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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관광객 94% 급감'...이제 에어비앤비 사볼까

기사입력 : 2022년07월08일 17:32

최종수정 : 2023년06월11일 16:46

한국 외래 관광객수 94% 급감
세계 관광객수 10억명 증발
에어비앤비 주가 최고점 대비 60% 폭락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바야흐로 여행의 계절이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꽉 막혔던 만큼 올 여름에는 여행을 벼르는 사람들이 많다. 여행을 사랑하는 전 세계 14억7천만명의 관광객들은 2022년의 여름휴가를 오래전부터 애타게 기다려왔다. 이런 여행 금단증상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약은 여행치료 뿐이다.

하지만 올해도 여전히 해외여행에는 장벽이 많다.

첫번째 장벽은 까다로운 코로나19 감염 검사다. 미국은 6월12일부터 미국 입국자들의 코로나19 음성확인서 제출제도를 전면 폐지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여전히 해외 입국자들은 비행기 탑승 전 음성확인서 제출이 필요하다. 이 규정이 무서운 게 혹시라도 해외여행 중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완치될 때까지 한국으로 입국이 불가능해 휴가기간이 짧은 직장인들 상당수가 여행을 망설이게 된다. 또 추가적으로 한국 입국 후 3일이내 PCR 검사가 의무사항이라 번거롭다. 다행히 백신 미 접종 해외입국자에 대한 7일간 격리 의무는 폐지됐다.

이런 코로나19 관련 방역 규제는 전 세계 각국이 각각 다르게 적용하고 있어 불편하고 번거로워 여행을 포기하게 된다. 일부 해외 국가는 2차 백신 접종 완료 후 3차(부스터) 접종까지 끝마친 사람에게만 음성확인서를 면제해 주고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장벽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점차 규제가 완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두번째 장벽은 비행기 탑승권 가격의 고공행진이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가 폭등해 2021년말 75달러에 불과했던 WTI 원유가격은 2022년 6월 한 때 120달러를 돌파했다. 이 무시무시한 원유가격 상승으로 비행기 유류할증료가 끝도 없이 치솟고 있다. 한국의 경우 인천공항 야간 비행규제로 비행기 공급마저 급감해 탑승권 가격이 2배 이상 폭등했다. 이 규제가 6월부터 전면 해제돼 항공기 운항대수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지만 여전히 2019년보다 크게 부족하고 시차마저 존재한다. 따라서 항공기 운항이 바로 확 늘어나지는 않아 여름 성수기까지는 높은 탑승권 가격을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다.

문제는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항공사의 모든 비행기 탑승권 가격이 치솟고 있다. 게다가 원 달러 환율마저 1,300원을 돌파해 미국여행을 준비했던 사람들은 특히나 더 높아진 여행비용이 부담이다. 설상가상으로 하반기 경기침체까지 예고돼 오랫동안 해외 여행 규제가 풀리기를 기다려왔던 사람들이 경제적 부담으로 여행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세번째 장벽은 전 세계 항공사와 공항의 심각한 인력난이다. 지난 2년간 대부분의 항공사와 공항은 유례없는 코로나19 전염병의 영향으로 강력한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런데 갑자기 엔데믹이 눈 앞으로 다가오면서 인력난이 심각 해졌다. 여행업계는 다시 직원들을 불러들이고 있지만 폭증하는 전 세계 여행객들을 맞이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공항 직원들도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강행하고 있다.

파리 샤를 드골 공항 직원들은 6월말부터 7월초까지 파업에 들어갔다. 부족한 직원수로 버티던 런던 히스로 공항은 6월말부터 수용 능력보다 더 많은 승객들이 몰려오면서 결국 수하물 처리시스템이 마비돼 버렸다. 이로 인해 항공기 결항, 수하물 분실, 장시간 대기 문제로 난리를 겪고 있다. 이 외에도 많은 공항과 항공사 직원들이 여행 성수기를 맞아 업무에 과부하가 걸리며 파업을 벼르고 있다. 여행객 입장에서 항공기 결항이나 수하물 분실 은 여행 전체를 망쳐 버릴 수 있는 심각한 위험요소다.

◆ 한국 외래 관광객수 94% 급감?

이런 수많은 어려움에도 올해 한국을 떠나 해외여행을 하는 관광객과 반대로 한국을 찾아오는 외래 관광객수는 전년도인 2021년과는 비교할 수 없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관광공사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에 한국을 방문한 외래 관광객수는 1,750만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리고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인해 2020년부터 외래 관광객은 거의 입국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통제됐다. 그 결과 2년뒤인 2021년에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수는 97만명으로 급감했다. 무려 -94%라는 기록적인 감소율이다. 이 정도면 그냥 국가가 완전히 봉쇄된 수준이다.

그런데 이제 코로나19가 끝나가는 엔데믹이 다가오고 있다. 그렇다면 2022년부터는 희망을 가져봐도 될까? 아직 확연한 회복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한국 외래관광객 월별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2022년 1월~5월까지 5개월간 관광객수가 전년대비 70% 급증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외견상은 회복세가 강력해 보인다. 하지만 이는 2021년에 워낙 관광객수가 급감했기 때문에 생겨난 기저효과이자 통계적 착시현상이다.

관광객수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2019년 1월~5월과 비교해 보면 2022년의 관광객 수는 무려 -92% 급감한 수치다. 여전히 한국 외래관광객수는 거의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희망적인 건 7월부터 한국과 일본 상호간에 비자발급이 재개되면서 한국을 찾아오는 일본인 관광객수가 급증할 거라는 낙관적인 전망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한국을 방문했던 일본인은 327만명으로 중국에 이어 한국 외래 관광객 2위를 차지했다. 반대로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그보다 더 많은 558만명에 달한다. 향후 일본과 한국의 관광객 왕래가 과거 수준으로 회복된다면 양국의 관광 시장 정상화에 큰 도움을 될 것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 2년간 마비됐던 한국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까다로운 입국절차를 점진적으로 완화할 계획이다. 물론 코로나19가 확산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팬데믹 기간이었던 지난 2년간 전 세계 관광객수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 코로나19로 전 세계 관광객 71% 급감, 관광시장 붕괴

코로나19는 전세계 관광객들을 동시에 멈춰 서게 만든 무시무시한 전염병이었다. 세계관광기구(UNWT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에 14억7천만명이었던 전세계 관광객수는 2년 뒤인 2021년에는 고작 4억3천만명으로 -71%의 관광객수가 감소했다. 무려 10억명 이상의 관광객이 단숨에 사라져 버린 셈이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관광객은 2019년 대비 2021년에는 무려 -94%의 감소세를 보이며 관광산업이 완전히 붕괴됐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백신 접종이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늦고 병원 인프라가 열악해 엄격한 봉쇄정책을 펼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그에 비하면 유럽지역과 미주지역 관광객 감소율은 각각 -62%로 아시아 지역에 비해 하락폭이 조금 덜했지만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그렇다면 올해 2022년에는 희망을 가져 볼 수 있는 걸까? 세계관광기구(UNWT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분기의 전 세계 관광객수는 1억1,700만명으로 전년도 2021년1분기의 4,100만명 대비 무려 182% 폭증했다. 하지만 이 숫자는 전년도인 2021년 1분기의 관광객수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워낙 작았기 때문에 보여지는 기저효과이자 착시효과에 불과하다.

정상적인 관광객 수로 평가되는 3년전의 2019년 1분기 관광객수와 비교해보면 여전히 -61%라는 심각한 수준의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결론적으로 아직 관광객수의 극적인 대반등은 나오고 있지 않다. 가장 큰 이유가 뭘까? 바로 오미크론 때문이었다. 2022년 1분기는 전 세계적으로 오미크론이 위세를 떨쳤던 시기다. 특히 한국은 1월에 23만명에 불과하던 감염자수가 2월에는 240만명, 3월에는 무려 1,096만명이라는 무시무시한 증가세를 기록했다. 다행히 사망률은 0.13%로 전세계 평균보다 현격히 낮은 수준이다.

전 세계적인 오미크론 유행의 정점은 2022년 1분기였다. 따라서 오미크론이 잦아든 2022년 2분기부터는 관광객수가 급속도로 회복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여름휴가기간인 7월과 8월이 포함된 2022년 3분기는 전 세계 관광객수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동안 꽁꽁 문을 닫았던 한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국가들 마저도 빠르게 국경을 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4월18일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다. 이 때부터 한국인들의 해외 여행지에 대한 검색량이 빠르게 증가했다. 글로벌 여행 검색 엔진 '카약'과 호텔 검색 플랫폼 '호텔스컴바인'이 7월 5일에 발표한 '상반기 여행 트렌드'와 '항공권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4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한국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외국 도시는 방콕이다. 방콕은 5월 1일부터 입국절차를 완화해 PCR 검사 의무를 폐지하면서 한국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어서 괌(2위)과 하와이(4위), 다낭(7위), 호치민(8위), 싱가포르(9위), 발리(10위) 등 전통적인 인기 관광지역인 미주와 동남아시아 지역의 휴양 도시들이 인기를 끌었다.

지난 2년간 해외여행이 억눌려 있던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관광객이 다시 해외여행을 시작한다면 가장 많은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은 과연 어디일까? 바로 에어비앤비가 대표적인 수혜주다. 하지만 그 이전인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전 세계 여행이 마비되던 시기에 에어비앤비는 존폐의 위기에 처했었다.

◆ 코로나19로 최대 위기 맞은 에어비앤비, IPO(기업공개)로 기사회생

에어비앤비는 2008년에 설립된 전 세계 최고의 숙박공유업체로 세계 220개국에 약 400만명의 호스트와 600만개 의 숙소를 활용하고 있으며 사용자수는 1억5천만명이 넘는다. 이렇게 막강한 에어비앤비에게도 2020년 4월은 악몽과도 같은 시기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숙소예약 취소가 폭주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라는 무시무시한 전염병이 전 세계를 강타할 줄은 상상도 못하고 숙소를 예약했던 평범한 게스트들이 비행기가 줄줄이 결항되는 비상상황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예약 취소였다. 이 시기에 전 세계적으로 여행 자체가 완전히 멈춰버렸고 약 80%의 숙소 예약이 취소됐다. 그런데 예약을 취소당한 호스트들이 에어비앤비의 약관대로 예약금액의 50%만 환불해 주면서 게스트들과의 분쟁이 속출했다.

에어비앤비에게는 어렵고 힘든 상황이었지만 더욱 중요했던 건 소비자들에게 보여지는 기업이미지였다. 코로나19는 언젠가 끝나겠지만 소비자와의 관계는 영원하기 때문이다. 소중한 브랜드가치를 지키기 위해 에어비앤비는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예측할 수 없었던 2020년 3월 14일 이전에 5월31일의 기간까지 숙소를 미리 예약했던 게스트들에게 100% 환불정책을 실시했다. 대신 이로 인해 손해를 보는 호스트들에게는 환불금액의 25%를 지원하는 정책을 펼쳤다. 이 정책으로 성난 소비자들을 간신히 달랠 수 있었다. 하지만 에어비앤비는 대량의 예약취소로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창사 최대의 위기 상황에다가 환불금 지원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려 결국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됐다.

그 결과 2020년 2분기 실적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위기를 맞은 에어비앤비는 급기야 2020년 5월에 부채와 주식을 혼합해 1조2천억원(1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는데 금리가 무려 11%에 달했다. 그러고도 자금이 부족해 일주일 뒤 다시한번 1조2천억원(10억달러)의 차입금을 약 9%의 고금리로 추가 조달했다. 동시에 7,500명이었던 전체 직원 중 무려 25%에 달하는 1,900명을 해고하고 임원 급여를 삭감하는 등 생존을 위해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이런 필사적인 노력으로 위기를 넘긴 에어비앤비는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 2020년 3분기와 4분기에 조금씩 실적을 회복해 낸다. 그 후 고금리 차입금을 빨리 상환할 목적으로 아직 여행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2020년 12월에 전격적으로 IPO(기업공개)를 결정하고 나스닥에 신규 상장한다. 이 당시 IPO로 4조2천억원(35억달러)의 자금을 긴급 수혈해 위기를 넘겼다.

◆ 에어비앤비 나스닥 상장 이후 2번의 버블과 붕괴

에어비앤비가 나스닥에 상장할 당시인 2020년 12월에도 여전히 코로나19는 심각했고 여행업종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래서 상장가격 68달러는 너무 고평가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많았다. 그런데 이 시기에 나스닥 시장은 미국 정부의 대규모 유동성공급으로 인한 자산가격 폭등현상으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에 휩쓸려 공모가 고 평가 논란은 쏙 들어갔다. 오히려 상장 후 에어비앤비 주가는 상승에 상승을 거듭해 2달만에 공모가의 3배가 넘는 220달러까지 치솟았다.

역사적으로 볼 때 에어비앤비 외에도 수많은 IPO(기업공개) 기업들의 주가는 상장직후에 적정가치보다 치솟는 경우가 많았다. 락업(주식 보호예수)으로 인해 주식의 공급은 제한적인 데 비해 좋은 주식을 선점하려는 수요가 단기간에 몰려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단기 투자자들까지 투기적으로 매수에 가담하면 주가는 적정가치보다 훨씬 급등하는 경우가 흔하다. 에어비앤비 역시 그랬다.

하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고평가 상태가 오래 갈수는 없었다. 상장 후 6개월이 지난 2021년5월에 락업(주식 보호예수)이 일부 해제되면서 에어비앤비 주가는 고점대비 -36% 하락한 130달러까지 내려온다. 에어비앤비 주가가 다시 기대감을 키우며 상승한 건 2021년 2분기의 눈부신 실적이 발표된 2021년 8월부터였다.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2021년 11월에는 다시 210달러까지 폭등하며 투자자들을 장밋빛 전망으로 들뜨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후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에어비앤비 주가는 7개월간 쉬지 않고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급기야 2022년 6월말에는 엔데맥을 향해 달려가는 우호적인 시장환경과 큰 폭의 매출성장이 기대되는 여름 성수기를 눈 앞에 두고도 주가는 사상최저가인 90달러마저 붕괴됐다. 최고점이었던 220달러 대비 무려 -60% 하락한 의외의 부진이다. 이런 에어비앤비 주가의 추락은 밸류에이션을 감안했을 때 합리적인 시장의 냉정한 평가일까, 아니면 분위기에 휩쓸린 시장의 오해일까?

◆ 에어비앤비의 비즈니스 모델과 코로나19 이후의 변화

에어비앤비의 수익모델은 간단하다. 숙박시설과 여행객을 온라인으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한다. 그런데 에어비앤비가 연결해주는 숙박시설은 호텔이 아니라 개인들이 소유하고 있는 진짜 집이다. 그 중에는 으리으리한 성도 있고 호텔보다 화려한 숙박시설도 존재하다. 어쨌든 기본 개념은 호스트가 자신의 집을 게스트에게 빌려주는 모델이다. 이 과정에서 에어비앤비는 호스트에게 3%의 수수료를 받고 게스트에게는 6%~12%의 수수료를 받는데 평균수수료율은 약 14% 수준이다. 이 단순한 비즈니스가 에어비앤비 사업의 출발점이다. 물론 원한다면 가정집이 아니라 호텔예약도 가능하다.

에어비앤비는 수익모델을 다양화하기 위해 숙박 외 사업을 추가했는데 그게 바로 '체험 사업'이다. 체험사업이란 여행 일일투어, 맛집 투어, 보트 투어, 온천 투어, 박물관 가이드 투어 등 다양한 체험을 연결시켜 주는 사업을 말한다. 실제로 우리가 여행을 떠났을 때 필요한 건 숙박시설만이 아니다. 여행자들은 본인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현지에서의 체험을 원한다. 에어비앤비가 간파한 건 바로 이 막대한 체험 수요들이다.

이런 체험사업의 객단가를 살펴보면 저렴하게는 2만원 수준의 자전거 투어부터 고급스럽게는 20만원이 훌쩍 넘는 와인 체험까지 다양하다. 이 사업 역시 본질은 호스트와 게스트의 연결이며 평균수수료율은 약 20%다. 에어비앤비의 체험사업은 해가 갈수록 매출규모가 커지고 있어 또 하나의 강력한 수익모델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에어비앤비가 의도한 건 아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의 여행문화가 미묘하게 변화한 부분도 있다. 예를 들면 장거리 여행은 과거보다 줄었지만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횟수가 늘어났다. 또 재택근무로 인해 1주일 이상의 중기 숙박과 1개월 이상의 장기숙박 수요도 늘어났다. 장기간의 재택근무는 에어비앤비 입장에서는 새로운 시장 기회였다. 이 시기에 국내 여행의 증가, 집을 통째로 빌리는 숙박형태 증가, 핵심 대도시가 아닌 시골이나 지방지역 숙박을 선호하는 현상이 생겨났다. 이런 예상치 못한 수요증가에 힘입어 에어비앤비는 위기를 넘기고 매출이 증대하기 시작했다.

◆ 에어비앤비의 주요 지표와 성장 가능성

에어비앤비의 주요지표와 매출, 영업이익을 의미 있게 분석하려면 코로나19 영향이 전혀 없었던 2019년과 코로나19의 영향을 심각하게 받았던 2020년, 그리고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회복된 2021년을 비교해 봐야 직관적으로 회사의 상황을 파악하기가 쉽다. 그래서 기본 비교 대상을 2019년으로 해서 2020년과 2021년의 주요지표와 매출액, 영업이익 등을 세분화해 확인해 보자.

먼저 코로나19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던 2019년도의 총 예약금액(GBV)을 분기별로 살펴보자. 2019년2분기의 총예약금액은 11조8천억원(98억달러)이다. 그런데 2020년도에 코로나19가 터지면서 급격한 감소가 진행됐다. 특히 2020년 2분기에는 2019년 2분기 대비 무려 8조원(66억달러)이 줄어든 3조8천억원(32억달러)까지 총예약금액이 급감했다. 감소율이 무려 -67%다. 2020년 1년간 총 예약금액은 전년도의 45조6천억원(380억달러)보다 17조원(141억달러)이 감소한 28조7천억원(239억달러)으로 추락했다.

하지만 2021년에 들어서면서 큰 폭의 총 예약금액 증가가 일어났다. 이 시기는 코로나19로 존폐위기에 처했던 2020년의 총 예약금액보다는 당연히 높았으며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총 예약금액마저 뛰어넘으며 확연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2021년2분기의 총 예약금액은 무려 16조1천억원(134억달러)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2분기의 11조8천억원(98억달러)과 비교해봐도 37%가 급증하는 놀라운 성장율을 보여줬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전 세계 관광객수는 2021년에도 여전히 2019년 대비 10억명 이상 감소한 4억3천만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감소율이 무려 -71%다. 그렇다면 코로나가 완전 정상화돼 전 세계 관광객수가 다시 2019년도의 14억7천만명을 회복한다면 에어비앤비의 총 예약금액은 도대체 얼마나 늘어나게 될까?

에어비앤비의 '숙박과 체험' 예약건수를 살펴봐도 '총예약금액'과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2분기에는 8,390만건의 예약건수를 기록했는데 코로나 타격이 절정에 달했던 2020년2분기에는 무려 5,590만건이 감소한 2,800만건에 그쳤다. 감소율은 -67%로 전무후무한 최악의 기록이다. 하지만 2021년 1년간의 전체 예약건수는 3억60만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의 3억2,690만건을 거의 다 회복했다.

'숙박과 체험' 예약 건수를 지역별로 구분해서 살펴보면 코로나19로 인해 여행 트렌드가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대한 몇 가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먼저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의 각 지역별 예약건수 비중을 살펴보자. 전 세계 관광객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이 43%의 비중을 차지했고 뒤 이어 북미(29%)와 아시아∙태평양(18%), 라틴 아메리카(10%) 순이다. 코로나19가 한참 기승을 부리던 2021년의 연간 총 예약건수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의 3억2,690만건 보다 -8% 감소한 3억60만건이다.

2021년의 지역별 비중을 살펴보면 2019년과는 차이가 많다. 특히 2021년에 북미 지역의 예약건수가 유독 19% 급증한 수치가 눈에 띈다. 코로나시국에 전 세계인들이 북미지역으로 여행을 많이 떠나서 예약건수가 늘어난 걸까? 그것 보다는 미국인들이 해외여행을 포기하고 국내 여행 비중을 크게 높였다고 해석하는 게 합리적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2021년 예약건수가 고작 2,970만명으로 2019년의 5,820만건 대비 무려 -49% 급감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백신 보급시기가 선진국보다 늦어서 국경 봉쇄를 오랫동안 지속한 영향이다. 그런데 예전부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예약건수는 전세계 관광객 비중과 비교해 볼 때 유독 예약건수가 적은 편이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예약건수를 높이는 게 에어비앤비의 장기적인 과제라 할 수 있다.

에어비앤비의 2021년 연간 매출액은 7조2천억원(60억달러)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의 5조8천억원(48억달러)보다 무려 25%가 증가했다.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중요한 건 2021년의 전 세계 관광객수가 여전히 -71%의 감소세를 보였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영업이익마저 코로나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던 2020년의 -4조3천억원(36억달러) 적자는 물론이고 코로나 이전이었던 2019년도의 -6천억원(5억달러) 적자마저 뛰어넘어 2021년에는 5천억원(4억달러)의 흑자로 돌아선 점은 기대이상의 엄청난 실적이었다. 코로나19의 타격에도 불구하고 에어비앤비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명백히 개선되고 있다.

◆ 희망의 2022년 1분기를 넘어 여름 성수기 진입! 흑자는 언제 가능?

에어비앤비의 2022년 1분기 실적발표 결과 희망과 아쉬움이 교체했다. 희망적인 것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고 총예약금도 68% 증가, 예약건수도 56% 증가하며 모든 주요지표가 호조를 보였다. 2022년 1분기의 영업이익은 -60억원(5백만달러) 적자로 2021년 1분기의 -5,364억원(447백만달러)보다는 적자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다. 하지만 아쉬웠던 건 직전 분기인 2021년 4분기에 영업이익은 912억원(76백만달러) 흑자였다는 사실이다. 912억원의 흑자가 -60억원의 적자로 전환됐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는 아쉬움이 큰 실적발표였다.

에어비앤비는 2008년에 창업한 후 충분한 사용자수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왔다. 플랫폼 기업에게 초기의 대규모 투자는 필연적이다. 하지만 기업이 장기적으로 영속하기 위해서는 결국 언젠가는 수익을 내야 한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벌써 창업 14년째인 에어비앤비는 당기순이익 흑자를 안내는 걸까? 아니면 못 내는 걸까? 만약 못 내는 거라면 사업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에어비앤비가 흑자로 전환되려면 총예약금액과 예약건수가 지금보다 훨씬 더 증가해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있다. 바로 평균 숙박 가격(ADR)이다.

에어비앤비의 평균숙박가격(ADR)은 2019년 4분기에 113달러(136,000원)이었으나 지속적으로 상승해 2022년 1분기에는 49% 폭등한 168달러(202,000원)를 기록했다. 여행수요 증가로 사용자의 예약건수가 늘어나면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평균숙박가격마저 상승한다면 에어비앤비 입장에서는 기쁨이 2배가 된다. 따라서 심각한 인플레이션으로 경기침체가 발생하는 수준이라면 문제겠지만 완만한 인플레이션이 진행된다면 오히려 반가운 상황이다. 평균숙박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은 에어비앤비를 흑자기업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핵심 치트키다.

에어비앤비는 코로나19라는 돌발변수로 큰 위기를 겪었다. 물론 지금도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된 건 아니지만 그동안 억눌려왔던 사람들의 여행 욕구가 살아나고 있다. 기존 사용자들이 여행을 시작하고 새로운 사용자들이 에어비앤비로 유입되고 평균숙박가격마저 계속 상승하는 좋은 시절이 지속된다면 에어비앤비가 흑자로 돌아서는 날은 멀지 않아 보인다.

플랫폼기업이 장기적인 투자를 끝마치고 흑자로 돌아서는 시점이 오면 그 이후부터는 탄탄대로다. 이는 아마존닷컴, 페이스북, 구글 등 앞서간 많은 플랫폼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에어비앤비가 모든 비용을 차감하고도 당기순이익으로 전환되는 시점은 과연 언제 올까? 그 시점에 주가는 재평가 받을 가능성이 높다.

◆ 에어비앤비 규제 리스크와 전염병 확산 리스크

에이버앤비 사업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에어비앤비의 가장 큰 약점은 규제 리스크다. 공유민박업은 기존에는 없었던 신사업이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는 초기에 법적 근거가 미약한 게 일반적이지만 에어비앤비는 좀 더 복잡하다. 유럽, 미국, 한국 등 세계 각 국에서 공유민박업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일단 전통 숙박업종인 호텔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호텔은 법에 의해 소방시설과 위생, 건축, 안전기준 등 여러 분야에서 정부의 까다로운 규제 하에 영업한다. 반면 공유민박업은 대부분 개인이 운영하는데 관리감독에 관한 법적 근거가 없거나 형식적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호텔은 비용 측면에서 원가가 높은 데 반해 공유민박업을 운영하는 개인들은 시설투자비용이 호텔보다 적어 가격 경쟁력이 우월하다. 또 공유민박업은 개인 대 개인간 거래라 세금 탈세 가능성도 높다. 물론 이런 문제들이 에어비앤비의 잘못은 아니다. 에어비앤비는 단지 중개를 할 뿐이고 실제 세금이나 안전 관련 의무는 호스트들이 준수해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경쟁의 당사자인 호텔업계나 관리감독 의무가 있는 규제당국이 에어비앤비를 바라보는 시선이 따듯할 수는 없다.

또 다른 문제점은 주요 도시의 임대주택 부족 현상이다. 에어비앤비가 등장하기 전에도 이미 뉴욕, 파리, 런던, 서울 등 전세계 주요 도시들의 임대료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런데 집주인 입장에서는 1년이상의 월세계약보다 에어비앤비를 통한 단기 임대계약의 수익성이 훨씬 높다. 그래서 에어비앤비의 등장으로 과거부터 심각했던 임대주택 부족현상이 더 심화되고 있다.

이런 문제로 인해 세계 주요 도시에서는 자체적으로 에어비앤비 관련 규제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공통적인 부분은 임대 가능한 호스트들의 자격을 거주자들로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또 거주자라 하더라도 연간 렌트 가능일수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규제한다. 예를 들면 뉴욕은 30일, 샌프란시스코는 90일, 파리는 120일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에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에이비앤비 운영자격은 매우 까다로운 편이다. 에어비앤비는 이런 이해관계 충돌로 인해 앞으로도 다양한 규제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또 다른 리스크는 코로나19의 재확산과 새로운 전염병인 원숭이두창의 등장이다. 코로나19의 재 확산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빠르면 8월 늦어도 가을쯤에는 새로운 유행이 시작될 거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많다. 다행히 긍정적인 부분은 치사율이 현격히 낮아졌다는 점이다. 따라서 재유행이 진행되더라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과거와 같은 강력한 봉쇄 정책 보다는 위드 코로나 방식의 완만한 방역정책을 쓸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롭게 등장한 원숭이두창도 문제다. 이미 확진자수가 6,000명을 넘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했다. 이 중 80% 이상의 확진자가 관광객 점유율이 가장 높은 유럽에서 발생됐다. 아직 전염성이 강력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만약 대유행으로 확산될 경우 2022년에도 전 세계 여행산업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에어비앤비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 에어비앤비 주가는 고평가인가? 저평가인가?

에어비앤비는 2020년 12월에 공모가 68달러에 상장됐지만 상장 후 2개월만에 주가가 220달러까지 치솟으며 한 때 시가총액이 170조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2년6월말 기준으로 주가는 90달러까지 폭락해 시가총액은 70조원에 불과하다. 최고점 대비 무려 100조원이 허공으로 사라진 셈이다. 갑자기 궁금증이 생긴다. 과연 에어비앤비의 적정 기업가치는 얼마가 적당할까?

에어비앤비 같이 성장성은 높지만 적자가 지속되는 기업의 가치평가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일반적인 가치평가 지표인 PER(주가수익비율)의 경우 이익을 기반으로 계산되므로 적자기업은 수치 산출이 불가능하다. 이런 경우 보조지표인 PSR(주가매출비율)을 활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PSR을 구하는 공식은 '시가총액/매출액'이다. 이를 에어비앤비에 그대로 대입해 보면 '시가총액 70조원 / 2021년 매출액 7조2천억 = PSR 9.7'이 계산된다. 경쟁회사인 '부킹 홀딩스'의 PSR 6.5와 비교해보면 다소 높은 편이지만 과거보다는 많이 낮아진 수치다.

그런데 과거 최고점이었던 220달러 기준으로 PSR을 계산해보면 무려 25가 넘는 어마어마한 수치가 계산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에어비앤비의 2022년 예상 매출액을 2021년의 7조2천억원(60억달러) 보다 30% 이상 높게 전망하고 있다. 이런 높은 매출성장에 대한 기대가 실제로 현실화된다면 에어비앤비의 PSR 수치는 자연스럽게 낮아질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적자기업인 에어비앤비가 흑자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그 날이 온다면 주가가 재평가 받는 시기가 오게 된다. 앞서간 플랫폼 기업들이 모두 밟아간 정규코스처럼 말이다.

여행 최대 성수기인 7월이 시작됐다. 당신은 혹시 올 여름에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예약할 계획인가? 내가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낸 회사의 주가에 관심을 가진다면 내 주변의 흔한 일상생활에서도 좋은 투자 기회를 찾아 낼 수 있다. 시장이 공포에 빠졌을 때가 가장 싸다는 격언이 있다. 시장이 매일매일 하락하며 투자자들을 공포에 빠트리고 있지만 모두가 아니라고 할 때 나 홀로 다르게 생각하는 역발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에어비엔비가 언젠가는 당기순이익 흑자로 전환할 그 날이 올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면 에어비앤비 주식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자세한 내용은 해당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자.

(촬영·편집·그래픽 : 조현아)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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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이낙연, 대선 출마 시사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24일 자신의 거취에 대해 "어느 것이 이 시점에 국가에 더 보탬이 될까를 판단해서 늦기 전에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이날 뉴스핌TV와의 특별 인터뷰에서 "출마를 하건 누군가를 돕건, 아니면 그것도 하지 않건 몇 가지 선택지 중에서 잘 선택을 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낙연 전 국무총리 이 전 총리는 "국민적 정당성을 가진 국회와 대통령이 마주 달리는 기차처럼 충돌해서 파멸이 온 것"이라며 "이것을 빨리 극복하기 위한 개헌을 주장했지만 민주당에서 개헌을 못하겠다고 하면 공수가 뒤바뀐 내전 상태가 계속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행이 뻔히 보이는데도 이대로 가자는 건 불을 보고 덤벼드는 불나방 같은 어리석은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 전 총리는 "국민의힘은 결연함이나 절박함이 보이지 않고 웰빙을 위해 사는 사교 클럽 같고 민주당은 대중의 생각과는 동떨어진 자기들만의 성에 갇혀서 희한한 짓들을 하는 사교집단 같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대한민국은 침몰할 것이다. 우리 국민들께서 혁명적인 결심을 좀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전 총리는 이재명 민주당 경선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법원의 결정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파기환송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여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의 일문일답]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안녕하십니까? 저는 뉴스핌의 이재창 정치 전문 기자입니다. 오늘은 특별 인터뷰로 준비했습니다. 이낙연 전 총리님 모시고 조기 대선 정국과 한국 정치의 병폐, 나아갈 방향 그리고 개헌 문제 등 다양한 정국 현안 문제에 대해 말씀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낙연 전 총리) 네 감사합니다. -(이 기자) 요즘 화제가 된 총리님 유튜브 영상으로 얘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이 총리님이 개헌연대 국민회의에서 한 연설이 담긴 유튜브 영상이 오늘 제가 들어오기 전에 보니까 113만을 돌파했습니다.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요. 총리님도 놀라지 않으셨어요? -(이 전 총리) 놀랐어요. 바로 첫날 50만 명을 돌파하길래 이게 무슨 일인가 했죠, 굉장히 어리둥절했습니다.제가 처음 한 얘기도 아니고 평소에 계속 해 왔던 얘기인데 그것이 좀 정리돼서 알려지게 되니까 많은 관심을 받게 된 것 같아요. 우리 국민들이 어떤 걱정, 어떤 목마름이 있길래 저같이 보잘것없는 연설에 이렇게 많이 관심을 보여주셨는지 감사하고 또 책임도 많이 느낍니다. -(이 기자) 그날 연설에서 정치 개혁과 사회 통합 그리고 위기 극복 방안 등 상식적인 말씀을 하신 거였는데 그 연설에 왜 그렇게 대중이 좀 열광했다고 보시는지 궁금하네요. -(이 전 총리) 상식에 목말라 계셨던 것 아닌가 싶어요. 대중들이 다들 느끼고 계시거든요. 그런데 현실 정치에서는 자기 쪽은 잘한다고 하고 상대방만 욕하고 있잖아요. 국민들은 양쪽 다 큰일 났다고 생각하는데 정치에서는 그렇지 않거든요. 뭐랄까요? 갭이랄까 괴리가 있어 제가 말씀드린 것이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끄는 데 기여한 것 같아요. -(이 기자) 위기 극복과 정치 개혁, 사회 통합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라면 힘을 합하겠다, 협력할 수 있다 고 개헌 연대나 제3지대 연대를 시사했는데 어떤 특별한 구상을 가지고 계신지요? -(이 전 총리) 그날 얘기를 했었지요. 위기 극복, 정치 개혁, 사회통합 이 세 가지의 과제를 말씀드리면서 각 과제마다 두 가지씩의 구체적인 과제 를 말씀드렸어요. 위기 극복에서는 첫째는 대미 관세 협상을 포함한 주변 4강국과의 관계 안정화 그리고 또 하나가 사법부의 신뢰 회복, 두 번째 정치 개혁은 개헌과 양당의 현재 행태에 대한 비판 그걸 고쳐야 한다. 세 번째 사회통합에서는 통합형 지도자가 필요하고 통합형 정치가 필요하다, 두 가지씩 주었는데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얘기가 진행되길 바랍니다. 그냥 누구니까 도와달라 누구 미우니까 도와달라, 그런 식의 이합집산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이 기자) 이재명 민주당 경선 후보도 강하게 비판하셨죠. "방탄 외에 3년간 한 일이 뭐냐"고 강하게 비판하셨는데요. -(이 전 총리) 방탄 말고 딴 것도 했겠죠. 그런데 방탄을 위해서 워낙 기상천외한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을 하다 보니까 그것만이 국민들 기억에 남게 되는 거잖아요. 한 세 가지를 말씀드리면 하나는 입법 폭주가 있어요. 허위사실 공표죄가 문제가 되니까 그건 뭐 선거법에서 빼버리자라든가 또는 배임죄를 없앤다거나 제3자 뇌물죄가 어떻다든가 이런 식의 과잉 입법 그리고 예산 삭감도 액수 자체는 4조밖에 안 되지만 하필이면 대통령실 검찰 경찰 감사원의 특활비 특공비 이것만 전액 삭감했어요, 굉장히 기분 나쁘게 하는 거잖아요. 일부러 의도했던 것처럼 그렇게 비친단 말이에요. 게다가 뭐니 뭐니 해도 30번에 육박하는 탄핵 시도, 이건 완전히 정부를 마비시키는 결과까지 가져올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런 것이 워낙 강렬하게 인상에 남고 또 국민들의 우려를 자아내다 보니까 다른 것이 덮인 거지요. 그래서 탄핵 말고 국민을 위해서 한 일이 뭔지 스스로 설명해 봐라 하는 질문을 했었죠. -(이 기자) 대법원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 전원합의체에 회부하자마자 회의를 계속 연이어서 열고 있어요. 일각에서는 재판에 속도를 내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있는데요. 대법원 확정 판결이 선거전에 나올까요? 그리고 그게 대선에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이 전 총리) 제가 선거법 재판 2심에서 무죄가 나온 뒤에 대법원이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는 게 좋겠다 그렇게 글을 쓴 적이 있어요. SNS에 발표했는데 그대로 됐습니다. 그래서 일부 네티즌들은 제 예언이 적중했다고 그러는데 점쟁이는 아니고요. 민주당에서는 조희대 대법원장께서 왜 정치에 관여하려고 하느냐 이런 식으로 경계망을 치고 있죠. 제가 보기에는 이런 것 아닌가 싶어요.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존경이 무너졌거든요. 그것을 회복해 놓고 떠나야겠다는 대법원장님 나름의 절박한 마음이 있었지 않나 싶어요. 정치에 또는 선거에 영향을 안 주는 것도 미덕일지 모르지만 그런 자세 때문에 사법부 불신이 이렇게 생긴 것 아니에요. 특히 조희대 대법원장님 전임 대법원장 시절입니다마는 대법관 매수 의혹이 번졌는데 아무 조사도 없이 그냥 흐지부지 넘어갔단 말이에요. 이런 것들이 쌓여서 법원의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 특히 가까이서 보면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의 진퇴 파면 여부를 상당히 신속하게 절차적인 시비를 받아가면서까지 8 대 0 전원일치 파면이라고 결정해서 굉장히 국민들의 수긍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헌재에 비하면 대법원은 많이 점수를 까먹었어요. 그동안에는 정치적 사건만 놓고 보면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 파면, 법원은 이재명 대표 심판 이런 일을 맡았다. 그러면 법원 쪽은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 않고 질척거리는 그리고 간간히 나오는 판결이 이상하다 이런 것들을 냈지 않습니까? 그래서 아마도 대법원장님 입장에서는 떨어진 사법부의 위상을 회복해 놓고 떠나야겠다 이런 생각을 가졌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제가 법원의 일을 함부로 예측하는 건 옳은 일이 아니지만 파기환송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기자) 만약에 파기환송이 나온다면 선거에 영향을 미칠까요? -(이 전 총리) 여론에는 영향을 주겠죠. 그러나 출마 자격을 당장 빼앗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법원으로서는 그 선으로 가지 않나 싶어요. 그런데 이제 고민이 있습니다. 파기환송이면 다시 고등법원 갔다가 다시 대법원까지 올라오잖아요. 그러면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이라고 그럴 거란 말이에요. 이 무죄 추정 얘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무죄 추정 말하는 거 좀 염치없는 짓 아닌가요? 과거에는 기소만 돼도 출마를 못 한다거나 1심 유죄 판결 받으면 출마를 못 한다거나 이랬었어요. 그것이 그 당시에 무죄 추정을 몰라서 그랬겠습니까? '일반 국민들보다 더 높은 도덕성을 갖겠습니다' 이런 다짐 아니었겠어요? 그런데 그냥 재판을 마냥 미루면서 무죄 추정을 가지고 영업을 한단 말이에요. 그건 정말 염치없는 짓이라 생각해요. 원래 무죄 추정이라는 것은 힘없고 약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인데 권력자들이 무죄 추정을 가지고 그 방탄을 삼으려고 그러는 건 거듭 말씀드리지만 몰염치한 짓이다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이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실용주의를 강조했습니다. 자기는 대통령이 되면 이념에서 탈피하겠다 이런 말씀도 하셨고요. 진보 보수 가리지 않고 장관도 기용하겠다 이런 말씀도 하셨어요. -(이 전 총리) 그분의 말씀은 잘게 떼에서 보면 다 그럴싸한데 모아서 보면 앞뒤가 안 맞아요. 예를 들면 친일파도 문제 삼지 않겠다고 했는데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헌법재판관들 누구 누구 을사오적 되지 마라 또 조금 마음에 안 들면 이완용이다 이렇게 몰아가고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또 친일파 문제 삼지 않겠다 그러면 어느 쪽 말을 믿어야 되는 것이냐 그런 의문이 생기는 것이고요. 그리고 또 하나 민주당 내에 극좌 세력을 공천으로 다 정리했다 이런 비슷한 말을 했다는 건데 그건 또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어요. 오히려 그 비명횡사한 사람들이 더 합리적이고 중도적일 겁니다. 그런데 그걸 이렇게 뒤집어버리잖아요. 안타깝죠. 세금은 깎아주겠다고 하면서 돈은 많이 풀겠다고 말한다든가 이게 앞뒤가 안 맞는 얘기거든요. -(이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소됐어요. -(이 전 총리) 안타깝지요. 저는 결백하시리라 믿지만 꽤 오래된 일이 이제 하나씩 진행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마는 현행 헌법 생긴 뒤로 8명의 대통령이 있었거든요. 8명 중에 4명이 감옥 갔고요. 2명은 아들이 감옥 갔고요. 한 분은 퇴임 후에 검찰 수사를 받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셨고 그런 불행한 일을 겪지 않은 단 한 분의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이었는데 그분마저 이렇게 되는 게 굉장히 안타깝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 기자) 지난 3년간 정치가 극단적인 대결로 치달았습니다. 민주당은 압도적 의석을 앞세워 법안과 탄핵 등을 막 밀어붙였죠. 여권은 대통령 거부권으로 맞서는 악순환이 계속됐어요. 이런 대결 정치가 결국은 대통령 비상계엄과 탄핵이라는 비극적인 결과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 전 총리) 그렇죠. 쉬지 않고 윤석열 대통령을 압박했죠. 거대 야당이 그 방법은 제가 아까 말씀드린 대로 과잉 입법 또 무리한 예산 삭감 또 줄탄핵 이런 것 등등으로 쉬지 않고 압박을 했는데 그런다고 해서 계엄으로 대처한 것은 그분의 미숙함이고 어리석음이지요. 대통령도 뭔가 망상에 사로잡힌 나머지 오판을 한 걸로 보이는데요. 하여튼 그 결과를 놓고 보면 이런 사태 불행한 사태가 왔어요. 간단히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국민적 정당성을 가진 두 권력기관이 충돌한 거지요. 국회도 국민이 투표로 뽑은 거고 대통령도 국민이 투표로 뽑은 건데 둘이서 마주 달리는 기차처럼 충돌해가지고 이런 파멸이 온 거지요. 이것을 빨리 극복하기 위해서 저는 개헌을 주장했습니다마는 민주당에서 개헌을 못하겠다 그러면 이런 상태를 계속 끌고 가자는 얘기예요.잘못하면 공수만 바뀐 내전 상태가 계속될 수도 있다 그런 얘기 아니겠어요? 그런 불행이 뻔히 보이는데도 이대로 가자는 건 불을 보고 덤벼드는 불나방 같은 어리석은 처사지요. 그래서 이 기회에 말씀드리면 그런 불행을 끊기 위해서라도 개헌과 새로운 체제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 기자) 지금 대선전이 한창입니다. 민주당은 이재명 경선 후보가 거의 90% 안팎의 득표율로 사실상 후보 확정 수순으로 들어가는 거 아닌가 이런 느낌이고요. 국민의힘은 이제 4강이 결정된 상황인데 당내 일각에서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출마해야 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모두 비정상적으로 보입니다. -(이 전 총리) 양당이 모두 굉장히 병적인 거예요. 좀 과장되게 비판을 하겠습니다. 양쪽 다 사교하고 관계돼요. 국민의힘은 사교 클럽 같아요. 민주당은 사교 집단 같아요. 사교의 한문이 틀릴 겁니다. 예컨대 국민의힘은 뭐 결연함이나 절박함이 보이질 않아요. 그냥 정치 자영업자들 그때그때 생계나 웰빙을 위해서 보따리 싸가지고 왔다가 때 되면 돌아가는 그런 식이예요. 민주당은 일반 대중의 생각이나 감각과는 동떨어진 자기들만의 성에 갇혀서 희한한 짓들을 하고 있잖아요. 그런 것이 계속되면 불행은 계속될 것이고 대한민국은 침몰할 거예요. 이번에 대선을 기해서 우리 국민들께서 혁명적인 결심을 좀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떤 분들은 그걸 중도 혁명이라고 표현하던데요. 이름이 뭐든 간에 극단을 배제하고자 하는 혁명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 기자) 이번 대선에서 역할을 하실 생각이 있습니까? -(이 전 총리) 뭔가 국가에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야 그냥 놀아도 좋은 나이가 됐다고 생각합니다마는 국가의 혜택을 많이 받은 사람으로서 이런 위기를 보고도 외면하고 혼자 안일함을 추구하면 그건 도리가 아닌 것 같아서 뭔가 국가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 기자) 국가적 위기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이제 파탄 난 정치가 아닐까 싶은데요. 근본 원인은 뭐라고 보십니까? -(이 전 총리) 올해 들어서 국제적인 평가가 이렇게 나왔어요. 미국의 포브스가 세계 각국의 국력 평가를 했는데 대한민국이 6등으로 나왔거든요. 1등 미국, 2등 중국 3등 러시아 4등 독일 5등 영국 6등 대한민국 7등 프랑스 8등 일본 9등 아랍에미리트 연방 연합 10등 이스라엘 이렇게 나왔을 거예요. 그건 해방 이후 80년 동안 온 국민들이 피땀 흘려서 이룩한 아주 금자탑 같은 성취죠. 그런데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산하 기관인 EIU가 해마다 각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평가하는데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 우리가 완전한 민주주의 라고 평가받았는데 이번에는 결함 있는 민주주의로 평가받았어요. 그 당시에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는 아시아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수준을 1등으로 뽑았는데 지금은 일본이나 대만한테도 밀리는 걸로 나옵니다. 또 하나가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 산하에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가 각국의 민주주의를 평가했는데 대한민국은 독재가 진행되는 나라로 분류해 놨어요. 이걸 다 합치면 국력은 세계 6위인데 민주주의도 떨어지고 독재가 진행된다. 이 얘기는 지난 80년 동안 국민들이 피땀 흘려서 이룩한 이 성취를 정치가 허물어뜨리고 있다는 얘기가 되겠죠.  작년 가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으신 3명 중에 한 분의 책에도 한국 얘기가 많이 나와요. 그분이 이랬어요.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양대 정당이다. 도무지 타협할 줄 모르고 극단으로 가는데 왜 그러냐하면 양당 모두  강경파와 온건파가 있기 마련인데 둘이 섞어놓으면 강경파가 이겨요. 양쪽 다 강경파가 이기다 보니까 강대강의 충돌만 생기잖아요. 그래서 이걸 정치인들의 각성으로 개선한다는 건 백일몽 같은 얘기일 거고요. 다당제로 가야 됩니다. 그래서 어느 쪽이든 마음대로 못하고 제3세력, 제4 세력의 동의를 얻어야만 정치가 이루어지게끔 하면 극단 대결의 정치는 끝날 수 있을 거예요. 삼김 시대, 그게 13대 국회일 겁니다. 4당 체제였는데 그때가 안건 합의 처리 비율이 가장 높았어요. 김재순 국회의장이 '이것은 황금 황금분할이다' 이렇게 표현할 정도였거든요. 안철수 씨 국민의당에 있었을 때 3당 체제, 그때도 합의 처리 비율이 높았어요. 그런데 이제 양당 체제가 되고 어느 한쪽이 지나칠 만큼 거대한 의석을 갖게 되면 힘을 주체를 못하고 힘을 써요. 그러다 보니까 날치기가 나오고 무리한 법이 나오고 그래서 정부는 또 거부권으로 대응하고 거부권이 30번이 넘었을 겁니다. 이게 말이 안 되죠. -(이 기자) 한때 안철수 의원이 주도한 국민의당이라는 게 있었잖아요. 의석 40여 석 가까이 좀 얻은 적이 있죠. 호남에서 돌풍도 일으켰고요. 안건 처리 비율도 높았다고 하는데 국민들이 왜 이렇게 양당에 집착을 했을까요? -(이 전 총리) ox 문제에 지나칠 만큼 익숙해진 거죠. 아군과 적군으로 구분하고 마구 증오하고 적대하는 그런 문화가 생기면 그 어느 쪽엔가 속해서 가는 것이 편할 수 있잖아요. 그리고 좀 중재하려는 사람들을 무슨 회색분자다 사쿠라다 이렇게 모멸을 해버리지 않습니까? 그러면 대한민국 정치는 영원히 타협도 없고 그냥 강대강의 대결만 생긴다는 얘기인데 그 점에서는 우리 언론이나 우리 국민들도 조금 생각을 바꾸실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기자) 요즘 정치가 3김 시대보다도 훨씬 못한 퇴보를 거듭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 전 총리) 그렇습니다. 3김 시대는 정치가 참 좋았었죠. 그때는 좋았는데 왜 지금은 나쁜가, 역시 리더십이죠. 지도자가 어떤 분이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덕을 많이 봤죠. 그쪽에서 많이 죽을 쓰니까 이쪽의 잘못이 덮여지는 그래서 적대적 공생 관계라는 말도 있었는데 그런데  덕이 아니라 부담도 생겼을 거예요. 윤석열 정권을 겪고 나서 많은 국민들은 지도자가 어떤 사람이냐는 게 굉장히 중요하구나 이걸 깨닫게 되신 것 아닌가 싶어요. 제가 최근에 그런 말을 하는데요. 어떤 친구가 저한테 해준 소리예요. 대한민국이 제대로 되려면 보수는 보수해야 되고, 진보는 진보해야 된다, 그 말을 하더라고요. 무슨 얘기냐면 보수라는 게 지키는 건데 과거에 좋았던 것도 지키지 못하고 모두 파괴해서 지금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오히려 나쁜 것만 더 득세하고 있다. 그래서 보수는 전통적으로 지켜왔던 가치 이런 걸 지켜라, 그게 보수고 진보는 그들이 먼저 진보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퇴보하고 있지 않냐, 당신들부터 진보해 봐라 그 얘기입니다. 그럴싸한 말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이 기자) 제가 언젠가 보수쪽 4선 5선 중진 의원들께 보수의 가치가 뭡니까? 답을 못해요. 보수의 가치를 모르는 분들이 보수 세력의 중심에 있으니 보수의 가치가 지켜질까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 전 총리) 그렇죠. 보수는 품격 신뢰 이런 것이겠죠. 미국에서 재미있는 조사가 한 번 있었어요. 길을 걸어가는데 어떤 어려운 사람이 도움을 청한다. 그 사람을 보수가 더 잘 도울까? 진보가 더 잘 도울까, 이런 조사를 했는데 보수가 더 잘 도운다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어요. 저는 뜻밖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조사 결과에 대한 해설을 보면 진보는 이렇게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은 국가가 할 일이지 왜 내가 하냐라고 생각하고 보수는 이건 개인의 문제다. 내가 돕겠다 이렇게 한다는 거예요. 뭐든지 좋습니다. 좋았던 것은 지키고 퇴행적인 것은 시정하고 이래야 발전이 있을 텐데 그냥 눈앞의 이익에만 매몰되고 특히 선거에 뭐가 더 이익이냐 이것만 생각하다 보면 한없이 상대 측을 적대하고 증오하고 모멸하고 이런 유혹을 떨칠 수가 없을 거예요. 그거 안 되려면 뭔가 좀 온건하고 합리적인 세력들이 있어야 되는데 그걸 죽이고 있지 않습니까?네 -(이 기자) 보수의 가치는 자유고 진보의 가치가 평등이죠. 그래서 보수는 자유시장 경제, 선택적 복지, 능력에 따른 기회 평등 등을 추구하고 진보는 평등이다 보니까 경제 민주화, 보편적 복지, 평준화 교육을 추진하잖아요. 그런데 보수는 그런 자유의 가치를 좀 많이 망각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고요. 정치가 올바로 굴러가려면 양날개가 온전해야지 나를 수 있는 건데 한쪽 날개가 망가지면 다른 쪽 날개도 망가져 파탄 나는 거지 않습니까. 지금 우리 정치가 그런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전 총리) 맞아요. 자유 말씀을 하셨는데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자유를 무지하게 여러 번 외쳤지만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니까 공허하게 끝나버린 거죠. 공연이 이념 전쟁만 불러일으키다가 끝나버린 것 아닙니까? 그래서 보수건 진보건 대단히 죄송한 얘기지만 공부 좀 해야 돼요. -(이 기자) 총리님은 요즘 술 드세요?  -(이 전 총리) 전혀 한 방울도 안 한 지가 한 9개월 정도 됐습니다. 건강상의 이유인데요. 제가 술 안 마시니까 국가 경제가 더 나빠진 것 같아요. 제가 2년 7개월 13일 국무총리 하면서 끝날 때쯤 막걸리협회 감사표를 받았잖아요. 밖에 나가서 자기 돈 내고 먹는 것은 통계로 안 잡히는데 총리 공관에서 예산으로 막걸리를 사오는 것은 통계에 다 잡히거든요. 통계에 잡힌 것만 보니까 막걸리를 2년 7개월 동안 99종류 6971병을 마셨더라고요. 행사용이지요. 그래서 그 업계에서는 굉장히 초기부터 유명해졌어요. -(이 기자) 제가 왜 이 질문을 드렸냐면, 요즘 여야 국회의원들이 밥도 같이 안 먹는답니다. 술은 고사하고 밥도 같이 안 먹으니 정치가 풀리겠습니까? 일각에서는 같은 당에 있어도 계파가 다르면 밥도 안 먹는대요. 정치가 망가진 이유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전 총리) 그렇습니다. 제가 초선 재선할 무렵만 해도 국회 국정감사가 특히 야간에 많은데요. 그게 끝나면 밤 10시든 11시든 한잔씩 하고 헤어지거든요. 그냥 삼삼오오 이렇게 어울리는데 당과 관계없이 제일 선배가 술값 내주고요. 그리고 이 의원 오늘 좋았어 뭐 이렇게 칭찬해주면 좋잖아요. 그런 일들이 있었는데 지금 이렇게 된 거 참 안타깝지요. 제가 총리할 때 야당 지금 국민의힘이죠. 야당이나 여당이나 원내대표의 임기가 1년이라서 원내대표가 바뀌면 그 원내 부대표들도 바뀌어 가지고 10여 명씩의 단체가 생기잖아요. 민주당은 제가 초청하면 다 오셨는데 국민의힘은 2년 7개월 동안 원내대표가 세 분 나왔어요. 김성태 원내대표만 저의 초청에 응해주고 나머지 두 분 얘기할까요? 나경원 정우택 원내대표는 거절해 버리더라고요. -(이 기자) 그게 그렇게 힘든 걸까요? 이런 퇴행적 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사실 정치 개혁이라는 게 너무 공허한 얘기가 될 것 같아요. 밥도 못 먹는데 무슨 쟁점 현안에 대해서 절충하고 타협이 되겠어요? -(이 전 총리) 지금 양당제인데요. 저는 4당 체제쯤 됐으면 좋겠어요. 보수도 온건파 정당이 생기고 진보도 합리적인 정당이 생기고 그래가지고 완충지대가 있으면 좀 나아질 것 같다 생각하고요. 총리가 저녁 먹자는데도 안 오는가 그런 것을 죄악시하는 문화가 있어요. 자기들끼리만 어디 우물에 갇힌 것처럼 자꾸 생각을 그쪽으로 몰아가고 자기들끼리 또 확인하고 그러니까 점점 더 괴상해지는 거죠. (하)편에서 계속   leejc@newspim.com 2025-04-2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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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주니어, 내주 방한…정용진 초청 [서울=뉴스핌] 남라다 조민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다음주 한국을 방문한다. 이는 사이가 각별하다고 알려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23일 재계 등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다음주 중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그는 방한 후 정용진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을 만나 트럼프 정부와 가교 역할을 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지난 18일(현지시간) 워싱턴을 찾은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가운데)이 트럼프 주니어(왼쪽)와 만나 부인 한지희씨(오른쪽)를 소개 후 반갑게 사진을 찍었다. [사진=신세계그룹]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은 '절친'으로 알려진 정용진 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한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유예했지만,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수출기업과 유관 단체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정 회장이 지난주 미국을 찾아 트럼프 주니어와 만나 한국 기업들의 우려를 전달하며 방한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다음 주, 트럼프 주니어가 정용진 회장 초청으로 방한해 국내 주요 기업 인사를 만날 예정"이라며 "일정하고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mkyo@newspim.com 2025-04-2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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