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통일·외교

美 전문가 "바이든 대북정책, 전통 방식 회귀…북한문제 관심 낮아"

기사입력 : 2021년12월28일 09:00

최종수정 : 2021년12월28일 09:00

"탑다운에서 바텀업으로…北 유인할 정치적 자본 없어"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취임 첫 해를 맞은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북한에 여러 차례 손을 내밀었지만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전통적인 외교 방식을 고집하는 특징이 뚜렷한 가운데 북한 문제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취임 첫 해를 보낸 바이든 행정부 대북정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로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차별성을 꼽았다. 바이든 행정부가 공개한 대북정책이나 대북 관련 언급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시와 뚜렷한 차이가 드러났다는 설명이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3일 오후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질문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입국 후 다음 날인 24일 오전 한국의 북핵 수석대표인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한반도 주요 사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성 김 대표의 방한은 지난 18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노 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가진 이후 엿새 만이다. 김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총회에서 제안한 '종전선언' 등에 대해 이전보다 진전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관여 방안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2021.10.23 yooksa@newspim.com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두 대통령이 이보다 더 다를 수 없다"며 전통 외교로 복귀하려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거래와 성공 달성'을 원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다른 방향성에 주목했다. 거래적인 방식의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은 학습된 접근법을 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대북 협상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과, 많은 인력이 요구되고 많은 협상과 좋은 정보, 통찰력 등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인내심도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전부터 북한에 대한 접근법이 전임 행정부에서 보였던 위에서 아래, 즉 '톱다운' 방식이 아닐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반대로 실무 차원의 협상을 통해 점차 높은 직급으로 올라가는 '바텀업' 방식에 무게를 두면서, 실무 차원에서 대화를 시작하자는 제안을 여러 차례 했다.

지난 6월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북한이 언제, 어디서든 조건 없이 만나자는 미국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은 외교가 북한 문제의 해법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기회 있을 때마다 북한이 대화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이 "우리는 대화할 준비가 돼 있고, 우리의 전문가들도 이 복잡한 사안에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에 비해 북한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사실도 큰 차이점으로 꼽았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북한 문제 해결을 공언하고, 정상회담까지 가졌던 트럼프 행정부와 비교할 때 바이든 행정부의 북한 문제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높지 않은 사실이 확인된 한 해였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트위터와 언론 인터뷰, 각종 연설 등에서 북한을 여러 차례 언급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올해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언급한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역시 취임 초기에 비해 북한 문제를 언급하는 횟수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줄어들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21일 국무부 청사에서 지난 1년간의 성과를 정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북한 문제는 거론하지 않았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북한 문제를 최고 수준에 올려놨던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에게 북한은 우선순위가 낮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목적이 같고, 외교적 열망과 사용할 수 있는 도구도 비슷한 만큼, 결국 '우선순위의 수준'에 차이가 있었다는 것이다.

스나이더 국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 초기만 하더라도 북한 문제 해결에 대한 '시급성'이 있었다면서도, 정책을 시행한다는 관점에선 그런 절박감을 반영할 효과적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드러냈다. 설리번 보좌관은 지난 17일 미 외교협회 대담 행사에서 오바마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언급하며 "본질적으로 우리 (대북) 정책의 목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로 향하는 단계적 진전을 위한 외교적 관여에 준비될 수 있도록 이들 두 정책 사이에 자리하는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스나이더 국장은 "(설리번 보좌관의 발언은) '어느 정도를 위한 어느 정도'를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다른 말로 하면 바이든 행정부가 비핵화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외교와 엄격한 억지력이라는 도구를 사용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외교'라는 도구는 북한이 대화 제의에 호응하지 않으면서 작동하지 않고 있고, '억지력'이라는 도구 역시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유지하는 것 외에 특별히 주목되는 변화는 없었다"고 부연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적성국 분석국장은 북한이 더 이상 미국의 집중을 받는 나라가 아니라며 "우리는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로 되돌아간 것"이라고 진단했다.

고스 국장은 북한이 무언가 큰 일을 저지르지 않고 현 상태를 유지한다면 미국은 계속해서 북한 문제를 외면할 것이라며 "이는 미국에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필요한 것을 하는 데 투자할 정치적 자본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해선 제재 완화와 같은 방안을 먼저 내놓아야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선 바이든 행정부가 국내적으로 큰 정치적 대가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꽉 막혀 있는 상태"라고 털어놨다.

고스 국장은 바이든 행정부의 우선순위에서 북한이 멀어진 데 대해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외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핵실험 등을 하지 않고 있어 미국이 당장 대응할 필요가 없고, 동시에 바이든 행정부에는 북한 말고도 중국과 러시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 국내외적으로 집중해야 할 사안들이 많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에서 관측된 또 다른 특징은 동맹의 역할이 커졌다는 점과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다는 점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국무부는 취임 초기부터 북한 문제에 대한 견해를 밝힐 때마다 한국, 일본 등 동맹과의 조율을 우선시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대북정책 검토에 있어서도 두 나라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는 점을 밝혀왔다.

또 블링컨 장관을 비롯한 국무부 인사들이 한국, 일본 측 대화 상대와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횟수가 과거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도 주목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 제재와 관련해서도 제재 완화를 통해 북한을 대화로 유인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5월 미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북한이 실제로 관여하기를 원하는지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북한이 유엔에 의해 명확히 금지된 활동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제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도 외교를 추구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medialyt@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오광수 낙마로 본 정권 인사 수난사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인사는 만사다. 인사를 잘하면 지지율 상승과 함께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인사가 망사가 되면 지지율이 떨어져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역대 대통령은 조각에서 난맥상을 보이며 후보자들의 잇따른 낙마로 애를 먹었다. 거의 예외가 없었다. 매 정권마다 초기 인사에 대한 비판적인 조어가 등장했다. 이명박 정부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문재인 정부의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부의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이 대표적이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인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국민의 싸늘한 시선에 직면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열린 수해 대비 현장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6.13 photo@newspim.com 이재명 정권도 예외는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에서 첫 낙마자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지난 8일 임명된 지 닷새 만이다.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이 낙마한 게 더 아플 수밖에 없다. 인사 검증 작업에 차질이 생길 경우 인선이 늦어질 수 있다. 박근혜 정부는 조각에 52일 걸렸고, 문재인 정부는 195일 만에 조각을 완성했다. 윤석열 정부는 조각에 181일이 소요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오 수석이 어젯밤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오 전 수석은 검찰 '특수통'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다. '검찰 개혁'의 특명을 부여받았으나 대출 및 부동산 차명 관리 의혹이 잇따라 제기돼 결국 낙마했다. 이 대통령은 사법 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이해하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지만 인사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자연스레 인사 검증 기준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아도 제안을 받는 인사 열에 일곱 정도는 스스로 "검증 통과를 자신할 수 없다"며 손사래를 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오 전 수석에 이어 추가 낙마자가 나오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자칫 임기 초반 인사로 어려움을 겪었던 전 정권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여당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여당 의원의 일원으로서 집권 초기에 이런 문제가 불거진 것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인사 수난사는 역대 정권에서 되풀이됐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2월 발표한 1차 조각에서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박은경 환경부 후보자,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와 위장 전입 의혹에 휘말려 낙마했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내각 인사도 이명박 정부의 닮은꼴이었다. 김용준 국무총리 지명자는 부동산 투기와 아들 병역 면제 의혹이 불거져 지명 5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도 스스로 물러났다. 2014년 6월에는 사의를 밝힌 정홍원 총리 후임으로 지명한 안대희(고액 수임 전관예우 논란), 문창극(역사관 논란)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했다. 문재인 정부 조각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불법 혼인신고 사건 등으로 사퇴했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이유정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낙마했다. 윤석열 정부도 다르지 않았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낙마했고,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5일 만에 학제 개편 논란 등으로 사퇴했다. 역대 정부에서 낙마자가 속출한 것은 인사 검증 시스템이 부실한 것이 원인이지만 대통령의 오기 인사도 한몫했다. 대통령이 특정 인사를 고집하면 주변에서 누구도 강하게 반기를 들기 어렵다. 결국 주요 보직에 임명되거나 지명된 뒤 논란이 불거져 낙마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leejc@newspim.com 2025-06-14 06:00
사진
李대통령, 대북 전단 처벌대책 지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 예방과 사후 처벌에 대한 대책을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이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 연천군 육군 25사단 비룡전망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이재명 대통령 인스타그램 이날 새벽 강화도에서 민간 단체가 북한 지역으로 전단을 살포한 것이 확인되면서 내린 지시로 파악됐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접경지역 주민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불법적인 대북 전단 살포는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정부가 입장을 밝혔음에도 이를 위반한 데 대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지시로 오는 16일 통일부 주관으로 유관 부처 회의를 열어 대북 전단과 관련한 종합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대북 전단을 살포한 민간 단체와 개인에 대해서는 법 위반 여부를 따져 조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접경지역 주민 간담회에서 통일부의 대북 전단 불법 살포 자제 요청에 '이를 어기고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할 경우 처벌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wideopen@newspim.com 2025-06-14 19:5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