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한기정號 공정위 앞에 놓인 2가지 숙제

기사입력 : 2022년09월16일 12:03

최종수정 : 2022년09월16일 13:43

새정부 출범 130일 만에 공정위원장 임명
공정위, 규제완화 기조 속 해결과제 산적

[세종=뉴스핌] 김명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을 임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새 정부 출범 130일 만에 수장을 맞이하게 됐다.

야당의 반대로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했지만 오랜 기간 위원장 공백 사태로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질 대로 떨어졌던 공정위로서는 조직을 다잡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다만, 한기정 신임 위원장과 공정위 앞에 놓인 과제들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가 시장의 자율을 중시하면서 공정위의 위상이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한 편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맞춰 공정위의 역할과 기능이 더욱 고도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 기업 봐주기 vs 규제혁신 사이 균형 찾기

공정위는 새 정부 출범 후 달라진 정책 기조에 따라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현재 경제정책 기조를 민간·시장·서민 중심으로 바꾸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제부처인 공정위도 그 흐름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2022.08.19 hwang@newspim.com

한기정 신임 공정위원장이 취임과 함께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사안 역시 '규제 완화'다. 대통령실이 밝힌 한 위원장 발탁 배경 중 하나가 '시장주의 경제원칙을 존중하는 법학자'다.

한 위원장도 앞서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민간의 창의와 혁신이 더욱 필요하다"며 "공정거래를 우리 경제의 상식으로 바로 세워 시장의 효율성과 역동성을 담보하겠다"고 밝혔다. 창의, 혁신, 효율성, 역동성 등 그가 사용한 단어 속에 새로운 공정위의 지향점이 모두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공정위의 규제 완화 정책은 이미 시작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의 입점업체 '갑질'을 막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을 추진했으나 현 정부는 이를 자율 규제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논의하기 위한 민간기구가 지난달 출범했다.

공정위는 또 최근 대기업그룹 총수의 친족 범위를 '혈족 6촌·인척 4촌 이내'에서 '혈족 4촌·인척 3촌' 이내로 축소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데 이어 기업집단국 내 지주회사과를 폐지하기로 하는 등 대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아울러 사건 조사 과정에서 기업의 방어권을 강화하고, 의무고발 요청 기한을 설정하는 등 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를 두고 야당은 '기업 봐주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 출신의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규제 완화는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 "공정위가 경쟁 제한 행위는 막고 환경·사회 등 필요한 규제는 강화해서 규제 혁신을 향한 오해를 불식시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공정위의 시급한 과제에 대해선 "경제 체질을 바꾸는 게 중요하므로 시장구조 개선 정책을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면서 "독과점 산업에서 경쟁을 촉진하고 신성장 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산업 진흥 부처와의 갈등 조율 역량 키우기

공정위는 일반 규제 기관으로서 산업 전 분야를 다룬다. 그 때문에 다른 부처와 갈등을 자주 일으키고 있다. 특히 산업 진흥에 힘써야 하는 부처와는 사사건건 충돌하기도 한다.

지난해를 예로 들면 공정위는 해양수산부와는 해운사들의 운임 담합 사건 제재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 공정위 사무처(검찰 격)가 지난해 5월 HMM(옛 현대상선) 등 국내외 23개 해운사에 공정거래법을 위반해 최대 8000억원의 과징금 부과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심사보고서(공소장 격)를 보낸 사실이 알려진 후부터 논란이 시작됐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사진=뉴스핌 DB] 2021.11.12 jsh@newspim.com

공정위는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지만 해운산업 발전도 고려해야 하는 해수부로서는 방어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공정위 전원회의(법원 격)를 거치면서 과징금 규모가 900억원대로 대폭 줄어들었으나 그 과정에서 부처 간 갈등이 노골적으로 표출되는 문제를 야기했다.

공정위는 농림축산식품부와는 삼계, 토종닭, 오리 등 가금산물 관련 담합 조사를 두고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공정위는 중소벤처기업부와도 긴장 관계에 놓여 있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등 분야에서 중기부와 일정 부분 업무가 겹치는 데다 '의무고발제' 운영을 두고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의무고발제는 공정위가 고발하지 않은 사건에 대해 중기부가 다른 이유로 고발을 요청하면 공정위가 의무적으로 검찰에 고발해야 것을 말한다. 공정위는 중기부가 사건 처리가 이뤄지고 1년 넘게 지나 뒤늦게 고발을 요청하는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온플법 추진 과정에서 규제 권한을 두고 방송통신위원회와 다툼을 벌였다. 검찰과는 전속고발권 문제로 오랜 기간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인 총수 지정 이슈와 관련해 산업통산자원부와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공정위와 타 부처와의 갈등 양상은 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유연한 법 집행과 원칙에 따른 엄격한 법 집행 사이 선택의 기로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여겨진다.

한 공정거래법 전문 변호사는 "공정위의 규제 대상이 특정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다른 부처와 부딪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공정위가 이러한 갈등을 조율하는 역량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dream78@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