소추를 안 당하고 있을 뿐이다. (퇴임 후) 형사소추가 진행될텐데 그러면 나라가 또 어떻게 되겠나.

그런 측면에서 본인이 임기 중 결자해지로 사면을 하면 불행의 고리를 끊는 단초가 될 수 있는 거다. 대통령이 결단하면 국민들도 찬반 할 거 없이 뜻을 모아 "지긋지긋한 헌정의 대통령 잔혹사를 여기서 끝내자"는 민심이 모여질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사면을 주장하는 거다.

문 대통령 본인이 이런 저런 고민 때문에 결정을 못 하고 있는 것 뿐이지 본인도 다 아실 거다. 우리가 사면을 부탁한다고 해서 해 줄 일은 아니고 요구할 일도 아니다. 본인이 결심하셔야 하고 하겠다면 빨리 하는 게 좋다. 안 한다고 해도 할 수 없다.

다만 선거 직전에 사면을 하면 진정성을 의심 받기 때문에 민심 통합의 효과가 떨어진다. 정권이 필요해서 하면 민심 통합에 걸림돌이 된다. 문 대통령이 사면을 안 하겠다면 할 수 없지만 하겠다면 때를 놓치지 않는 게 좋겠다.

-당권 주자 중 처음으로 출마 선언을 했다. 다소 이른 출마 선언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전당대회 날짜가 잡히기 전 공식 출마 선언을 한 배경은 무엇인가.

▲ 퍼스트 펭귄이 되고 싶었다. (웃음) 사실은 고민을 오래했다. 총선 때 유세하면서 지역 유권자들을 향해 "3선의 책임 있는 중진으로 역할을 할 거다. 당대표든 원내대표든 나가겠다"고 구체적으로 말했다. 자리를 탐해서가 아니고 그런 역할을 마주하고 책임이 주어지는 시기가 시작됐다. 그래서 원래 작년 5월에 당대표 선거에 나가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전당대회가 무산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됐다. 당시 제가 비대위 하지 말자고 주장했지 않나. 내가 대표가 되겠단 생각에서였다.

전당대회가 무산되고 관전하는 3선 뒷방 중진은 무책임하다는 생각에서 원내지도부 선거에 나갔던 거다. 작년 원내지도부 선거에서 안 되며 1년 뒤에 다시 도전하지 않겠냔 생각을 하는 분들도 있었고 저도 당시 던져놨던 원내 아젠다가 있어서 잠깐 고민했지만 결론은 내년 대선이다. 당대표든 원내대표든 대선이 과제다. 굳이 따지자면 당대표가 선거에서 책임과 역할이 더 크다. 제가 잘 할 일도 당대표 쪽에 많다고 정리를 했다. 정리하고 나면 돌아보지 않는 성격이다. 정리하는 데 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정리되면 바로 행동에 옮기는 스타일이라 간을 보거나 뜸을 들이지 않는다. 그래서 출마선언을 하고 보니 공식 발표를 제일 먼저한 셈이 됐다. 사실은 물밑에서 준비하던 후보들과 비교했을 때는 제가 제일 늦은 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 2021.04.28 leehs@newspim.com

-거론되는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

▲ 너무 많아서 다 말 할 시간이 없다. (웃음) 첫째는 제가 오랫동안 생각해온 당의 정체성이다. 우리당이 진정 나라를 위해 봉사하고 국민들로부터 대표자로 인정받고 오랫동안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지속가능한 정당이 되려면 중산층, 서민, 빈민들을 위한 당이 돼야 한다. 그 사람들의 아픔을 알고 삶을 개선하는데 봉사하고 기여하고 도와주는 당이 빨리 돼야 한다. 그런데 그 얘기가 나온 지가 오래됐는데 전혀 변화가 없다. 당내 인적 구성 자체가 그렇다. 인적 구성부터 그런 삶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재편이 돼야 한다. 본인이 금수저로 태어났다고 하더라도 그런 삶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이 있는 분들, 그런 분들을 위해 봉사하는 열정이 있는 분들이라면 금수저여도 상관없다.

저는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바닥에서 올라온 인생이다. 어린 시절, 중고등학교 시절, 대학 시절, 정치권에 들어와서도 의원이 되기 전까지 15년 동안 늘 생계와 씨름하며 살아왔다. 제가 2005년에 이명박 서울시장 비서실에 들어간 계기도 생계 때문이다. 처음엔 안 가고 버텼다. 비서를 다시 하기 싫어서였다. 이제 내 정치를 하고싶다는 마음을 정해놔서 버텼지만 항복하고 들어갔다. 돈 때문이다.

2005년 1월이 되니 수입이 완전히 떨어졌다. 그 때 모 은행에서 카드로 수천만원 대출을 받았다. 1월에 300만 원, 2월에 300만 원, 3월에 300만 원을 갖다 주고 또 카드 현금서비스를 500만 원 받아 4월을 보냈다. 그렇게 이자 상환이 다가오며 할 수 없이 항복하고 시청에 들어갔다. 그렇게 서울시 공무원이 됐다.

제가 처음 집을 구한 게 2005년도였는데 그 때 1억 8000만원을 주고 집을 구했다. 당시 1억 5000만원이 대출이었다. 그 뒤로도 재산은 늘어난 게 없다. 늘어난 등록 재산은 문재인 대통령 덕분에 가만히 앉아있다가 늘어난 거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제가 잘 안다. 그런 성정과 정체성을 가진 사람이 보수당의 대표, 새 얼굴이 되었을 때 국민들 공감이 크지 않겠나.

"영남당 논란은 손해...영남 뿌리로 수도권 아우를 내가 적임자"

전 그렇게 살았는데도 다른 사람들이 밀양 부잣집 아들로 안다. 옛날부터 지역구 주민들 중 "서울에 출마하면 더 먹힐 건데 왜 촌에 와서 고생하냐"고 한 분들이 많았다. 제 지역구를 모르는 분들은 제가 서울 지역구 의원인 줄 아는 분들도 많다. 실제 출마 요구도 많았다. 이 당이 영남이냐, 수도권이냐 선택의 문제로 가면 손해다. 영남과 수도권을 같이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 베스트다. 저는 40년을 서울에서 살았다. 누구보다 서울에 대해 잘 안다. 

대통합 후보 단일화를 위해 당에 기여해서 우리와 같이 하지 않았던 보수, 중도가 인정하는 국민의힘이 돼야 한다. 지금 모습으론 안 된다. 혁신을 해야 한다. 보수 정당 문제가 뭔지 제가 제일 잘 안다. 1996년 민주자유당으로 이 당에 들어와 20여년 동안 제 자신이 직접 겪은 보수 정당의 벽과 한계가 있다. 그로 인한 좌절까지 포함해 이 당의 문제와 한계, 극복점까지 잘 안다. 하루아침에 즉흥적으로 생각한 게 아니다. 20년 동안 생각한 거다.

재선 때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이 김경수 전 도지사였다. 그 때 제가 혁신위 정당개혁 소위원장을 맡아서 보수 정당 개혁 플랜을 짰다. 그 때는 실행이 안 됐지만 나중에 꼭 당대표가 되면 이를 통해 당을 환골탈태 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그 뒤로 계속 축적됐다. 할 일이 많다. 그런 대안을 가진 사람, 별로 없을 거다.

이번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쉽지 않았다. 괜히 복잡하고 어렵고, 갈등을 분출해 끝까지 될 지 안 될 지 국민을 조마조마하게 불안하게 만들었다. 내년 대선 후보 단일화는 더 큰 판이다. 이를 잘 관리해서 사소한 것들이 큰 싸움이 되지 않도록 갈등을 관리하고 끌고가는 게 대표가 해야할 일이다. 지금까지 제가 정치한 역할을 그런 거다. 나서서 주인공이 되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게 아니라 물밑에서 조용히 조율하고 조정하고 화해시키고 통합시켰다.

지구당 관리도 늘 그 기조로 해왔다. 경남도당위원장 때 도당 운영과 공천 역시 그런 식으로 해왔다. 원내수석부대표 때도 그 기조로 야당과 협상했었다. 이런 고차 방정식을 하려면 내용만 가지고 되는 게 아니다. 정당 경험, 정치 경험, 선거 경험 등을 활용해 맥을 짚고 풀 줄 알아야 한다. 그걸 지금 제가 제일 잘 할 거라고 본다. 저보다 더 자 할 분 있으면 전 굳이 안 나왓을 거다. 다른 분들도 훌륭하지만 제가 제일 잘 할 거다. 제일 잘하는 데 왜 놀고 있어야 하나. (웃음)

-출마선언에서 정권 심판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천하의 인재를 모을 거라고 언급했다. '천하의 인재'는 대선 주자 등 새로운 인물 영입을 말하는 건가.

▲ 이번 보선을 제외하고 보수가 최근 선거 네 번에 탄핵까지 포함하면 5전5패였다. 정치 세력 대 정치 세력 대결에서 보수와 우파가 진보와 좌파보다 열세다. 정치 세력에서 정당의 경쟁력은 진보보다 뒤떨어지진다. 그러나 보수 진영의 총체적 맨파워는 진보 진영의 맨파워보다 월등히 뛰어나다. 대표 선수 선발 과정에 문제가 있어서 우리가 지는 거다.

진영 싸움이 계속되고 있지 않나. 총력전이 계속되고 있다. 저쪽은 대표 선수 선발을 통해 진영을 엮어내 선거 전에 진영 전체의 힘이 총투입 된다. 우린 대표 선수 선발 과정이 투명하지 못 하고 공정하지 못 하다. 계파 간 줄 서고 하다 보니 진영 전체의 네트워크와 격리돼 있는 거다. 그러니 유권자가 보수의 대표성으로 인정하지 않는 게 많다. 결집이 안 되는 거다. 진영의 힘이 결집되지 않으니 우리가 지는 거다.

극단적으로 내년 대선에서 최악의 경우 "보선에서 문재인 정권 혼내줬으니 계속 해보라"는 민심으로 갈 수도 있다. 정권 심판, 민심을 잘 결집할 수 있도록 하려면 수권 능력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보수는 잠재 인력이 충분하다. 구슬을 어떻게 꾀어 목걸이를 만들어 내느냐가 문제다.

저는 20대 국회 당시 야인생활을 하면서 복당도 안 되고 있었지만 밖에서 계속 고민해왔다. 21대 총선에서 당선되고 보수 공천에 대해 혼자 리스트업하고 있었다. 신문 칼럼, 방송 나와서 얘기하는 것, 책 등을 보며 혼자 보수 인재를 모으고 있었다. 신통한 게 그 리스트업에서 절반이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초선 의원으로 현재 맹활약하고 있다. 제가 당대표가 되면 그 역량들을 제대로 결집할 거다. 그래서 천하의 인재를 모으겠다고 한 거다. 당 전체와 중앙위, 선대위, 캠프 등에 전문가 등 교수단을 편제해 차기 국가 아젠다와 비전을 만들 거다. 민생 문제 해법, 새 성장동력을 구현할 대안들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래야 성과를 낸다.

-국민의당과의 합당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범야권대통합을 위한 구체적 방안은 무엇인가.

▲ 가능하다면 제게 숙제가 안 오는 게 좋다. 저의 부담 때문이 아니다. 전당대회 이후까지 통합이 안 돼서 당대표에게 통합의 숙제가 넘어간다면 지금부터 40일 간 통합이 안 된다는 거다. 범야권통합은 4·7 재보선 당시의 약속이다. 그 때부터 계산하면 두 달 동안 통합이 안 된다는 거다. 그건 시간 죽이기다. 박근혜 전 대통령 표현으로 하면 '불어터진 국수'다. 통합이 돼도 시너지도 식고 그 기간 동안 많이 상처가 날 거다. 벌써 이런저런 부정적 기사가 나오고 있지 않나. 통합 전 당에도 상처가 되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개인에게도 상처가 된다. "또 간 보네, 계산기 두드리네"하는 얘기가 나올 거다. '통합 못 하는 정치력으로 대통합을 어떻게 할 건가. 통합이 늦어지면 동력도 떨어지고 시너지 효과가 떨어진다. 전당대회 전에 통합이 돼야 한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전당대회를 통해 당에 지분을 녹여내는 게 제일 좋다. 전당대회 최고 대표, 최고위원으로 나와 이 당에서의 지분을 표로 보여주면 되지 않나. 그걸 토대로 나머지 인사 등을 다 하면 되는 거다. 통합 전 당에 새 지도부가 만들어지면 국민의당은 대표성이 없어진다. 전혀 참여도 안 하고 의사 반영이 안 되는 것 아닌가. 이는 또 다른 하자가 되고 갈등의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전당대회롤 통합 후 새로 할 수도 없지 않나. 그런 측면에서도 통합은 빨리 이뤄져야 한다.

안 대표에도 이런 생각을 전달했다. (안 대표도) 빨리 할 생각은 갖고 있고 절차는 진행하고 있다. 5월 전반기 안에 통합을 마무리 짓고 통합전당대회가 되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게 되면 그 안에서 안 대표도 당대표로 출마할 수도 있고 모든 걸 열어 놓고 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 2021.04.28 leehs@newspim.com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 결과, 당내 유력 주자들은 하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야권 대선 주자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외부 대권 주자 영입 방법은 무엇인가.

▲ 안철수 대표는 통합 정당을 통해 들어와 대선 후보로 참여했으면 좋겠다. 본인은 안 한다고 했지만 열어 놓고 생각했으면 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우리당이 제대로 혁신하고 본인 지지 여론에 손실이 없는 조건이 형성됐다 싶으면 들어오는 게 좋다. 국민의힘 밖에서 있다가 나중에 극적 효과를 기대하는 것도 좋지만 그건 불안 요소 등 리스크가 많다. 저쪽(민주당)에서도 반드시 국론을 조작하고 분열하는 조작이 들어올 거다. 대선 정국까지 안정적으로 가려면 당에 들어오는 게 좋다.

홍준표 전 의원도 당연히 모셔와야 한다. 당 내에 잇는 후보들의 개인적인 역량과 도덕성도 민주당 후보들보다 훨씬 낫다. 당 자체가 탄핵 이후 연전연패 하면서 그로기상태가 돼 있어서 그렇지 우리 주자들의 잠재력은 여권보다 훨씬 뛰어나다. 기회만 주어지면 수직 상승도 할 수 있다.

당대표가 되면 대통령 경선을 기존 방식과는 다르게 할 예정이다. 기존 방식은 정책과 공약을 중심으로 토론하고 연설하는 정도로 판단하게 했다. 국민께서 후보들 개개인의 면모 등 총체적인 걸 평가할 수 있도록 스테이지를 마련해 주려고 한다. 인간적인 면, 삶의 궤적 등 후보 자신을 구성하는 모든 좋은 점을 제한 없이 국민께 보여드릴 기회다. 그래서 종합 점수로 국민이 평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

실제로 대통령에 되면 내걸었던 공약과 정책 등은 의사 결정에 큰 결정을 안 미친다. 그 사람의 인간 됨됨이와 살아온 경험, 성정, 사소한 습관 등이 의사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공약 정책 등은 어차피 정책 실장이 전담한다. 대선 후보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의사 결정 체계, 어떤 의사 구조 가치관을 갖고 있나를 보여주는 게 훨씬 의미 있다. 그 잠재력을 후보들이 충분히 대중을 향해 보여줄 수 있도록 다각화 할 생각이다.

총천연색으로 바이오틱(생물학적) 컨테스트 무대를 만들어주고 싶다. 국민의 주목도는 엄청날 거고 계기마다 반등의 기회는 계속 만들어질 거다. 그러려면 기간을 길게 잡아야 하고 경선 단계와 방식, 메뉴도 다양하게 만들어야 한다.

-국민의힘은 결국 자금과 조직으로 돌아가는 조직 아니냐는 평가가 있다. 새 영입 인재들은 당에 들어와 불쏘시개가 되지 않을까 불안해 한다.

▲ 제가 당대표가 되면 내년 대선에서 그런 공정과 기회 제한의 문제는 전혀 없을 거다. 기간도 짧다. 대선까지 10달 정도 남았다. 안철수 대표도 그렇지만 윤석열 전 총장도 더 늦게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후보 단일화를 하더라도 그 시간은 훨씬 단축된다. 그 기간에 본인이 충분한 선거 운동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 국민의 지지율을 표로 환산시킬 기회가 주자들의 제일 큰 관심사일 거다. 지지율 높은데 저기 들어가 지지율이 제대 반영될수잇을까 불안감. 국회의원, 당원들을 만날 시가니 될까, 대중에게 내 자신을 보여줄 시간이 될까 등의 불안으로 입당 문제를 고민하는 요소가 있을 거라 본다. 그건 제가 완벽하게 해결해 줄 거다. 안 대표도 마찬가지지만 윤 전 총장이 들어올 때 본인이 충분히 활동하고 선거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 등은 선거 제도 룰을 통해 보상해드리려고 한다. 

-야권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을 당연히 모셔와야 한다고 했는데, 당내엔 그의 복당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공존한다. 홍 의원의 복당 시기는 언제로 잡아야 하나.

▲ 늦으면 안 된다. 대통합 원칙 하에서, 그 흐름 안에서 자연스럽게 돼야 한다. 국민의당과 통합을 할 시점과 비교해서 너무 늦으면 안 된다. 그 전에 하는 거야 문제가 없겠지만 다른 당과도 통합을 해놓고 우리당의 대통령 후보를 밖에 계속 두는 건 순리가 아니다. 그렇다면 대통합도 더 늦어진다. 대통령 후보를 빨리 선출하고 단일화를 해야하지 않겠나. 

jool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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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00일 승부] 뉴욕증시 '경고음'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 금리와 주가가 함께 요동치는 상황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집권 2년 차였던 2018년을 상기시킨다. 당시 뉴욕증시의 가격 부담은 높아져 있었다. 미국의 강한 경제가 되레 금리 우려를 부추겨 증시를 압박하던 차에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가세했다. 결국 그해 가을 S&P500 지수는 20%나 떨어져 약세장에 진입했다. [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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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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