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최헌규특파원의 금일중국] '아이낳아 애국하자' 어린이날 공산당 호소

기사입력 : 2021년06월01일 12:44

최종수정 : 2021년06월01일 12:44

중국판 산아정책 '계획생육' 사실상 폐지
3자녀 정책 시행으로 출생률 증대 나서
저출산 노령화 대응, 인구 구조개선 기대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마오쩌둥(毛澤東)은 1949년 신중국 건국 초기 '인구가 국력' 이라며 아이를 많이 낳아 애국하고 출산을 독려했다. 낙태는 법으로 철저히 금지됐고 피임 약은 수입 제한 품목으로 분류됐다. '부자가 되려면 씨앗을 뿌리고 농사지을 인구가 많아야 한다'. 당시 전국 방방곡곡에 다산을 권장하는 포스터가 나붙었다.

하지만 한 세대, 근 30년만에 세태가 달라졌다. 중국사회는 1970년 대 말 부터 인구압력에 직면한다. 1980년 어느날 관영 신화사 통신이 사설을 통해 인구폭발의 대재앙을 경고한 뒤에는 인구정책이 출산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180도 바뀐다.

당국은 엄격한 산하제한 정책(計劃生育, 한자녀 정책)을 시행, 제발 아이를 덜 낳으라고 호소했다. 이미 한 자녀를 둔 집안에 대해서는 불임 시술을 강제하거나 임신했을 경우 강제로 낙태 수술을 시켰다. 중국 전역에 '사오성콰이푸(少生快富, 적게 낳아 빨리 부자되자)'라는 구호가 메아리 쳤다.

 

계획생육에 관한 당시 자료에는 마을마다 5호 담당제같은 기구를 조직해 각 가정의 임신상황과 초과 출산을 감시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심지어 아이를 낳으려면 촌 진 현 등 행정당국에 임신 계획서를 신청한 뒤 허가를 받아야했다.

촌 진 현 등 행정 당국은 상급기관으로 부터 인구 증가 상한(티오)을 할당받아 범위내에서 인구 수를 관리해야했다. 당연히 '임신 신청'을 해도 허가가 이듬해 이후로 미뤄지는 경우도 흔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아이를 낳으려고 필사적이었다. 둘째를 임신한 부부들은 강제 낙태를 피해 식량을 짊어지고 산속으로 숨어들었다. 이를 일컬어 '초성유격대(超生遊擊隊)'라고 했다.

둘째 셋째를 낳으려는 이유는 뿌리깊은 남아선호 사상때문이었다. "아들 딸 구별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 딸도 대를 잇고 부모를 봉양할 수 있다'. 당국은 이런 구호를 앞세워 아들을 위해 초과 출산(超生)을 하려는 사람들을 계몽했다.

당국의 감시와 단속의 눈을 피해 요행히 아이를 낳아도 호적 신고를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당시 이런 아이들을 '헤이하이즈(黑孩子)'라고 불렀다. 이런 인구가 수천만 명에 달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들은 법과 체제 보호 밖에서 유민(보트피플) 처럼 지내야 했다.

2010년대 들어 또다시 세상이 변했다. 도시든 농촌이든 아이울음 소리가 뚝 끊겼다. 인구절벽이 중국 최대 국가 리스크로 떠올랐다. 중국은 2014년 이후 산아제한 한자녀 정책을 완화했다. 2016년 부터는 두자녀 정책을 시행하고 나섰다. 하지만 신생아 증가율은 계속 하락했다.

저출산 노령화의 인구함정은 중국 공산당 앞에 가로 놓인 가장 심대한 도전으로 떠올랐다. '저출산 망국론'이 제기되면서 예전 신중국 성립 초기 마오쩌둥 시대처럼 다시 '출산으로 애국하자'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두자녀 정책 이후에도 인구 증가율이 계속 하락하는 가운데 중국 공산당 중앙 정치국은 5월 31일(2021년) 시진핑 총서기(국가주석)가 주재한 회의에서 세자녀(3자녀) 정책 시행을 결정했다. 2자녀 이상 가구가 드문 현 실정을 감안할 때 사실상 1980년 도입된 계획생육(산아제한)의 전면 폐지를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중국 사회에선 6월 1일 중국 '어린이 날'을 앞두고 나온 이 정책이 '어린이날 감짝 선물'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이 '선물'이 신생아 증가에 얼마나 '약발'을 낼지는 미지수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경향은 갈수록 굳어지고 있다.

출산 감소의 원인은 모두 경제 부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가 '출산 애국'을 강조하면 사람들은 높은 집값과 육아 비용 때문에 아이들 낳을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가임 연령 여성 인구수와 여성들의 출산 의욕은 지난 2011년 이후 연속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출생 인구(신생아수)는 2020년 1200만 명으로, 2018년 1523만명 2019년 1465만명에 이어 계속 감소추세다. 출생률 하락으로 노령화가 가속화하고 노동 연령인구(16세~59세)도 10년 가까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저출산은 노령화와 성장 동력상실, 청년층의 노인 부양 압력 등 사회문제에다 혁신과 역동성을 떨어뜨리는 주범이 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중국의 연평균 성장률이 5% 대 이하 중저속 성장시대로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공산당 중앙 정치국 회의애서 시진핑 총서기가 직접 독려했지만 세자녀 정책이 노령화 속도 완화와 인구구조 개선에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앞서 2016년 두자녀 허용 정책에도 인구 증가율은 잠깐 개선 조짐을 보이다 재차 하락세로 돌아섰다. 출산은 구조적 사회문제여서 인위적으로 추세를 바꾸기가 쉽지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연평균 성장률 9.8%, 중국의 개혁개방 40년 장기 초고속 성장은 '인구 보너스'의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중국 기적'을 낳았던 저 비용 인구 보너스가 빠르게 소멸되고 있다. 삼성전자 휴대폰 조립 공장이 중국에서 인건비가 낮은 베트남으로 옮겨간 것이 단적인 다.

중국 1인당 GDP는 2019년과 코로나의 해인 2020년 연속 1만달러를 상회했다. 도시경제는 눈부시게 성장하고 나라는 부유해졌지만 인구의 절반 7억명의 농민 생활은 여전히 팍팍하다. 중국은 2035년 선진국 진입을 목표하고 있는데 그앞에 놓인 인구함정의 허들을 3자녀 정책이 얼마나 완화해줄지 주목된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