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마우스'를 통해 배운 게 많아요. 한 가지 캐릭터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서, 배우로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서 의미 있는 작품이 될 것 같아요."
사이코패스 중 상위 1%로 불리는 가장 악랄한 프레데터를 추적하는 인간 헌터 추적극을 그린 tvN '마우스'가 최근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 작품에서 배우 경수진 어린 시절 연쇄 살인마 한서준(안재욱)에게 잡히며 트라우마에 사로잡힌 인물인 최홍주로 분해 폭넓은 연기를 선보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경수진 [사진=YG엔터테인먼트] 2021.05.25 alice09@newspim.com |
"일단 작품이 끝나서 너무 홀가분해요(웃음). 홍주라는 캐릭터가 감정선이 깊고, 트라우마가 많았던 친구라서 그런 부분에 대해 감독님, 작가님과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풀어 나갔어요. 무거운 캐릭터를 만나서 힘들기도 했지만 나름 성장하지 않았나 싶어요. 하하."
어린 시절 연쇄살인마에게 붙잡혔다 기지를 발휘해 도망치고 나서 최홍주는 '셜록 홍주'의 시사교양 PD로 성장한다. 취재를 위해서라면 물 불 안가리는 인물이자 프레데터를 잡기 위해 형사못지 않게 뛰어다니는 캐릭터이다.
"홍주가 프레데터를 잡기 위해 그렇게까지 행동하는 이유에 대해 많이 생각을 해봤어요. 어린 홍주가 한서준이 저지른 살인을 직접 목격하고, 그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고. 그런 복합적인 감정이 커서도 작용했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프레데터를 잡는 게 홍주의 유일한 복수일 수도 있었을 거고요. 모든 감정을 다 보여드릴 수는 없었지만 동기와 이유를 생각하며 연기했어요."
극중에서 홍주는 복잡한 인물이다. 어린 시절 어떻게 한서준에게 잡혔는지도 친절하게 풀이되지 않았다. 또 자신의 연인인 성요한(권화운)은 프레데터로 오해를 받고 결국 죽음을 맞이하다보니 홍주를 연기하며 경수진 또한 답답함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경수진 [사진=YG엔터테인먼트] 2021.05.25 alice09@newspim.com |
"홍주의 서사가 풀리는 부분이 많이 없었어요. 요한이가 죽고 대니얼 박사(조재윤)과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감정이 하나 둘씩 풀리기는 하죠. 제 이야기를 많이 하지 못하고 사이코패스를 잡기 위해 무작정 우기는 부분이 답답하긴 했는데 19-20화에서 홍주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답답함이 해소된 기분이었죠."
'마우스'는 반전을 거듭한 작품이었다. 모든 사람에게 친절을 베푼 정바름(이승기)가 살인을 저지른 프레데터였다는 사실과 모든 누명을 쓴 채 죽은 성요한이 1%의 확률로 천재 유전자를 가졌다는 것은 시청자뿐 아니라 배우들에게도 충격적인 반전이었다.
"정바름이 프레테더인지 모르고 시작한 배우들도 꽤 많을 거예요. 하하. 저도 사실 프레데터 정체가 밝혀지고 나서 굉장히 힘들었어요. 극중에서 홍주가 요한이가 프레데터임이 아닌 것을 밝히기 위해 나서면서 큰 죄책감도 느끼고 사건이 꼬여가면서 정말 힘들더라고요."
어린 시절 살인을 직접 목격하고, 한서준의 아들이 성요한인 것을 알고 있음에도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그의 아이를 낳으면서 '살인마의 자식'이라는 꼬리표를 달며 아이를 키우는 엄마 역할까지 연기하며 한 캐릭터 속에서 복잡적인 감정을 연기해야만 했다. 그는 "덕분에 성장했다고 느낀다"고 털어놨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경수진 [사진=YG엔터테인먼트] 2021.05.25 alice09@newspim.com |
"사건 중심의 장르물이라 홍주 캐릭터가 가져가고 있는 감정이 묻힌 부분이 많았어요. 또 제 엄마가 아이 때문에 교통사고가 나서 중환자실에 있을 때 대본에 있는 감정과 제가 홍주로서 느낀 감정의 결이 조금은 다르더라고요. 거의 20년 만에 엄마를 마주한 장면이라 디테일한 부분을 살리려고 했어요. 대본에 나오지 않은 부분들을 조금 더 섬세하게 가져가야된다는 걸 느낀 부분이기도 하고요. 이런 부분이 조금은 제가 성장했다고 느껴요(웃음)."
2001년 SBS 드라마 '신기생뎐'을 통해 데뷔해 어느덧 10년차 배우가 됐다. 그간 장르물을 통해 많은 시청자들을 만났지만 로맨스에 대한 욕심도 내비쳤다.
"무거운 범죄물도, 장르물도 많이 했지만 나름대로 알콩 달콩한 사랑 이야기도 하고 싶어요. 하하. 하고 싶은 게 참 많아요. 또 자연과 가까운 영화 '리틀 포레스트'같은 영화도 하고 싶고요. 서정적인 사랑이 가미된 것도 많이 하고 싶어요. 카멜레온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웃음). 배우가 불러주는 직업이라 목표는 있지만…. 계획대로 될 진 잘 모르겠어요. 하하. 늘 찾아뵙고 싶고, 어떻게 제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고민해요. 연기를 할 때 제 삶이 투영돼 진정성 있는 사람으로 보이는 게 큰 목표에요. 저 또한 쉬지 않고 더 분발하고 고민하려고 해요. 그래서 '저 친구 진짜 성장했다'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