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코로나 번아웃에 청와대로 간 간호사들 "더는 못 버티겠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총력투쟁 결의대회 열어
간호인력 충원·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 등 요구
"못 다한 간호는 죄책감", "떠나는 후배들에 마음 아파"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현실이 너무 힘드니 우리는 차가운 바다에 앉아서 인력이 충원될 때까지 싸우겠다고 했는데, 병원은 인력충원안을 하나도 가져오지 않았다. 더이상 사명감과 정신력으로 버틸 수 없다."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의료연대)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장하니 서울대병원 간호사가 한 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2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방역 최일선에서 일하는 간호사의 상황은 여전히 열악하다는 호소다.

의료연대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간호사 인력 확충을 최우선으로 논의되어야 한다"면서 ▲공공병원 확대·공공병상 확충 ▲병원인력 충원·비정규직 제로 ▲필수 의료 건강보험 적용 ▲수익성 중심 경영평가·직무 성과급제 반대 ▲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돌봄 노동자 처우 개선 등 5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이향춘 의료연대본부장은 "최근 3년 동안 국립대 병원만 4000여명의 간호사들이 사직을 했다"며 "국민들은 코로나를 겪으면서 의료공공성 강화와 인력 충원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절박한 요구를 여전히 피부로 체감하지 못하고 제도를 개선하지 않은 정부에 맞서 우리는 이 기회를 통해서 요구를 해야할 것"이라며 "노동자도 환자도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관계자들이 '내 삶을 지켜주는 공공의료 의료연대본부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11.11 hwang@newspim.com

현장투쟁발언에 나선 장하니 서울대병원 간호사는 "폐암으로 투병하던 환자가 임종을 앞두고 '그동안 감사했다'고 할 때 차마 저를 필요로 하는 다른 환자들이 많아 애타게 저를 부르는 걸 외면한 적이 많았다고 말할 수 없었다"며 "그렇게 환자에게 못 다한 간호는 죄책감으로 남는다"고 울먹였다.

장 씨는 "병원의 부당한 환경에 익숙해져버려 이게 부당한지도 모르는 모습들과 부당함에 순응하길 바라는 모습에 화가 난다"며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축소와 관련된 책임있는 논의는 정치권에서 전혀 이뤄지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시작된 후 많은 국민들이 '덕분'이라며 엄지를 들어줬을 때 누구보다 엄지손가락을 들어주셨던 분들이 생각난다"며 "'간호사의 눈물', '영웅의 헌신' 등 보기 좋은 말은 다 갖다붙였는데그 이후 현장의 변화는 왜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는 것이냐"고 정부를 질타했다.

장 씨는 그러면서 "간호사들은 정신과 약까지 먹어가면서 마음의 상처를 안고 병원을 떠난다. 병원과 정부의 무책임한 행태는 간호사들에 대한 폭력"이라며 "간호사는 필요할 때만 쓰고 필요 없으면 버리는 인력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덕분에 필요없다" 코로나 이후 퇴사율 급증

코로나 사태 이후 의료현장는 한계에 다다른지 이미 오래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와 각 국립대병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코로나가 발생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국립대병원의 간호직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올해는 정원 대비 276명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입사 1년 이내 퇴직한 간호사의 비율은 2019년 34.9%, 2020년 36.4%, 2021년 35.3%를 기록했다. 이중 경북대병원 칠곡분원의 경우 지난해 간호사의 79.1%가 입사 2년 이내 퇴직했고, 올해에는 무려 82.4%가 2년 만에 병원을 그만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 수를 축소하라는 내용의 '간호인력인권법' 국민동의청원이 25일 10만명의 동의를 받았다. 2021.10.25 filter@newspim.com [사진=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 캡처]

이날 결의대회에 참가한 간호사들은 정부의 인력충원 요구에 무감각하다며 토로했다. 간호사 김모(38)씨는 "도저히 버틸 수가 없을 정도"라며 "코로나가 발생한 지 2년이 되어가는데 현장은 신기할 정도로 그대로이고, 병원은 간호사들이 알아서 버틸 것이라며 방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간호사 임모(40)씨도 "정말 못 버티겠다며 사직 이야기를 꺼내는 후배 간호사들을 보면 절로 눈물이 난다"며 "실력있는 간호사들이 하나 둘 떠날 때의 공백은 누가 책임질거냐. 간호사들의 목소리가 이렇게 절박하고 절실한데 누구 하나 들어주는 이도 없다"고 호소했다.

코로나 사태를 맞아 공공의료를 지원하고 강화하겠다는 정부가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내년도 예산 증액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현정은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코로나19가 만 2년째고 대통령은 일상으로 돌아가려 하고 있지만 예상대로 환자가 늘고 있다"며 "정부는 간호사들을 필수노동자로 규정하고 법도 만들었지만 내년 예산에 공공병원 신설, 병원인력 충원 예산이 한푼도 없다"고 지적했다.

의료연대는 이날 총파업을 진행하려 했으나 서울대병원 등 일부 사업장이 노사 간 합의를 이뤄내면서 총력결의대회로 전환했다. 이어 지난 8~9일 이틀간 보건복지부와 실무자 면담을 통해 월 1회 정례회의를 하기로 합의했다.

결의대회 후 참가자 200여명은 '덕분에 필요없다. 간호인력 충원하라', '국민이 요구했던 간호인력인권법 제정하라' 등 구호를 외친 뒤 서울시청까지 행진했다.

filter@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부, 故 윤석화 문화훈장 추서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19일 오후 5시 30분에 고(故) 윤석화(향년 69세) 빈소를 방문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조문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윤석화의 빈소가 19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고인은 2022년 뇌종양 수술을 받고 투병을 이어 왔다. 발인은 21일 오전 9시. 2025.12.19 photo@newspim.com 아울러 정부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배우로서 오랜 기간 한국 공연예술계 발전에 기여한 배우 윤석화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문화훈장 추서를 추진한다. 고 윤석화는 1975년에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이후 연극 뿐 아니라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 왔다. 연극 '신의 아그네스' '마스터클래스', 뮤지컬 '명성황후'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폭 넓은 연기 영역을 보여주었고, 다수의 연극상·백상예술대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평가받아 왔다. 배우 활동과 더불어 연출가, 설치극장 '정미소' 대표로서도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을 역임하여 연극계 발전에 다방면으로 기여했다. jyyang@newspim.com 2025-12-19 22:20
사진
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