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황정민 주연의 영화 '인질'이 역대급 리얼리티로 색다른 영화적 경험을 선사한다. 황정민을 연기하는 황정민은 누가 봐도 지나치게 황정민스럽다.
영화 '인질'이 5일 언론배급시사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배우 황정민이 극중에서도 본인의 역을 맡아 연기하는 신선한 포맷에, 그가 어느 날 새벽 갑작스레 납치되는 극한의 상황을 그렸다. 희대의 살인마에게 잘못 걸려 목숨이 오고가는 최악의 상황에 내몰린 황정민. 실제 그의 리얼한 속내와 마주한 듯 생생한 리얼리티가 폭발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인질'의 한 장면 [사진=(주)NEW] 2021.08.05 jyyang@newspim.com |
◆ 스스로를 연기하는 최고의 배우 황정민…살인마와 벌이는 수싸움
어느 새벽, 서울 한복판에서 증거도 목격자도 없이 납치된 배우 황정민. 목숨이 왔다갔다하고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 속 살기 위한 극한의 탈주가 시작된다. 납치 일당은 각종 범죄에 연루됐던 전과자들이다. 황정민은 거액의 몸값을 요구해오는 범인 최기완(김재범)과 일당들을 향해 살아서 나가기 위한 두뇌 싸움을 시작한다.
황정민은 영화 초입부터 대한민국 톱배우로 살아가는 그의 일상을 복붙한 듯 자연스러운 몰입감을 선사한다. 낯선 패거리의 갑작스런 시비, 충격적인 납치, 토막살해 당한 남자를 살해한 당사자인 범인들. 영화 속 황정민이 당하는 일들은 '돈 많은 연예인이라서'라는 시시한 이유지만 눈 앞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총기를 소지하고 폭탄을 제조하는 범인 일당들은 뜻밖의 잔혹함으로 충격을 안긴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인질'의 한 장면 [사진=(주)NEW] 2021.08.05 jyyang@newspim.com |
황정민이 역시 황정민이라면, 그와 대립하는 최기완 역의 김재범의 연기도 인상깊다. 차분하고 감정이 없어보이지만 잔혹하게 사람을 죽이는 데 일말의 죄책감이 없다. 돈을 뜯어내고도 살려보낼 마음이 없는 그의 의도를 알아챈 황정민은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고, 매 순간 범인의 교활함에 관객들은 혀를 내두른다. 일부러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 배우들이 열연한 일당들 역시 개성있는 연기 앙상블을 선보인다.
◆ 참신한 포맷과 허를 찌르는 반전…영화와 실제 오가는 '시민 황정민'
황정민을 연기하는 황정민은 극중 인물이 아니라 거의 실제 인물이다. 스케줄이 끝나고 혼자 귀가하거나 손에 후줄근한 봉투를 들고 털레털레 걸어다니는 장면은 연기가 아니다. 온갖 영화에서 형사, 검사, 변호사 역을 모두 해본 덕에 납치된 후 수싸움에서도 놈들보다 한 수 위다. 극한의 탈주 액션을 해내는 그를 보며 진짜 현실에서 그가 납치된대도 꼭 저렇게 탈출을 시도할 것만 같다. 놀라운 리얼리티를 구현해낸 감독과 배우의 완성도 높은 호흡이 돋보인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인질'의 한 장면 [사진=(주)NEW] 2021.08.05 jyyang@newspim.com |
영화 초반, 카페 사장 토막살인 사건에 휘말려 실종된 여학생을 보면서 황정민은 육성으로 탄식한다. 이후 납치된 상황에서도 모종의 의협심을 발휘하는 모습은 영화배우 황정민이 아니라 평범한 시민 황정민 같다. 몇 차례나 엎치락뒤치락 반전되는 상황은 의외로 기분좋게 허를 찌르며 마지막 장면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역대급 리얼리티 탈주 액션이라는 문구가 아깝지 않은, 황정민답게 완성된 영화다. 15세 관람가, 오는 1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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