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증권·금융 증권

속보

더보기

[기자수첩] 위기 연속 증권사, '사실무근' 소문 없었다

기사입력 : 2022년11월10일 16:26

최종수정 : 2022년11월10일 17:54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시장 이기는 선수 없다."

최근 증권가에서 다시 언급되는 얘기다.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경기침체 위기가 드리우며 자금시장도 빠르게 경색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가 8~9월 신문 경제면을 달궜다면, 10~11월은 회사채 시장이 타깃이다. 레고랜드부터 둔촌주공, 흥국·DB생명, 한전채 등 다양한 이름이 오르내렸다.

김준희 금융증권부 기자

지난해 억대 성과급을 받았던 선수들도 시장 앞에 고개를 숙였다. 특히 부동산 PF의 위기는 올 하반기로 들어 증권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모두가 알고 있지만 누가 나서서 얘기하는 순간 위기는 현실이 되고, 시장이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도, 선수들도 발만 동동 구르며 알아서 위기가 지나가기를 바랐다.

비밀은 여의도 밖에서 터져 나왔다.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법원에 강원중도개발공사(GJC) 회생 신청을 내겠다"고 밝히면서다. GJC는 춘천 레고랜드 운영사다. 당초 강원도 보증으로 레고랜드 PF 대출 기반 채권이 발행됐는데, GJC가 이를 상환하지 못하자 지자체마저 "빚을 갚지 않고 부도 처리하겠다"고 했다. 안전하다고 여겼던 지자체 채권마저 무력화되면서 채권 시장이 망가졌다. 부동산 PF의 위태로운 현실도 재조명됐다.

현실을 고려하면 터질만한 일이 터졌다. 금리 상승, 원화 약세 시기에는 채권 시장도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다만 레고랜드를 시작으로 신용 문제까지 불거지며 악재를 키웠다. 자본시장의 중심에 있는 증권사도 올해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었다. 증시 부진에 따른 거래대금 급감과 채권손실평가 확대, PF딜 감소 등의 영향으로 실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와 비교하면 평균이 반토막이다. 여기에 향후 PF 부실이 추가로 드러난다면 주관사를 맡았던 증권사들의 실적 타격도 커질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자 증권가에서는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소리가 나왔다. 케이프투자증권이 이미 출발선을 끊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법인영업과 리서치사업부를 폐지하고 투자전문회사로 조직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두 부서 소속이었던 임직원 30여명 가운데 일부가 일자리를 잃었다.

구체적인 감축 계획이 담긴 '증권가 구조조정 리스트'도 시장을 휩쓸고 갔다. 초대형 증권사, 올해 유일한 흑자행진을 이어간 증권사도 명단에 올랐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부동산 PF 대출 비중이 높아 지라시에 포함됐을 뿐, 구체화된 감축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지라시에 담긴 분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이 실적을 이유로 1년 계약직이었던 채권구조화팀 6명에 대해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IB(투자은행) 부문을 조직개편할 예정인데, 이 과정에서 감원 가능성이 거론된다. 성과중심주의가 뚜렷한 증권가에서 '계약연장', '조직개편'은 매년 있었다지만 전반적인 분위기가 냉랭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밖에도 자기자본 10위권 증권사 두 곳에서 비용 감소, 계약 만료 등으로 인력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문이 돈다.

일각에서는 이번 구조조정의 화살을 부동산 PF부서로 돌리기도 한다. 특히 "주식과 채권은 사이클이 있다지만, PF는 부문별한 딜 소싱이 문제였다"고 꼬집었다. 부동산 호황기에는 통했던 고수익 고위험 대출 등이 위기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를 외치던 회사도 결국은 돈 버는 PF쪽 목소리를 들으며 위기 대응을 뒷전으로 미루더라"며 "다른 부서에서 보기에는 위험한 딜들도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징후 없는 위기는 없었다. 꼬리를 타고 올라가보니 '근거 있는 소문'도 상당했다. 위기 발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올 때마다 어느 누가 '사실 무근'이라고 당당할 수 있을까.  

zunii@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