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곧 사라질 '바구니 문화'에 대한 마지막 보고서...국립민속박물관 '엮고 담다'

기사입력 : 2022년08월09일 14:29

최종수정 : 2022년08월09일 14:29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플라스틱 바구니가 등장하기 이전 한국 대표 생활용구였던 바구니를 중심으로 우리의 생활문화를 살펴보는 『엮고 담다: 바구니를 통해 본 한국의 생활문화』 조사보고서를 발간하였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내놓은 바구니 문화 보고서 '엮고 담다'. 2022.08.09 digibobos@newspim.com

청바지, 소금, 인형, 부엌 등 2013년부터 진행되어 온 물질문화 비교민속조사의 일환으로 추진된 바구니 조사는 바구니의 역사와 의미 변화, 제작 과정, 쓰임까지 바구니를 둘러싼 문화적 맥락을 총체적인 관점에서 조망하였다.

바구니는 짚, 풀, 나무 등을 엮어 물건을 저장하고 운반하기 위해 만든 전통 그릇이다. 바구니는 특수한 설비가 없어도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식물과 엮는 기술만 있다면 누구든 만들 수 있다. 일단 재료를 선택하고 나면 형태와 크기를 제작자의 의도에 따라 결정지을 수 있어 바구니에는 기후, 지리적 환경과 사람들의 생활, 관습이 반영된다. 바구니는 인간을 중심으로 한 자연-인간-문화의 상호작용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매개체이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광주리 제작 과정 [사진=국립민속박물관] 2022.08.09 digibobos@newspim.com

우리 땅에서 자생하는 식물 중에서 바구니 만들기에 적당한 것을 선택하여 채취하고, 각각의 특성에 알맞게 가공한 다음, 용도에 맞게 엮기까지 바구니 제작의 전 과정은 조상의 지혜가 담긴 전통지식의 보고(寶庫)이다. 

풀과 나무로 엮은 바구니의 쇠퇴는 단순히 생활용구의 소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식물에 관한 민속지식, 제작기술, 제작도구, 바구니 분류체계 등 바구니를 둘러싼 모든 전통지식의 소멸을 의미한다.

더욱이 힘든 작업을 배우려는 사람이 없어 바구니의 전승 상황은 불투명하다. "나 죽으면 이거 누가 할 사람 없어"라는 바구니 제작자의 말처럼, 구전으로 전승되는 바구니 제작과정은 고령의 제작자들이 타계하고 나면 사라질 것이 자명하다. 이렇듯 바구니는 하루 빨리 조사되고 기록되어야 할 우리의 소중한 문화적 자산이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동구미 제작 과정 [사진=국립민속박물관] 2022.08.09 digibobos@newspim.com

이번 조사보고서에는 볏짚, 댕댕이덩굴, 왕골, 대나무, 버들, 싸리 등 대표적인 바구니 재료의 채취에서부터 바구니 완성까지, 기존 자료에서 단편적으로 기록해온 바구니 제작의 전 과정을 한 권에 수록하였다.

과거 필수 살림살이로 여겨졌던 바구니는 현재 민속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장식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근현대를 거치며 지속적으로 변화해온 바구니의 의미는 상품화와 공예품화의 두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재료대가 거의 들지 않고 노동집약적 생산이 가능했기에 바구니는 산업기반이 부족하던 시기 부업으로서 수익 창출의 수단으로 급부상한다. 가내 사용 목적이 아닌 판매용 바구니는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형태로 제작되어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버들고리 제작 과정 [사진=국립민속박물관] 2022.08.09 digibobos@newspim.com

한편 산업화와 공업화가 진행되면서 화학소재 바구니가 보급되는데, 기존의 자연소재 바구니는 값이 싸고 관리가 용이한 플라스틱 바구니로 대체되고 수요를 잃은 바구니는 향토의 풍취가 느껴지는 공예품으로 인식되기에 이른다. 더욱이 값싼 수입산 바구니가 유입되면서 비교적 고가의 국내산 바구니는 실생활에서 이용하기에는 부담스럽기에 실내를 장식하는 수단으로 이용된다.

물건을 저장하고 담는다는 바구니의 용도는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 같지만 문화적 의미는 상이하다. 바구니에 새로운 가치가 부여되고 그 의미가 변해가는 과정은 현재의 바구니의 모습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바구니는 가볍고 견고하다. 또한 주변에서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로 만들기 때문에 파손되어도 교체가 용이하다. 이런 특성으로 인하여 오랜 세월 동안 생활 전반에서 한국인이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연대가 백 년이 넘는 유물은 드물다.

다만 문헌에서 국가 의례나 민간에서 사용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으며, 가장 오래된 기록은 『삼국사기』의 바구니 제조 관청인 '양전(楊典)'에 대한 기록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약 850점의 풀과 나무로 엮은 바구니 유물을 소장하며, 이번 보고서에서는 쓰임별로 바구니를 분류하여 설명한다.

digibobos@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딥시크 부당하게 데이터 수집했을 수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는 중국 딥시크(DeepSeek)가 부당하게 회사의 데이터를 수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는 딥시크가 오픈AI 기술로 생성한 데이터를 사용해 자체 시스템에 비슷한 기술을 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I 업계에서 훈련에 사용되는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 기법은 흔하지만, 오픈AI는 서비스 약관에 같은 시장에서 경쟁할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픈AI의 시스템이 생성해 낸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픈AI의 리즈 부르주아 대변인은 NYT에 보내 이메일에서 "우리는 중국의 조직들이 미국 AI 모델을 복제하기 위해 디스틸레이션으로 알려진 것을 포함한 방법을 사용해 활발히 작업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딥시크가 부적절하게 우리 모델을 디스틸레이션 했다는 징조를 검토하고 있고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면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딥시크는 지난주 R1 모델을 내놓으며 전 세계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믿어온 실리콘밸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딥시크는 R1 모델 개발에 단 2개월의 시간과 600만 달러 미만의 자금이 소요됐다고 밝히며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무색하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딥시크의 개발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 기업들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원 인사청문회에 나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딥시크가 도난당한 미국 기술과 첨단 미국 반도체를 활용해 저렴하게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이 AI 분야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에 대한 미국 표준과 유사하게 글로벌 표준을 창출하기 위한 모델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 챗GPT와 딥시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1.28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5-01-30 03:07
사진
여야, 설 이후 전력망법 등 입법 본격화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설 연휴 이후 국회의 민생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여야는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포함한 주요 에너지·산업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여객기 참사 특위)'와 국정협의회 등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저물고 있다. '푸른 용의 해' 우리는 더 높게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랐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4·10 총선 결과로 22대 국회의 '여소야대' 국면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등 물가 상승까지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까지 쉴 틈 없는 아픔의 연속이었다. 다가오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기운으로 우리 모두가 꺾이지 않고 희망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서울달에서 바라본 국회 모습. 2024.12.31 mironj19@newspim.com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첨단산업 에너지 3법(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해상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회동을 마친 뒤 "지난해 11월에 합의했던 법안이 있다"며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법안 63건 중 본회의에서 통과된 게 24건이고, 나머지 법안 39건은 아마 더불어민주당도 합의 처리하는 데 특별한 그것(이견)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정부 차원의 개입으로 전력망 구축 사업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민간사업자가 주도하던 해상풍력 사업을 정부 주도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고준위 방폐장법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영구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다만 에너지 3법과 함께 '미래 먹거리 4법'으로 불리는 반도체산업 특별법은 '주52시간 근무제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두고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다음 달 초 토론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국회 특별위원회도 활동을 이어간다. 여객기 참사 특위는 오는 2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여야는 국정협의회 가동을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해 마련된 국정협의회는 지난 9일 첫 실무회의를 열고 참석자 및 공식 명칭 등을 확정했다. 협의회 참석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4명이다. 그러나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의회는 사실상 좌초된 상태다. 양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정협의회 실무 협의를 진행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여야가 설 이후 본격적인 민생 행보에 나설 경우 협의회 가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정부-국정협의체 실무협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실무협의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2025.01.09 pangbin@newspim.com rkgml925@newspim.com 2025-01-29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