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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공소장 유출' 대검 압색한 공수처 빈손 철수…"절차 준수"

기사입력 : 2021년11월26일 21:13

최종수정 : 2021년11월26일 21:27

'표적수사' 반발 속 압색 강행…8시간 끝에 마무리 못하고 돌아가
"수사팀에 전달한 안내문 반드시 사전 고지해야 할 의무사항 아냐"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이성윤 공소장 유출' 사건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대검찰청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사실상 빈손으로 철수했다. 공수처는 '표적수사' '절차 위반' 등 논란과 관련해 "적법 절차를 준수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26일 오후 8시 20분경 공식 입장문을 통해 "압수수색 대상자들에게 이미 참관을 통지한 바 있고, 금일 압색 전 영장을 제시하는 등 적법 절차를 준수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성윤 서울고검장 공소장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관계자들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압수수색을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공수처 수사3부(최석규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대검찰청 정보통신과에 검사 및 수사관 등 10여명을 보내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2021.11.26 mironj19@newspim.com

공수처는 "수사팀은 압수수색 대상 검사와 관련해 전자정보 중 영장에 기재된 대상물을 추출해 확보하는 과정에서 '압수·수색영장 집행 안내문', '전자정보 압수·수색·검증 안내문'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안내문은 법률상 대상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반드시 사전 고지해야 하는 의무사항이 아니다"며 "말 그대로 압수·수색·검증 관련 법 조항과 절차들을 설명하기 위해 공수처가 임의로 제작한 '안내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압색 영장 집행 제한시간인 일몰시간이 임박한 상황에서 대상자가 '안내문'이 늦게 전달됐다고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대상물 선별 추출 상태로 압색 절차를 중단하고 대상물의 무결성 확보 차원에서 재집행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수처는 "압색 절차를 설명하는 단순 '안내문'의 전달 시점이 압색 과정에서 다소 늦었다 하여 이를 위법하다거나 '절차적 권리'를 빠뜨렸다고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공수처는 이날 오전 10시 대검찰청 정보통신과에 검사 및 수사관 10여명을 보내 서버를 약 7시간 40분동안 압수수색했다. 공수처는 이날 압수수색에서 지난 5월 12일 이성윤 서울고검장을 기소한 수원지검 수사팀의 내부망 메신저와 이메일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검 관계자 및 참관인들과 압수수색 방식과 절차 등을 놓고 협의를 거치는 등 오후 3시35분이 돼서야 본격적으로 영장을 집행했고, 야간 집행 허가를 받지 못한 관계로 오후 5시40분께 이르러 중단했다.

공수처는 압수수색 대상자에 포함된 수사팀 검사로부터 사전 고지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항의를 받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공수처 검사는 '(집행을) 안 한 것으로 하자'고 말한 뒤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공수처는 수원지검에 대해서도 강제수사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집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향후 날짜를 정해 영장을 재집행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성윤 서울고검장이 지난 10월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10.20 pangbin@newspim.com

앞서 공수처는 대검과 전 수원지검 수사팀을 상대로 압수수색하기로 하고 대상자들에게 포렌식 참관을 통보했다.

언론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접한 수사팀은 즉각 반발했다. 수사팀은 검찰 내부망을 통해 "공수처가 공소장 유출 논란 이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느닷없이 수사팀 검사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겠다고 나선 것은 표적수사"라며 비판했다.

압수수색을 통보받은 수사팀에는 오인서 전 수원고검장, 송강 전 수원지검 2차장검사 등 이성윤 고검장에 대한 수사 및 기소를 지휘한 인사가 포함됐다. 임세진 부장검사를 비롯한 수사팀 검사 3명은 이날 대검 회의실에서 직접 공수처가 진행하는 압수수색을 참관했다.

한편 법원은 '고발사주' 의혹을 받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공수처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대해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준항고를 인용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김찬년 판사는 이날 김 의원이 낸 준항고 신청을 받아들였다. 준항고는 검사나 사법경찰관으로부터 일정 처분을 당한 사람이 법원에 내는 불복 신청이다.

법원이 김 의원의 준항고 신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공수처의 압수수색 영장 효력이 무효가 됐다. 공수처는 재판에서 강제수사를 통해 확보한 증거물을 사용하지 못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 관계자는 "법원으로부터 결정문을 받아본 뒤 대법원에 재항고할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intakunte8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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