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파이낸셜 스토리데이 발표...JV 등 구체 내용 '기대'
"하이망간 양극재·실리콘 흑연 음극재 등...2025년 양산 목표"
'없어서 못파는'동박...말레이시아‧유럽 이어 미국 공장 시급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SK그룹의 화학·소재 계열사인 SKC가 차세대 양극재, 음극재 사업에 진출한다. SKC는 다음달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를 발표할 예정인데 이 자리에서 신규 진출할 차세대 양극재‧음극재 소재와 투자 규모, 합작사 설립 여부 등이 공개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C는 다음달 파이낸셜 스토리를 발표한다. 파이낸셜 스토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시한 경영 전략으로 각 회사가 고객, 투자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에게 미래 비전과 성장 전략을 제시해 신뢰와 공감을 얻고 기업의 총가치를 끌어올린다는 게 핵심 개념이다.
SKC 관계자는 "현재 파이낸셜 스토리 발표를 준비중으로 3분기내(9월)에는 진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 스토리 발표 날짜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추석연휴 이전에는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SK넥실리스 정읍공장 전경 [사진=SKC] 2021.01.26 yunyun@newspim.com |
다만 SKC 관계자는 파이낸셜 스토리 발표에 담길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파이낸셜 스토리를 발표한 그룹내 다른 회사들을 살펴보면 SK바이오팜은 지난달 온라인 행사를 통해 '10년 이내 글로벌 톱10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같은 달 진행한 SK이노베이션은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스토리 데이'를 열었는데 그 자리에서 '배터리 사 업을 별도 법인으로 분할하겠다'고 발표해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 바 있다.
SKC도 파이낸셜 스토리에 미래 비전과 성장 전략 관련 내용을 포함할 것으로 관측되며 그 내용은 차세대 양극재, 음극재 소재 사업이 유력해 보인다. SKC는 지난 4일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차세대 양극재와 음극재 소재에 대한 투자를 검토 중"이라며 3분기 내에 이를 위한 자금조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SKC가 진출할 차세대 2차전지 소재로 하이 망간 양극재, 실리콘 흑연 음극재, 리튬메탈 등을 가능성 높게 보고 있다. 전기차 시장 성장과 함께 성능은 높이고 가격은 낮추기 위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중 하이망간 양극재는 니켈보다 가격이 약 70% 저렴한 망간의 비중을 높인 소재로 독일 폭스바겐 그룹에서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사업 진출 방식은 합작사(JV) 형태가 될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SKC는 2025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SK머티리얼즈와 유사하게 미국 또는 일본 등에 관련 기술을 보유한 회사와 합작사를 설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SK넥실리스 동박 [사진= SKC] 2021.01.26 yunyun@newspim.com |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전문기업인 SK머티리얼즈가 지난달 '실리콘 음극재' 사업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에 비해 주행 거리를 향상하고 충전시간은 단축한 차세대 배터리 소재다. SK머티리얼즈는 이를 위해 실리콘 음극 관련 기술 및 특허를 보유한 미국 배터리 음극 소재 기업 '그룹14 테크놀로지'와 합작해 'SK 머티리얼즈 그룹14'를 설립했다. SK머티리얼즈는 604억원을 투입해 지분 75%를 보유하기로 했다.
SKC는 올해 초까지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동박 사업 확장에 집중했다. 지난해 1월 동박 제조사인 SK넥실리스(전 KCFT) 인수를 마무리하고 단기간에 공격적으로 생산시설을 확장했다. 인수 두달 뒤인 3월과 세 달뒤인 6월에 전북 정읍에 연간 생산능력 9000톤 규모의 5공장과 6공장 증설을 결정했다. 올해 들어 1월과 5월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와 유럽에 각각 5만톤 규모의 생산거점 구축을 결정하며 해외로 진출에 나섰다. 2024년 완공시 전 세계 생산능력 15만2000톤으로 기대된다.
SK넥실리스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4㎛ 동박을 1.4m 광폭으로 세계 최장인 30km 길이로 동박을 양산하는 '극박화·광폭화·장척화' 기술력으로 세계 1위로 꼽힌다.
더욱이 동박 수요가 폭증하면서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동박 수요는 지난해 13만5000톤에서 올해 26만5000톤, 2025년 74만8000톤으로 연평균 40% 이상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SKC는 인수 직후 시장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등 기술력에 걸맞은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취했다. 이번 파이낸셜 스토리 발표에 미국 생산공장 부분도 담길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로 진화하면서 동박이 다른 소재로 대체될 가능성과 그에 따른 성장성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동박을 키우는 동시에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는 시장의 요구도 있었다. SKC가 찾은 해결책이 차세대 양극재, 음극재 소재라는 평가다.
다만 SKC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로서는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