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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푸틴 메신저...우크라 평화중재안은 내통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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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령지 병합 전부터 중재안 홍보"
"크림반도 물길 차단 어떻게 알았나"
"푸틴 보복 두려워 크림반도 스타링크 요청 거절"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빅 맨'(big man·중요 인물)들의 자아를 갖고 논다. 그들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식을 심어주는 데 실상은 이들이 푸틴의 메시지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사람들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러시아와 푸틴 세계관에 대해 가장 잘 아는 미국 전문가로 저명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유럽‧러시아 담당 고문 출신의 피오나 힐 부르킹스연구소 선임 외교정책 연구원이 17일(현지시간)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유럽·러시아 담당 고문 출신의 피오나 힐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외교정책 연구원. [사진=블룸버그]

힐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러-우크라 평화중재안을 찬반 투표에 부친 것을 두고 "머스크가 푸틴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 매우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머스크가 지난 4일 트위터에 공개 투표로 부친 평화중재안은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우크라 점령지 4곳에서 유엔의 감독 아래 주민투표를 재실시해 주민들의 뜻이 병합에 반대라면 러시아는 철수한다 ▲크림반도에 대한 물 공급 보장 ▲우크라의 중립국 전환을 골자로 한다.

특히 그는 "크림반도가 1783년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크림 반도를 합병한 이래 러시아 영토의 일부였으며, 옛 소련 지도자인 니키타 흐루쇼프의 실수로 통치권이 우크라에 넘어간 것"이란 지난 2014년에 크림반도 강제 병합 당시에 러시아가 했던 주장을 그대로 읇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4일 게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중재안 찬반 투표. 2022.10.04 [사진=트위터]

힐의 주장은 가히 충격적이다. 미국의 대표 전기차·민간 항공우주 업체의 CEO이자 세계 최고 부호인 머스크가 우크라 전쟁과 관련해 푸틴과 내통했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때는 저명한 정치학자이자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의 창업자인 이언 브레머 회장의 폭로로 머스크가 '푸틴의 입'이란 논란이 한창 제기되던 때다. 브레머는 머스크가 해당 트윗을 올리기 약 한 달 전, 머스크 자신이 푸틴과 우크라 전쟁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했었다고 세상에 터뜨렸다. 

물론 머스크는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 "푸틴과 대화한 것은 딱 한 번이었고 그마저도 18개월 전이며 대화 주제는 우주였다"고 트위터로 반박했지만 브레머 회장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는 듯 "머스크는 푸틴, 크렘린궁과 직접적으로 우크라에 대해 대화했다고 나한테 알렸다. 또한 그는 나에게 크렘린궁이 설정한 레드라인(red line·양보할 수 없는 한계점)들이 무엇인지 알려줬다"고 맞트윗, 이에 머스크는 "그 누구도 브레머를 믿어선 안 된다"고 응수한 바 있다.

◆ 점령지 합병 전에도 언급한 중재안...머스크는 '물 공급 차단' 어떻게 알았나 

힐이 머스크를 소위 푸틴의 대변인으로 지목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머스크가 푸틴의 우크라 점령지 병합 전부터 평화중재안을 제기했다는 점 ▲둘째, 크림반도 물 공급 보장을 중재안 항목에 포함한 점 ▲셋째, 푸틴은 영향력이 큰 인물이 자신의 대변인 역할을 하게끔 심리적으로 조종하는 데 능한 점 등이다.

머스크는 지난달 미 콜로라도주 아스펜에서 열린 비공개 컨퍼런스에서도 평화중재안을 언급했는데 "당시 그는 크림반도로의 물 공급을 보장해야 한다며 헤르손과 자포리자란 특정 지역을 지목해 협상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푸틴이 해당 지역들을 병합한 9월 30일 이전에 나온 발언"이라고 힐은 말했다. 

이어 그는 "이는 매우 구체적인 언급인데, 실제로 헤르손과 자포리자는 크림반도로 향하는 모든 물 공급을 통제하는 지역으로, 크림반도는 원래부터 건조한 반도다. 대수층(帶水層·지하수를 품은 지층)이 존재하지만 강물이 없다. 크림반도는 헤르손주 수로를 통해 오는 드니프로 강물 의존도가 클 수 밖에 없는데 머스크가 이를 알리가 만무하다"고 설명했다.

우크라 정부는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 후 이곳으로 향하는 수로를 차단하고 있지만 이는 공개적으로 알려진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2019.06.13 [사진=로이터 뉴스핌]

당시 컨퍼런스에 참석한 이들도 마치 머스크가 크렘린궁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듣고 자신의 생각이라며 제언한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CNN방송이 취재한 한 컨퍼런스 참석자는 "머스크의 평화중재안은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고 루한스크와 도네츠크를 준(準)독립 공화국으로 두면서 크림반도로 향하는 수로를 막지 않는다는 것으로 나는 이해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머스크의 평화중재안 내용을 듣고 그가 "크렘린궁과 소통하고 있다는 것이 명확해졌다"며 "머스크가 제안한 평화중재안은 실제로 크렘린궁 안에서 지지받는 협상안"이라고 알렸다. 

◆ 푸틴의 전형적인 수법...'영향력 큰 인물을 매개로 지지 여론 모으기'

힐은 머스크를 푸틴의 각본에 따라 움직이는 말이라고 표현했다. 러시아 정보기관 KGB 요원 출신답게 "푸틴은 자주 머스크와 같은 유명한 사람을 매개체로 여론을 떠보고 자신에게 유리한 정치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능하다"는 분석이다.

그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이 지난 5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서방이 우크라 전쟁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 것도 푸틴과 직접 소통한 후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형적인 푸틴의 수법이다. 이번에 그 대상이 머스크란 게 놀라울 따름이다. 머스크는 엄청난 트위터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고 러시아 내에서도 테슬라, 스페이스X 우주 프로그램과 스타링크로 가장 인기가 많은 남자란 설문 조사 결과도 있다. 이와 동시에 머스크는 우크라에 스타링크 인터넷을 제공하는 등 서방의 우크라 지지에 매우 중요한 일부를 도맡고 있다. 이는 다른 말로 머스크는 국내·외에서 엄청난 레버리지(leverage·영향력)가 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좌)이 과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전 총리와 로마 공항에서 만난 모습.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하다. 2019.07.04 [사진=로이터 뉴스핌]

서방에 영향력이 큰 머스크가 우크라 지원을 돌연 중단하고 평화중재안을 꺼내든다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과 우크라 정부에 직접적으로 위협이 되는 행동이다. 기본적으로 푸틴은 머스크를 활용해 평화중재안을 위한 외교적 절차를 단축하고 자신이 원하는 중재안 조항을 열거, 지지 여론 모으기를 하고 있다. 미국인들이 우크라 정부에 영토를 포기하게끔 설득하는 것을 기대하는 노력"이라고 힐은 설명했다. 

지난 13일 CNN방송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미 국방부에 스타링크 우크라 지원을 더는 할 수 없다며 국방부에 비용을 청구했다. 스타링크 서비스 제공에 따른 비용을 지속적으로 짊어질 수 없어 미 국방부가 자금 부담을 해야 한다는 요구인데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향후 1년간 서비스 비용 4억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처음에는 그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무상 제공한 서비스이고, 사업가인 이상 장기간 큰 손실을 감당하기엔 어려워졌을 수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위성 인터넷 지원을 돌연 중단하기로 한 머스크의 결정은 최근 불거진 '푸틴의 메신저' 논란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브레머의 증언에 따르면 머스크는 몇 주 전 우크라 정부로부터 크림반도에 스타링크 인터넷 제공 요청을 받자 덜컥 겁이 나 요청을 거절했다. 브레머는 "머스크는 아마도 푸틴으로부터 직접적인 위협을 걱정하는 듯 보였다"며 "그는 인터넷 위성에 잠재적으로 지장을 초래할  러시아의 사이버 능력을 언급했다"고 귀띔했다. 

머스크는 푸틴의 메신저일까, 아니면 인도주의 보다 회사 이익을 우선시하는 평범한 사업가일까. 당장 정답을 찾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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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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