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라이브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스타톡] '지킬 앤 하이드' 정유지 "루시의 순수함과 간절함 표현하고 싶었죠"

기사입력 : 2022년04월03일 12:30

최종수정 : 2022년04월03일 12:30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배우 정유지가 한국 최고의 흥행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로 작은 꿈을 이뤘다. 가장 사랑하는 작품의 배역을 따내고, 무대에서 직접 연기하면서 스스로를 더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지나는 중이다.

정유지와 최근 샤롯데씨어터에서 만나 '지킬 앤 하이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뮤지컬 무대에 선지 8년 만에 지난 20년간 김선영, 최정원, 아이비, 윤공주 등 최고의 뮤지컬 배우들이 거쳐간 주연 자리를 꿰찼다. 마치 꿈을 이룬 것처럼 기뻤다는 그는 여전히 흥분이 가시지 않는 눈빛으로 루시의 얘길 꺼냈다.

"뮤지컬 시작했을 때부터 너무 하고 싶었던 역이라 꿈을 이룬 것같은 기분이었죠. 공연 초반에 10번쯤까지는간절히 원하던 무대를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다른 공연이랑 비교도 안되게 떨었어요. 그래도 지금은 조금 즐기면서 할 수 있게 됐죠. 첫공한 날 죽고 싶었어요. 하하. 너무 떨려서 넋이 나가는 느낌이랄까요. 살짝의 긴장감이 무대할 때는 재미도 있고 도움도 되지만 이 순간을 피하고 싶을 정도였죠. 주변에서 정신 차리라고 걱정을 할 정도로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 출연 중인 배우 정유지 [사진=오디컴퍼니(주)] 2022.04.01 jyyang@newspim.com

정유지는 그토록 바라던 역을 막상 만났을 때의 느낌은 생각과는 조금 달랐음을 고백했다. 그는 "제가 본 루시와 연출님이 말해주는 루시가 다른 부분이 있었다. 마냥 불쌍하고 부정적인 감정보다는 긍정적인 표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A new life'에서 에서 '이번엔 다를 거라 믿었어'라는 가사를 두고 데이빗 연출은 '또 버림받았어'라는 느낌보다 '지킬은 나를 일깨워줄 수 있는 사람일 것 같았어' 라는 식의 해석을 말씀하셨어요. 연출님과 가사 얘길 끊임없이 나눴고 어떻게 긍정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죠. 나름대로 생각한 점을 얘기하면 맞다고 얘기도 해주시고. 'Someone like you' 같은 경우도 그래요. 루시 곡이 좀 어둡게 시작해서 밝게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초반 가사도 마냥 어둡게만 표현하지는 않았음 했다고 하셨죠. 그런 부분이 조금 어렵긴 했어요."

정유지 루시에게 유난히 강하게 느껴지는 캐릭터는 '천진난만함'이다. 어쩔 수 없이 비참한 환경에 놓여있음에도 잠시, 희망을 꿈꾸고 그 순간만큼은 어린 아이가 된 듯 해맑은 표현으로 객석을 울컥하게 한다. 어느 정도 그 순수함을 의도한 만큼, 정유지는 주의깊게 알아봐주는 관객들에게 감사했다.

"루시를 보면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워요. 안좋은 환경에서 이런 저런 일을 당하기도 하니까요. 현실에 찌들 수도 있지만 그 안에서도 순수함이 보였어요. 얼마나 아프고 힘든 인생을 살았을까. 얼마나 상처가 많을까. 어릴 때 뭔가를 꿈꿀 때 순수한 마음으로 꿈꾸고 바라는 것과 다 커서 현실과 부딪히면서 이걸 할 수 있을까 의심하게 되는 감정은 정말 다르잖아요. 루시는 스스로 가치없고, 인생을 포기할 수 있을 정도로 절망하다가도 한 순간의 계기로 들뜨고 설레고 앞으로 내 인생을 조금이라도 기대한다는 게 특별하게 느껴지죠. 순수한 설렘, 더 나은 삶에 대한 간절함 같은 걸 많이 생각하며 표현했어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 출연 중인 배우 정유지 [사진=오디컴퍼니(주)] 2022.04.01 jyyang@newspim.com

정유지는 이번 시즌 2차 캐스트에 새롭게 합류하며 박은태, 전동석, 카이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그는 "오늘까지 4번 연속으로 은태 오빠랑만 공연이다"면서 다른 지킬들과 어떻게 연기를 했는지 약간 잊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럼에도 매번 다른 무대에 서는 것처럼 다양한 반응을 해주는 동료들에게 애정을 드러냈다.

"다 처음뵙는 분들이고 제가 스킨십을 하는 신이 처음이라 정말 겁나고 막막했는데 은태 오빠가 정말 편하게 해주셨어요. 리드를 잘해주셔서 안심됐죠. 조금 헤매는 부분 있으면 '이렇게 하면 좋지 않을까?' 얘기도 해주시고. 항상 공연 전에 '이거 한 번 맞춰보자'하고 먼저 말씀해주시니 늘 감사하고 좋아요. 카이 오빠는 같이 뉴캐스트라 연습때 둘이만 할 때가 많았어요. 헤매기도 많이 헤매고요.(웃음) 'Dangerous game' 때 서로 발 밟고. 먼저 따로 더 연습하는 게 어떠냐고 물어봐주셔서 감사했죠. 동석 오빠는 워낙 프로세요. 제대로 맞춰본 게 런스루 때였는데 연습을 많이 해본 것처럼 잘 맞았던 기억이 나요. 개인적으로 지킬이 레드렛에서 루시 봤을 때 끌려하는 느낌이 동석 오빠가 제일 많이 느껴져요. 카이 오빠는 굉장히 이성적이고 은태 오빠는 '내가 왜 이러지?' 하고 당황하는 게 확 느껴지죠."

정유지는 가장 좋아하는 루시의 장면으로는 'Bring on the man'을, 제일 좋아하는 넘버로 'Someone like you'를 꼽으며 걱정이 많았던 'Dangerous game' 신에 대해서도 이런 저런 해석을 들려줬다. 가수로서 활동하며 고수했던 발성을 차츰 뮤지컬적으로 바꿔나가며 했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너무 걱정이 많았어요. 루시의 마음이 잘 드러나게끔 연기를 해야 하니까요. 루시는 사실 그게 마냥 싫은 건 아니고, 지킬을 모르는 상태에서 하이드를 만났다면 이 순간에 빠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는 거죠. 더 나은 삶, 희망을 꿈꾸고 있기 때문에 더 지금이 더 혼란스럽고 하이드가 두려운 것도 있지만 나도 몰랐던 나를 뿌리치지 못하는 걸 두려워하는 거라고. 그런 해석을 혼자 했어요. 발성은 지금도 계속 트레이닝을 받아요. 장기 공연이라 가수 때처럼 '내일이 없다'는 식으로 불러선 안되잖아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는 분도 계신데 제 컨디션 때문에 아쉬운 공연을 한다는 게 용납이 잘 안돼요. 시행착오가 많았죠. '노트르담 드 파리' 때 목을 안다치는 발성을 안쓰고 그냥 하다가 성대가 터진 적도 있었어요. 그때 발성을 꼭 바꾸겠다고 마음을 굳혔죠."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 출연 중인 배우 정유지 [사진=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 2022.04.01 jyyang@newspim.com

뮤지컬 무대에 선 지도 8년이 된 지금, 정유지는 걸그룹으로 연예계에 발을 내딛은 지 10년차를 맞았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면서 심했던 마음고생을 털어놓으면서도 그는 오히려 지난 몇년 간 뮤지컬을 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인정하게 됐다고 얘기했다.

"평소에도 과거에 집착하고 돌아보는 편이고 왜 그랬을까, 자신감을 잃을 때도 있었어요. 그 시기에 '마리 앙투아네트' 마그리드 역을 만났죠. 처음엔 좀 싫었어요. 하하. 성격이나 말투가 좀 이상하고 이해가 안됐죠. 근데 저하고 닮은 점이 많은 거예요. 제 부정적인 감정을 농축해놓은 느낌이라 싫었구나 알게됐죠. 그걸 하다보니 저도, 다른 사람도 다 이해가 가기 시작했어요. 긍정적으로 저를 받아들이고 부정적인 감정도 많이 해소하는 계기가 됐죠. 그 역이 진짜 몸이 힘들거든요. 소리치는 대사에 동선, 분량도 많고 노래도 너무 고난이도라 목소릴 너무 써야 했어요. 평소엔 말도 안하고 공연 말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죠.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보람있고 행복했어요. 그때 응원도 많이 받았고요. 공연을 보신 누군가에게 소중한 마음을 느끼게 해줬다는 게 행복하고 좋았어요.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 덕분에 제가 성장하고 얻은 것도 느낀 점도 많아요. 지금은 다 감사해요."

어떻게 보면 무명 아닌 무명 시절을 지나고 이제는 뮤지컬 무대에서 길을 찾은 느낌이다. 정유지는 가수 시절과 달리 이제는 다양한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며 외적으로든 내적으로든, 배우로서든 가수로서든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얘기했다.

"뮤지컬이 안맞는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어요. 가수로 굉장히 노력해왔었는데 어떤 건 빼고, 또 새로 쌓아가야 했거든요. 뮤지컬은 저한테 어울리는 것만 할 수가 없어요. 음역대가 다를 수도 있고 예쁘게 부르는 창법이 안돼도 해야 할 때가 있죠. 게다가 다 라이브로요. 그동안 노력을 안한 건 아닌데 못하는 사람이 될 때 마음이 힘들었죠. 그래도 루시와 제가 닮은 점도 있어요. 처한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인 것 같거든요. 지킬로 인해서 루시는 나도 가치있는,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이구나. 누군가에게 빛이 돼 준 존재가 될 수 있구나 느끼게 되죠. 저도 주변의 누군가 덕에 나도 못난 사람은 아니구나, 가치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교집합을 가져갈 수 있었어요. 기회만 된다면 할 수 있는 역은 다 해보고 싶어요. 소극장 공연 중엔 '마리 퀴리'를 감명깊게 봤고 '마타하리' '물랑루즈' '보디가드' '아이다' '시카고' 등등. 아직도 도전할 작품이 많아요.(웃음)"

jyy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뉴스핌 '히든 스테이지' 새 얼굴은?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누가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로 얼굴을 알릴까.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종합 뉴스 통신사 뉴스핌이 주최하는 싱어송라이터 경연대회 '히든 스테이지'가 20일 시작된다. 뉴스핌 히든스테이지 사무국은 19일 "본선 진출자로 선발된 24팀(명)의 라이브 영상이 매주 금요일 오후 4시 10분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히든 스테이지'의 본선에 총 24팀(명)이진출했다. [사진 = 뉴스핌DB] 2025.06.18 oks34@newspim.com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히든 스테이지'는 지난달 12일 본선에서 경합하게 될 24팀(명)의 합격자를 발표했다. 개인 221명과 단체(밴드) 82팀 등 총 303명(팀)이 지원해서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 진출자를 가렸다. 올해 대회에는 아마추어와 프로 등 다양한 연령과 이력을 가진 싱어송라이터가 몰려들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지상파 방송사의 오디션 프로그램부터 유재하 음악 경연 대회 등에서 입상한 실력자는 물론 이미 드라마 OST에서 두각을 보인 참가자도 있었다. 본선 진출자들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녹화 경연을 진행한다. 히든스테이지 사무국은 "매주 2명(팀)씩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의 '히든스테이지'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된다"고 밝혔다.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는 '히든 스테이지'는 국내에서는 유일한 온라인을 통한 싱어송라이터 선발 대회다. 9월 첫째 주 금요일 마무리되는 경연이 끝나면 심사위원과 음악 팬들의 평가를 합산해 최종 결선 무대에 나설 톱 10을 선발한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히든 스테이지'의 본선에 총 24팀(명)이진출했다. [사진 = 뉴스핌DB] 2025.06.18 oks34@newspim.com 톱 10이 겨루는 제3회 '히든 스테이지' 최종 무대는 10월 1일 오후 서울 홍릉 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문화 광장에서 공개적된다. 대상(1명)은 500만 원, 최우수상(2명)은 각 300만 원, 우수상(1명)과 루키상(1명)에게는 각 200만 원 등 총 1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상이 주어진다. 본선 진출자 모두에게 포트폴리오로 활용 가능한 라이브 클립 제작, 각종 공연 참여 기회 및 언론 인터뷰 등의 기회가 주어진다. 또 최종 우승자인 대상 수상자에게는 음원 발매를 지원한다. 뉴스핌과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서울특별시·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후원하는 '히든 스테이지'는 대중음악계에서도 이미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는 대회로 손꼽히고 있다. 제1회 대회에서는 대상을 수상한 에이트레인과 최우수상 수상자인 파일럿과 우수상을 탄 미지니가 배출됐다. 지난해 2회 대회에서는 대상에 이찬주, 최우수상은 헤밍·채겸이 차지했다.   oks34@newspim.com 2025-06-19 08:00
사진
[단독] XR '프로젝트 무한' 9월 출격 [서울=뉴스핌] 서영욱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가 확장현실(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Project Moohan)'을 오는 9월 29일 국내 언팩 행사에서 공개한다. 10월 13일 한국 시장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위주의 하반기 전략에서 XR 기기를 새 성장 축으로 더하며 애플·메타와의 차세대 플랫폼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하고 있다. 이번 신제품은 내달 폴더블폰 언팩에서 시제품 전시와 티저 영상 공개로 먼저 시장 반응을 살필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XR 기기 '프로젝트 무한(無限)' [사진=삼성전자] ◆구글과 손잡은 첫 안드로이드 XR 헤드셋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프로젝트 무한'의 언팩과 출시 계획을 구체화하며 막바지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삼성전자가 선보일 '프로젝트 무한'은 구글과의 협업으로 개발된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을 처음 탑재한 제품이다. 이 플랫폼은 삼성과 구글이 지난해 12월 뉴욕에서 공동 개최한 'XR 언락(Unlocked)' 행사에서 첫 공개됐다. 웨어러블용 '웨어 OS(운영체제)' 공동 개발 이후 양사가 또 한 번 OS 차원의 전략적 협력을 확장한 사례다. 프로젝트 무한은 XR 기기의 고질적 문제였던 착용감·콘텐츠 부족·배터리 효율·연산 성능 등의 한계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삼성은 대규모 데이터 분석을 통해 다양한 머리 형태를 반영한 착용 디자인을 완성했고, 시선 추적, 제스처 인식, 대화형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 멀티모달 입력 방식을 전면에 내세웠다. 여기에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Gemini)'와 통합된 자연어 대화 기능까지 더해, AI 기반 개인화 서비스 구현을 강조했다. 김기환 삼성전자 MX사업부 이머시브 솔루션 개발팀장(부사장)은 지난 1월 "플랫폼, AI 모델, 콘텐츠, 단말기 등 모든 기술 요소를 OS 단계부터 통합 개발한 사례"라며 "웨어 OS처럼 안드로이드 XR도 생태계 차원의 성공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드웨어 핵심에는 퀄컴이 설계하고 삼성 파운드리 4나노 공정으로 제조한 'XR2+ 2세대' 칩셋이 들어간다. 고성능 연산과 그래픽 처리 능력, 최대 12개 이상의 카메라·센서 동시 제어 기능이 구현된다. 패스스루(Passthrough) 기능을 통해 현실과 가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몰입형 경험도 지원한다. 또 기존 갤럭시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와의 유기적 연동성도 삼성의 강점이다. 갤럭시 생태계에서 축적된 사용자 데이터를 XR 환경으로 확장, 개인화된 서비스와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후발주자 삼성의 '반전 카드'삼성전자는 XR 시장에서는 후발주자다. 현재 글로벌 XR 시장은 메타와 애플이 양분하고 있다. 메타는 '퀘스트' 시리즈로 지난해 기준 VR 헤드셋 시장에서 77%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저가형 '퀘스트 3S'의 판매 호조로 4분기 점유율이 84%까지 상승했다. 애플도 지난해 '비전프로'로 고급형 XR 시장에 본격 진입했으나, 높은 가격(3499달러)과 콘텐츠 부족 문제로 기대에는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애플 비전프로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43% 급감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가상현실(VR) 헤드셋 출하량은 전년 대비 12% 감소하며 3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VR 콘텐츠 부족, 하드웨어 무게·발열·배터리 지속시간 등 기술적 한계가 성장 정체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기업용 수요는 교육·의료·군사·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중심으로 일정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범용성과 확장성, AI 기반 상호작용 등 차별화된 XR 플랫폼 전략으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특히 기존 안드로이드 개발자 생태계를 그대로 XR로 확장 가능하도록 해 개발 허들을 낮췄다. 기존 모바일 앱 상당수가 수정 없이 XR 헤드셋에서도 실행 가능하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는 출시 초기부터 풍부한 콘텐츠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후발주자의 약점을 보완하는 카드로 평가된다. 구글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 '구글 I/O 2025'에서 삼성전자, 젠틀몬스터와 함께 안드로이드 XR 기반 스마트안경을 연말 출시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구글 유튜브 채널] ◆삼성-구글 연합, '스마트안경'까지 전선 확대삼성과 구글의 XR 협력은 헤드셋을 넘어 차세대 웨어러블 플랫폼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삼성전자, 젠틀몬스터와 함께 스마트안경 개발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했다. 구글 I/O 2025 행사에서 공개된 이 협력 프로젝트는 연말 안드로이드 XR 기반 스마트안경 출시를 예고했다. 이번 스마트안경은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가 통합돼 독립형으로 작동하며, AI 기반 실시간 다국어 번역, 지도 길찾기, 음성 명령, 상황 인식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할 계획이다. 하드웨어는 삼성이, 디자인은 젠틀몬스터가, 운영체제·AI 서비스는 구글이 맡는다. 10년 전 실패로 끝났던 구글 글라스의 한계를 넘어 본격적인 스마트안경 대중화를 겨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2025~2026년을 기점으로 XR·AR(증강현실) 시장이 다시 성장세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는 올해 AR 스마트안경 시장이 반등하며 내년까지 30% 이상의 연평균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생성형 AI 발전과 결합된 'AR+AI' 융합 트렌드가 핵심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출시 전 제품에 관한 일정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 2025-06-18 14: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