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주가반등...'온플법' 동력 잃을수도
"플랫폼 이용사업자·소비자 보호장치두고 균형성장"
[편집자] 디지털 대전환 시대, 20대 대통령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축이란 큰 방향성 외에 윤 당선인의 ICT 정책 방향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이에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이끌 통신·포털·게임 등 ICT 기업들이 윤 당선인에게 바라는 점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 확정으로 포털업계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 관련 법안(온플법)'의 원점 재검토에 대한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온플법은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플랫폼 사업 규제의 핵심 법안으로 플랫폼 사업자의 우월적 지위 남용을 금지하고 입점업체 간의 힘의 균형을 바로 잡는 취지로 마련됐다.
포털업계는 '온플법'이 플랫폼 사업 전체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었다며, 코로나 시대 소상공인과 플랫폼 사업자들이 함께 보폭을 맞출 정책이 차기 정부에서 추진되길 바라고 있다.
[사진=네이버, 카카오] |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선 이후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반등하고 있다. 대선이 확정된 이후 10일 기준으로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나 올랐다. 문재인 정부에서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면, 윤 당선인은 플랫폼 기업에 자율 규제 입장을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은 후보자 시절 '플랫폼 자율규제 기구' 수립을 제안했다. 플랫폼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감안해 섣부른 규제 도입은 지양하고, 주요 플랫폼과 소비자 단체, 소상공인 등 이해관계자들을 포함한 논의기구 혹은 자율규제 틀을 민간 자율기구 혹은 공동기구 형태로 설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플랫폼 기업 관계자는 "코로나 시대, 플랫폼 사업자가 소상공인과 사용자를 연결하는 좋은 매개체가 될 수 있음에도 온플법이 추진되며 마치 플랫폼 사업자가 소상공인에게 갑질 하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각인됐다"면서 "윤 당선인의 공약으로 봤을 때 무리하게 규제하는 입장이 아니고, 국제 표준에 맞게 국내 기업도 키워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가 작년 11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플랫폼 기업 반발에 소비자, 판매자 내팽개친 온플법 처리 불발 국회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kilroy023@newspim.com |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됐던 온플법이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동력을 잃으며 원점에서 재검토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온플법은 1년 넘게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표준 계약서 의무 작성, 알고리즘·수수료 공개 등에 대해 이해관계자들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한편,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부처 간 관할이 겹쳐 중복 규제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떄문이다.
이에 대해 류민호 동아대 경영정보학과 교수는 "방통위, 공정위, 과기부에서 진행되는 온플법 논의는 누가 먼저 깃발을 꽂느냐로 승자가 결정되는 식"이라며 "해외의 경우 플랫폼 산업 법안이 꾸준히 이어진 반면 국내에선 규제 목적과 대상이 명확하게 규정되지 못 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물론 코로나 시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이 관심을 갖는 '온플법'을 함부로 뒤엎기엔 차기 정부에서도 부담은 있다. 윤 당선인은 대선 전 "플랫폼 규제 강화가 능사가 아니고 이해관계자 의견을 모아 제로베이스에서 온플법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플랫폼으로 발생하는 독과점 문제, 노동 문제에 대해선 정부가 직시해 해결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윤 당선인이 '디지털 플랫폼 자율 규제'를 언급한 것에 대해 "이미 국회에 온플법이 계류되어 있음에도 우리가 지금까지 주장했던 내용을 무시하고 민간 자율에 맡긴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과한 수수료와 거래 독점으로 꾸준히 논란이 되던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가 나서 온플법 추진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정상 국회수석전문위원은 "플랫폼 규제는 공정위가 나서 이용 사업자를 보호한다고는 했지만 규제가 과도한 나머지 플랫폼 산업 전체에 걸림돌이 됐던 것이 강했다"면서 "윤석열 정부에선 이용 사업자, 소비자 보호 장치가 최소한으로 따라가고, 균형적인 성장을 기본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