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르포] ②"아직은 숨겨야 해요"...'각시탈' 쓰고 尹 지지한 호남 청년들

기사입력 : 2022년02월14일 06:30

최종수정 : 2022년02월14일 16:15

무안에서 "정치보복 예고 석고대죄" 피켓 시위
국민의힘 지지선언 했더니 청년 색출도
"한번 미워하면 예쁜 짓 해도 예쁘지 않아"

[광주=뉴스핌] 김은지 기자 = 아직은 냉혹했다.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느껴야 할 온도란 그랬다. 국민의힘과 동행 선언을 하는 청년들은 급기야 가면을 쓰고 등장했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처럼 각시탈 쓴 청년들이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정치적인 성향을 드러내야만 했다. 

13일 오후 기자는 결국 광주에서 이대남(20대 남자)을 만나지 못했다. 사실은 만난 게 맞으나 그들로부터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목포=뉴스핌] 김은지 기자 = 호남 지역 청년들이 국민의힘 입당을 선언하는 자리에서 각시탈을 쓰고 등장하고 있다. [사진=오른소리] 2022.02.14 kimej@newspim.com

앞서 방문한 시장에서 이대남과 대화를 나누지 못하면서 속은 계속 타 들어가고 있었다. 이대남은 전국은 물론 이곳 광주, 호남에서도 표의 향방을 좌우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작 이들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다.

중간 중간 마주하는 20대 혹은 30대 청년들은 기자를 열심히 외면하고 갈 길을 계속 가는 모습이었다.

더는 안될 거 같아 이대남이 많을 것 같은 번화가 충장로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토록 찾던 이대남이 많이 있었지만 앞선 장소보다도 기자가 체감하는 공기는 더 차가웠다. 한마디로 투명인간이 된 것 같았다. 아주 드물게 익명 인터뷰를 요청하면 관심을 보이는 이들은 있었다.

"이대남을 찾고 있다. 20대 남성인가"라고 묻고 추가로 몇 가지를 더 물어봐도 그들은 기자의 이야기를 잘 들어줬다. 다만 잠깐 호기심을 보이다가도 '정치'란 키워드가 나올 때마다 "잘 모른다"고 자리를 피하기 바빴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 채 다시 광주송정역으로 향하는 택시에 몸을 실었다. 택시기사 G씨는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것을 두고 "이상한 사람이 많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직 광주에서 그들은 이상한 사람이고 주위로부터도 이상한 눈초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젊은 사람들은 확실히 좀 국민의힘 을 지지하더라"라는 말도 덧붙였다. 

전날 호남의 한 정치인도 G씨와 비슷한 말을 했었다. 그에게 "국민의힘 지지자로서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한 고충"을 묻자 "식당에선 잘못하다 싸움이 난다"고까지 말했다. 그만큼 호남에서 당원 1명의 가치는 100명 이상, 아니 그보다 더 클 수도 있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호남 정가에서는 국민의힘 입당 이야기가 오가던 민주당 출신 인사가 지역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면서 고충을 겪은 일도 있다. 이후 그의 입당과 지지 철회 의사 등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에 대해선 더 이상 들은 바가 없다.  

또 G씨는 "이준석이가 젊은 층에게 표를 얻어서 호남 지지율 두자릿수를 만든다고 했는데 이번에 절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만났던 E씨도 "젊은 층이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실제로 지역 민심에 좀 영향이 있는 것 같은가"란 질문에 "그건 메스컴이 만든 여론"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8일 "우리 후보의 호남 지역 득표율 목표치를 25%로 수정한다"며 "더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계속된 호남 동행 움직임에 힙입어 당초 제시했던 20% 이상 달성 목표는 5%p 상향이 됐다.

기자가 광주 이곳저곳을 다니는 사이 열정열차는 어느덧 무안역에 도착했다. 온라인 중계를 통해 지켜본 무안역 행사에서는 이 대표의 뒤로 '정치보복 예고 석고대죄하라'는 피켓들이 보이기도 했다. 호남에서 보수정당이 뿌리내리는 것이 호락호락하지 않단 사례의 일환인 셈이다. 국민의힘이 호남 민심에 호소하는 도중에 호남에서의 반발이 카메라 앵글 안에 같이 담기면서 혼란한 모습이 연출됐다. 

이어 열정열차의 마지막 행선지, 그리고 마지막 퍼포먼스는 각시탈을 쓴 청년들의 차지였다. 얼굴을 드러낸 김윤학 씨가 대표로 나서 국민의힘과 정치 동행을 선언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정치적 자유를 가지고 있으며 호남과 전남 그리고 목포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든지 차별을 받지 아니할 것을 선언하며 요구한다"고 말했다.

청년 50명은 이날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 힘에 입당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가면을 쓴 이유는 앞선 국민의힘 지지 선언 이후 민주당에서 이들을 색출하는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직 지역의 문화가 그러하고 지역의 이해가 낮기에 같이 있는 친구 동료들의 가면을 함께 벗기에는 힘이 든다. 하지만 나는 오늘 나 자신을 밝히며 세상으로의 발걸음을 나서려고 한다"고 소리쳤다.

[무안=뉴스핌] 김은지 기자 = 13일 무안역에서 인사말을 하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뒤로 국민의힘을 향한 피켓 시위가 펼쳐지고 있다. [사진=오른소리] 2022.02.14 kimej@newspim.com

남도일보·전남매일·뉴스1이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달 24∼25일 광주·전남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유권자 각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 윤 후보는 이대남에게서 광주 40.1%, 전남 46.7%의 지지율을 얻었다. 광주 30.1%, 전남 28.6%를 얻은 이 후보보다 크게 앞선 수치다.

광주 지지율은 이 후보 62.2%, 윤 후보 16.6%였다.

광주에 오기 전 통화를 했던 국민의힘 광주광역시당 관계자는 지역 민심과 관련 "광주 전남이 민주당의 절대적인 지지 지역이고 민주당 정부에 대한, 민주당의 가장 뿌리가 깊은 고장"이라면서도 "이제 일당 독점을 깨야한다는 의견이 많다. 20대 청년들이 바라보는 지금 현재의, 지금 민주당 정부에 대한 상당한 반감이 많이 있는 거 같다"고 봤다. 

이어 "열정열차는 여러 가지 청년의 목소리를 듣고 그 다음 청년과 스킨십을 하고, 청년의 목소리를 담아서 아마 서울로 올라갔을 것"이라며 "윤석열 후보도 마찬가지고 이준석 대표도 꾸준히 지역에 대한 여러 가지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앞서 설명한 것처럼 열정열차의 마지막 주인공도 호남 청년들이었다. 그러나 호남의 청년들이 '희망'을 말하면서 동시에 '생존'을 선택한 것이 녹록지 않은 이곳의 상황을 충분히 보여주고도 남는 모습이었다.  

이날 기자를 광주송정역으로 데려다 준 G씨는 "윤석열, 이준석은 우리가 한번 (보수 정당을) 미워하면  아무리 예쁜 짓을 해도 예쁘게 보이지 않는 거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놈은, 우리가 자식을 키워봐도 그렇지 않나"라는 말을 건넸다.

이 말 하나에 호남 민심과 관련한 모든 설명이 함축돼 있는 것만 같았다. 광주에서 만난 마지막 시민이 건넨 말이었다. 

kimej@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트럼프 주니어 취재진 피해 조용히 입국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취재진을 피해 조용히 입국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탑승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5.04.29 choipix16@newspim.com 29일 재계에 따르면 트럼프주니어는 전용기편으로 입국해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오후 6시20분경 도착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탑승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5.04.29 choipix16@newspim.com 이후 취재진을 피해 건물 오른쪽으로 나간 뒤 준비된 벤츠 차량을 타고 떠났다. 차량은 정 회장 측에서 직접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주니어 외 여성 1명이 동행했으며 화사한 옷을 입은 채 꽃을 들고 있던 것으로도 전해졌다.  현장에는 취재진과 경호원을 포함해 많은 인력이 대기 중이었다. 강서경찰서에서도 출동해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트럼프주니어를 위해 마련된 의전 차량. 왼쪽 차량을 타고 공항을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2025.04.29 whalsry94@newspim.com 당초 트럼프주니어는 차량을 타고 숙소로 바로 이동할 것으로 전해졌으나 경기 성남시 백현동 소재 정 회장 자택으로 이동해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회동을 가질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만찬 회동 이후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밤 10시쯤 서울 강남구에 있는 조선팰리스 호텔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 호텔에서 하룻밤 묵은 뒤 30일 국내 재계 총수들과 릴레이 면담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25.04.29 choipix16@newspim.com 이번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은 평소 친분이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가교 역할'을 하면서 성사됐다. 정용진 회장은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 일정에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트럼프 주니어의 구체적인 방한 일정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재계에서는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4대그룹을 비롯해, 한화, GS, HD현대중공업 등 10대 그룹 주요 총수들이 연이어 트럼프 주니어와의 면담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면담 예정일은 오는 30일로 전해졌다. 트럼프주니어를 기다리는 취재진으로 북적거리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mkyo@newspim.com 2025-04-29 19:29
사진
'김문수·한동훈' 최종 승자는 누구 [서울=뉴스핌] 박서영 김가희기자 =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결선 진출자에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이름을 올렸다. 반탄(탄핵반대)파 김 후보와 찬탄(탄핵찬성)파 한 후보가 2파전을 겨루게 된 가운데 최종 1인 자리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는 29일 오후 3차 경선에 진출할 후보자 2명을 발표했다. 안철수·홍준표 후보는 탈락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3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가나다순) 후보와 한동훈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4.29 pangbin@newspim.com 황우여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은 경선 결과를 발표하며 "과반 득표자가 없어 3차 경선으로 이어지게 됐다"며 "우리 당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깊이 고민하시고 이번 투표에 참여해주신 존경하는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2강 후보에 진입한 김 후보는 "한 후보와 같이 마지막 경선을 하게 된 것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미래가 창창한 대한민국을 위해 한 후보께서 많은 역할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한 후보는 "어려운 대선 상황에서 김 후보와 제가 생각은 조금 다르지만 2인 3각의 마음으로 하나의 후보로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맞서야 한다"며 "남은 경선 과정에서 김 후보를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생각하고 함께 이재명과 싸워 이기는 한 팀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홍 후보는 경선 결과 발표 직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입당시켜, 3차 경선에 진출하는 2명의 후보와 '원샷 국민 경선'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그 부분은 조금 더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경선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도 아직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다. 지금 제가 답을 드리는 것 자체가 너무 앞서가는 것이고 당에서도 생각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차차 논의될 것으로 본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 후보는 한 대행을 포함한 '원샷 경선'이 공정성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머지 (탈락한) 6명은 치열한 과정을 통해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갑자기 (한 대행이) 들어와서 여기서 경선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우리는 전통이 있고 룰이 있는 정당"이라고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진출에 실패한 안철수 후보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04.29 pangbin@newspim.com 한편 이날 결선 문턱을 넘지 못한 안 후보는 "누가 최종 후보가 되든 이재명을 막고 정권교체 이루는 데 제 힘을 바치겠다. 우리 당의 승리가 국민 승리고 역사의 승리"라고 소회를 전했다. 홍 후보는 이날 결선 탈락을 끝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홍 후보는 "정치인생을 오늘로서 졸업하게 되어 감사하다. 이제 시민으로,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좀 편하게 살도록 하겠다. 이번 대선에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했다. 앞서 지난 27∼28일 진행된 국민의힘 2차 경선은 당원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의 룰이 적용됐다. 당원 투표엔 76만5773명 중 39만4명(50.93%)이 참여했고 국민 여론조사는 5개 기관에서 6000명(역선택 방지 적용)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후보들의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결선에 진출한 김 후보와 한 후보 중 누가 앞섰는지 알 수 없다. 이날 3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한동훈 후보 2명은 오는 30일 양자 토론회를 진행한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다음달 1∼2일 양일 동안 선거인단 투표(50%)·국민 여론조사(50%)를 거친 후 같은달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1명을 선출할 계획이다. seo00@newspim.com 2025-04-29 15:4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