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피플&] 사장 이후 매출 반토막…르노삼성 도미니크 시뇨라, '기회와 위기'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2017년 사장 부임 후 실적 '곤두박질'
섬성과 브랜드 사용 계약 종료..내년 홀로서기
역대 사장 임기 4~5년..르노, 시뇨라 교체?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도미니크 시뇨라(Dominique Signora)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이 사장으로 취임한지 4년 만에 최대 시련을 겪고 있다. 수년 째 실적 감소로 지난해 790억원 적자를 봤고, 삼성과의 브랜드 사용 유예 기간 종료에 따라 내년부터 사명에서 삼성도 사라진다. 

르노삼성차의 격변 속에서 시뇨라 사장이 위기와 기회를 함께 맞이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뇨라 사장은 이 같은 현실을 기회로 만들까? 위기로 만들까? 역대 르노삼성차 사장이 4년에서 5년 사이에 임기를 마친 것을 미뤄, 이르면 내년 시뇨라 사장이 한국을 떠날 가능성이 다분해보인다. 

도미니크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사진=르노삼성자동차]

 ◆ 취임 후 매출 반토막...재무통 맞나?

2017년 11월 부임한 시뇨라 사장은 프랑스 출신의 '재무통'이다. 1991년 르노그룹 파이낸스에 입사 후 르노, 닛산 등에서 줄곧 재무 및 영업 관리를 맡았다. 앞서 그는 2006년부터 4년간 르노삼성차 관계사인 RCI파이낸셜코리아 대표로 한국 자동차 시장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1995년 출범한 삼성자동차를 2000년 인수한 르노는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를 발판 삼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신선한 존재감을 보여왔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삼성의 1등 이미지와 프랑스 기업인 르노에 대해 큰 관심으로 보이자, 당시 SM5는 날개 돋힌듯 팔려나갔다.

르노삼성차 영업사원 출신인 A 씨는 "삼성차 출범 후 2000년쯤 SM5를 계약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전시장 밖에서 줄을 서며 기다리는 때가 있었다"며 "영업사원들이 너무 바빠 점심식사를 제 때 한적이 거의 없었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SM5는 닛산의 맥시마를 기반으로 만든 중형차로, 무교환 타이밍체인을 비롯해 알루미늄 합금 엔진, 방청 품질 보증 등 파격적인 제품력을 통해 현대차와 기아, 당시 GM대우(현 한국지엠 쉐보레) 등 국내 완성차 3사를 바짝 긴장시켰다.

당시 수많은 엔지니어들이 SM5를 분해해보고 한국 기술력으로 '카피(copy)조차 불가하다'고 결론내렸다는 후문이다. 실제 고무 타입의 타이밍벨트를 써온 현대차와 기아차는 2004년이 돼서야 NF쏘나타에 처음으로 타이밍체인을 적용했다. 확실한 상품성과 "삼성이 만들면 다릅니다"라는 SM5의 메시지는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기 충분했다.

이렇게 잘 나간 르노삼성차는 2016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를 타게 된다. 2016년 영업이익 4170억원, 매출 6조2480억원을 낸 뒤, 2017년 영업이익 3541억원, 매출 6조709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해 말 시뇨라 사장은 르노삼성차를 맡으며 실적이 미끄러지기 시작해 결국 곤두박질쳤다.

2018년 매출 5조5900억, 영업이익 3540억원으로 주춤하더니 2019년 매출은 약 1조원 쪼그라든 4조6770억원, 영업이익도 약 1400억원 날아가 2110억원에 그쳤다. 삼성자동차가 생기기 전, 르노에 입사해 재무를 담당해온 시뇨라 사장의 실적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급기야 지난해 매출 3조4000억원, 적자 796억원을 보며 적자 기업으로 돌아섰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시뇨라 사장 취임 전과 지난해를 비교하면 매출은 절반이 사라졌고, 수익성은 마이너스로 고꾸라진 것이다. 르노의 지원으로 지난해 3월까지 수출 전용인 닛산 로그를 위탁 생산하며 버텨왔으나, 주저앉은 내수 시장에서는 회복 기미가 희미하다.

도미니크 르노삼성자동차 사장 [사진=프랑스 ESSEC]

 ◆ '삼성' 중시한 시뇨라 사장...회사는 "없어도 돼"

이런 가운데 르노삼성차는 삼성과의 완전한 결별을 앞두고 있다. 르노삼성차 2대 주주인 삼성카드와 지난해 8월 삼성 브랜드 계약이 종료된 데 이어, 내년 8월로 브랜드 사용 유예기간이 종료되는 탓에 홀로서기를 하게되는 판이다. 삼성카드는 르노삼성의 지분 19.9%에 대해 매각을 추진 중이다. 나머지 80.1%는 르노가 보유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영업이익 발생 시 매출의 0.8%를 상표권 사용료로 삼성카드에 지급해왔으나, 지난해에는 790억원의 적자로 지급을 못하게 됐다. 적자 전까지 르노삼성차는 삼성카드에 연간 400억~500억 수준의 상표권 사용료를 냈다. 올해도 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차 내부적으로는 삼성 브랜드 없이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르노삼성차 고위 관계자는 "르노삼성에서 삼성을 기억하는 소비자는 40대 이후 사람들일 것"이라며 별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는 르노가 삼성차를 인수한지 20년의 세월이 지난 데다, 그동안 르노의 차를 수입·판매해온 만큼 사명에서 삼성이 없더라도 어느 정도 자생력을 갖췄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읽힌다. 시뇨라 사장이 르노와 삼성의 유·무형 관계를 매우 중시해온 것과 완전히 다른 결을 보인 셈.

자동차 업계에서는 적자 상황의 르노삼성차가 브랜드 파워마저 잃게될 경우 상당한 타격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최대 30만대 생산 규모의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현재 약 10만대를 생산하고 있다.

단적으로 올들어 8월까지 르노삼성차는 내수 시장에서 3만8402대 판매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무려 43.2% 쪼그라든 수치다. 부산공장에서 제조하는 내수 모델이 모두 마이너스다. 국내 완성차 기업 중 내수 시장에서 실패하고도 성공한 사례는 없다.

또 지난해 선보인 준중형급 XM3가 출시 초기 시동꺼짐 문제가 불거져 결국 1만9000대 리콜에 들어갔다. 중형급 SUV인 QM6는 내수 시장에서 르노삼성차의 간판 모델로 역할을 했지만, 올들어 23% 감소폭을 드러냈다. 이에 르노삼성차는 이달부터 2022년형 QM6 판매에 나섰다.

그나마 시뇨라 사장이 르노 본사를 설득한 끝에 따온 XM3 수출이 현재로선 유일한 희망이다. 지난해 103대에 그친 XM3 수출은 프랑스, 독일 등을 시작으로 28개국으로 늘려 올해만 2만8712대 수출됐다. 이처럼 르노의 지원 없이는 부산공장에서 다시 연간 30만대 생산을 꿈꾸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차부터 르노삼성차까지 20여년 역사상 지금이 최대 위기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결국 도미닉 시뇨라 사장의 역량에 따라 르노삼성차가 위기와 기회 사이를 오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peopleki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사진
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