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채권형 ETF' 15종목 상장
금리 인상되자 고금리·저변동성 선호
변동성 낮은 '단기채' 인기...거래대금↑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글로벌 증시 불안정성이 높아진 가운데 안전 자산인 채권 수요가 늘면서 ETF 시장에서도 채권형 상품의 몸집이 불어나는 추세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 상장한 채권형 ETF는 총 15종목이다. 지난해 6종목, 재작년에 5종목이 상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국내 증시에서 거래되는 채권형 ETF 개수는 총 73종목이다.
채권형 ETF의 급증은 최근 국내외 금융당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맞닿아 있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채권의 표면금리도 오르는데, 변동성이 낮은 데다 고금리 매력을 갖춘 채권에 투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채권형 ETF는 주식매매와 같이 거래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들어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는 만큼 자산운용사들은 경쟁적으로 채권형 ETF를 내놓고 있다. 지난 8월에만 총 8개의 채권형 ETF가 출시된 바 있다.
김해인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 모두 채권형 ETF 또는 채권을 활용해 헷지, 자산배분 효과를 강조하는 ETF들이 많아졌다"며 "상반기에 미래산업, 성장주 중심의 테마형 주식 ETF, 액티브 ETF가 다수 상장됐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지난 8월 채권형 ETF를 100% 편입할 수 있는 재간접 펀드와 ETF, 만기가 있는 채권형 ETF 출시를 허용한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향후 채권형 ETF 시장이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채권형 ETF의 증가와 맞물리며 순자산총액도 증가 추세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연초 10조원을 밑돌던 채권형 ETF의 순자산은 우상향 추세를 보이다 지난 9월 들어 15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3개월 새 늘어난 순자산만 2조억원대다.
반면 같은 기간 주식형 ETF의 자산총액은 대부분 감소세로 나타났다. 코스피와 같은 국내 시장 지수, 업종별 ETF에서 순자산이 5000억원 규모로 감소했다. 자산 가치 자체가 감소한 이유도 있지만, 투자전략·섹터 유형 ETF의 경우 설정액보다 환매액 규모가 더 컸다.
채권형 ETF 상품 중에서는 만기가 짧은 단기채 ETF로 '머니 무브'가 심화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이례적으로 3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75%p 인상)을 밟으며 금리 인상 기조가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변동성이 큰 중장기채보다는 단기채에 투심이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월 거래대금이 가장 높았던 채권형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단기채권PLUS'였다. 한 달간 거래대금만 2조2885억원에 달했다. 그 뒤는 ▲TIGER 단기통안채(2조1718억원) ▲KBSTAR 단기통안채(1조5433억원) ▲KODEX 단기채권(6597억원) ▲HANARO 단기채권액티브(4942억원) 순이었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