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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지킬 앤 하이드' 최수진 "엠마도 인간인데, 충분히 표현하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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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배우 최수진이 국내 최고의 흥행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무대에 드디어 올랐다. 위험한 실험에 나서는 지킬박사를 향해 확신에 찬 사랑을 표현하는, 강한 내면을 지닌 엠마로 열연 중이다.

최수진은 24일 진행한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 참여하게 된 계기, 무대에 서는 소감을 얘기했다. 그가 연기하는 엠마는 선량한 지배계급 지킬박사의 약혼녀로 그에게 무한한 신뢰와 애정을 쏟는 지고지순한 여성이다.

"이번에 먼저 오디션 보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지난 시즌에 루시로 봤었거든요. 하하. 이번엔 엠마만 뽑는다는데 '저 엠마도 하고 싶어요' 그랬죠. 원래 작품 자체를 정말 좋아하고 두 역할 다 기회가 된다면 가리지 않고 참여하려 했어요. 어릴 적부터 늘 연습하던 곡들이라 애정도 깊었고요. 뮤지컬의 좋은 점이잖아요. 한 번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또 올라오면 도전해볼 수 있으니까요. 제 동생(배우 최수영)은 그런 걸 부러워하기도 해요. 지금도 내가 진짜 지킬 하는 거 맞나 싶을 정도로 특별하게 느껴져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 출연한 배우 최수진 [사진=오디컴퍼니 (주)] 2022.03.25 jyyang@newspim.com

최수진의 캐스팅 소식과 함께 엠마의 분장을 한 그의 사진이 공개되자 일부 공연팬들은 '원래 엠마 했던 배우 같다'는 평을 쏟아낼 정도로 놀라운 싱크로율이 돋보였다. 최수진도 "저 역시도 더 잘 어울린단 느낌은 있었다"면서 루시가 아닌 엠마 역에 낙점된 이유를 납득했다.

"엠마 역보단 루시가 저한테 도전같은 느낌이 컸어요. 저는 도전의식이 굉장히 세서 안어울리고 잘 안될 것 같은 걸 늘 해보고 싶어하거든요. 가끔은 왜 진작 어울리는 걸 하지 않았나 싶을 때도 있긴 있죠. 오히려 어울리지 않는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과 고민을 해야 하는 것보다는 조금 마음이 놓이기도 해요."

그럼에도 최수진의 엠마는 수십년을 이어온 공연 속 여느 엠마와는 조금 다른 느낌을 준다. 유난히 지킬박사를 향한 사랑의 확신과 믿음이 가득 느껴지는 인물이다. 나약하거나 누군가에게 기대 살아가는 여자가 아니라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사랑하는 이를 오히려 기대게끔 해주는 강한 캐릭터로 그려진다.

"사실 엠마 역은 그 자리에서 거슬리지만 않아도 평타는 치는 느낌이에요. 분량의 문제가 아니라 인상이 조금 그래요. 당연히 모든 캐릭터가 세야하는 것도 아니고요. 잔잔하면서도 외유내강인 인상을 딱 주기가 어렵겠지만 뭔가 뛰어넘게, 과하게 표현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동시에 아무리 아버지가 애지중지 길렀어도 엠마도 인간인지라 감정표현을 할 수 있죠. 제가 느낀 것들을 충분히 엠마로서, 그간의 베이스를 바탕으로 그 시대상에, 또 인간으로서 어울리게 하게끔 표현할 수 있길 바랐어요. 또 중간에 안나오다 나오면 갑자기 건너뛴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납득가고 적정한 표현 선에서 끊기지 않는 서사를 이어가고 싶었죠."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 출연한 배우 최수진 [사진=오디컴퍼니 (주)] 2022.03.25 jyyang@newspim.com

지킬박사와 엠마의 유일한 로맨스에 부르는 'Take me as I am'은 수많은 배우들이 공연 외의 무대에서도 자주 부르는 프랭크 와일드혼의 명곡이다. 듣는 이들은 즐겁지만 부르는 이들에겐 쉽지 않다. 극중 엠마 넘버는 유난히 음역대가 워낙 높고, 고난이도다. 최수진은 "잘하는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였나?"라는 호평에도 "매일 연습하지 않으면 그 발성을 잊는다"면서 웃었다.

"아직도 스타일에 확신이 없는 편이에요. 제가 쓰던 발성도 아니고 초반에는 하던대로 해도 되지 않을까 했어요. 음악감독님과 시간을 많이 보내고 피드백을 받기도 하면서 작곡가와 창작진들이 생각하고 기대한 부분이 있을텐데 제가 스케치북이 돼서 그림을 그려주는 배우가 돼는 게 맞는 것 같았죠. 될 수 있는 한 원하시는 소리에 비슷하게, 끊임없이 거기로 가려고 노력 중이에요. 연습을 정말 공연 없는 날도 계속할 수밖에 없어요. 하하."

극중 엠마는 지킬박사와 지고지순한 로맨스를 그리는 동시에, 아버지 댄버스 역의 배우 김봉환과 따뜻한 부녀관계를 연출하기도 한다. 현재 함께 열연 중인 박은태, 카이, 전동석, 김봉환과 주고받는 연기 호흡이 어떻게 느껴지는 지를 물었다.

"다들 정말 베테랑들이셔서요. 처음 만나 결혼식 앞둔 커플 연기하는 걸 부담을 갖지 않으려 노력했고 정말 잘 맞춰주셨어요. 은태 오빠는 따뜻한 내면이 느껴져요. 늦어서 너무 미안해하고 쩔쩔매는 행동이 보이죠. 동석이는 오빠에 비하면 오히려 여유가 있어요. '나 왔어, 왜?' 하는듯한 자신감이 느껴지죠. 카이 오빠는 두번 공연했는데 위태롭고 불안한 느낌과 동시에 저를 생각하는 마음이 보여요. 괜찮아 하고 달래주고 싶은 박사님이죠. 부녀신도 오히려 실제보다 무대에서는 더 잘하려고 하는 마음이 있어요. 이 부녀관계가 보통이 아니겠구나 확 와닿거든요. 매번 울컥하기도 하고요. 제 눈높이에서 정말 잘 맞춰주시고 딱 들으면 진짜 아버지 목소리 같아요. 눈물 흘리고 들어가면 놀리면서 달래주시기도 하시고요. 하하."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배우 최수진 [사진=글림아티스트] 2022.03.25 jyyang@newspim.com

수많은 명곡들로 이루어진 '지킬 앤 하이드'에서 가장 좋아하는 넘버로 최수진은 루시와 듀엣 'In his eyes'와 지킬의 'The way back'을 꼽았다. 그리고 오랜 기간 숱한 배우들이 거쳐갔음에도 여전히 모두가 하고 싶어하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지킬 앤 하이드'만의 매력이 무엇인지 물었다.

"듀엣 중에 마주보고 교감하는 게 아니라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얘길 한다는 게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여자끼리 듀엣인 건 말할 것도 없죠. 초반에 두성을 한창 쓰다가 다시 목을 붙이느라고 애를 쓰기도 하고요. 사실 지킬 넘버 중엔 아직 감정이 올라오지 않은 순간의 출발이 '지금 이 순간'이라면 'The way back'은 끝까지 찬 감정을 해소하는 느낌이라 좋아해요. 신의 영역의 도전하는 인간, 또 이중성을 얘기한다는 게 시대와 세대를 불문하고 모두가 좋아할 만한 이야기잖아요. 인간은 항상 한계에 대한 호기심과 욕구가 있죠. 그걸 깊숙히 파고드는 작품이라 생각할 거리가 정말 무궁무진해요. 누군가는 낡았다고 해도 무조건 바꾸는게 맞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극이 그대로여도 보시는 분들이 달라졌잖아요. 불편하게 느끼시는 부분이 있다면 그걸 이야기하는 극이 됐음에 의미가 있죠. 결국은 보시는 분들의 몫인 것 같아요."

최수진이 기존의 엠마와는 조금은 다른 해석과 표현을 가져가는 덕에 결말에 추가된 디테일도 눈길을 끈다. 마지막 쓰러진 지킬을 부둥켜안은 그는 하늘을 노려보는 듯한 시선 처리로 다양한 해석을 낳기도 했다. '맨 오브 라만차'나 '지킬 앤 하이드'같은 대극장 뮤지컬은 물론, 육군 뮤지컬 '귀환', 젠더프리로 참여했던 연극 '오펀스' 등 다양한 도전을 거쳐온 만큼 그의 행보에 주목하는 공연팬들도 상당하다. 

"극중 지킬이 굉장히 지킬이 신을 많이 찾잖아요. 거기 약간 꽂히기도 했고 제가 종교가 있다보니까요. 엠마도 무척 기도를 했겠죠. 이 사람만 지켜달라고 했는데 엠마의 신에 대한 원망이 살짝 보이는 부분이 아닐까요. 다양한 작품을 하고 또 도전해왔지만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건 같이하는 배우들인 것 같아요. '오펀스' 때도 여러 모로 부담이 많았지만 최유하 언니와는 친하단 말이 모자를 정도니까요. 사실 어렵고 못할 것 같은 작품을 일부러 택하고 끝까지 몰아가면서 안주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커요. 아직 지킬의 여정이 많이 남았는데 과해지지 않게 밸런스를 잘 맞추면서 공연을 마무리하고 싶어요. 늘 좋은 공연으로 관객분들께 좋은 에너지를 드리고 또 채워가시길 바랍니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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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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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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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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