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 미국·북미

속보

더보기

미국과 사이 틀어진 사우디, 中과 밀착...빈 살만-시 주석 만난다

기사입력 : 2022년12월05일 17:04

최종수정 : 2022년12월05일 17:04

"시진핑, 7~9일 사우디 방문...아랍 정상회의 참석"
美안보 의존 탈피...中방산으로 자국서 무기 생산
원유 위안화 결제 논의 나올지 관심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018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의혹과 석유 감산 문제를 놓고 미국과 관계가 틀어진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과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공고히 하는 모양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사우디의 초청으로 오는 7~9일 수도 리야드를 방문, 중국·아랍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사우디의 실질적인 통치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및 총리를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악수하고 있다. 2016.09.04 [사진=로이터 뉴스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 주석이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과도 만날 계획이며, 다른 사우디 왕족들과의 만남도 이뤄질지는 미지수이지만 양국은 자유무역부터 원전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협력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측은 아직 시 주석의 리야드 방문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서방 언론들은 기정사실로 보도하고 있다. 시 주석의 사우디 방문이 성사된다면 6년 만이다.

로이터 소식통들은 시 주석과 중국 대표단이 사우디를 비롯한 아랍 국가들과 에너지·안보·투자 부문에서 수십개의 합의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자국에서 '제로 코로나' 항의 시위가 빗발치는 가운데 시 주석이 사우디 방문을 강행하는 것은 미국이 오랫동안 패권을 유지해온 중동 지역에서 중국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은 사우디에 자국 주도의 브릭스(BRICS) 참여를 적극 권유하고 있다. 브릭스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경제 5국 협의체로, 중국은 미국과 서방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 쿼드(Quad) 등을 견제해 브릭스 외연 확장을 모색해왔다. 시 주석이 이번 방문에서 빈 살만 왕세자에게 다시 한 번 사우디의 브릭스 참여 지지 의사를 밝힐 지 주목된다. 

이스라엘 라이흐만대 아바에반 국제외교연구소의 중국·중동 전문가 게달리아 애프터먼은 "미국의 중동 영향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은 모두가 안다"며 "(중국이) 10m씩 사우디로 전진한다면 이는 단순한 승리가 아닌 2배의 거승이다. 왜냐하면 이는 동시에 그만큼 사우디가 미국에서 멀어진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 안미경중(安美經中)...사우디가 '줄다리기' 외교 택한 이유 

미국은 사우디의 핵심 안보 동맹이다. 지난 1974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와 군사원조를 대가로 달러로만 원유를 거래하는 데 합의하면서 '페트로달러'가 탄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석유-달러 결제 시스템은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가치를 유지할 수 있게 했다. 대부분의 국제상품 계약도 달러 표시다. 

주먹인사 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러다 미국이 셰일오일 순수출국이 되면서 중동이 전략적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게 됐고, 사우디는 소홀해지다 못해 무관심한 미국의 태도에 분노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한 바 있다.

미국은 군사원조를 약속했지만 정작 사우디가 도움이 절실할 시기에 무기 공급이 끊겼기 때문이다. 사우디 접경국 예멘은 시아파 이란 정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과 내전을 하고 있다. 이란과 이슬람 시아파 세력은 수니파 맹주 사우디의 오랜 앙숙인데, 올해 3월 중순 후티 반군은 사우디 아람코에 미사일 공격을 했을 만큼 직접적인 안보 위협이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1월부터 사우디에 대한 무기 판매를 중단한 상황. 

당시 바이든은 '사우디편' 외교 정책을 다자주의에 근거한 중동 균형 외교로의 전환을 발표하며, 예멘 내전 악화에 따른 민간인 피해 증가 우려를 무기 판매 중단 이유로 들었는데 사우디로써는 뒤통수를 맞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바이든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 파기한 핵합의(JCPOA) 복원을 위해 이란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고, 지난해 8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WSJ가 취재한 사우디 정부 관리들은 전했다.

미국의 군사원조 의존에서 탈피해 자국서 무기를 생산할 필요성을 느낀 사우디는 중국에 손을 내밀었다. 지난해 12월 사우디가 중국으로부터 미사일 생산 기술을 이전받아 탄도미사일을 자국에서 생산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고, 올해 3월에는 중국전자과기집단공사(CETC)와 드론 자국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은 지난해 사우디 수출 원유의 27%를 차지하는 최대 고객이다. 시 주석과 빈 살만이 양국 간 원유 거래시 위안화 결제 논의를 할지 관심이다. 양국은 일부 원유 공급건에 대해 위안화로 결제하는 방안을 지난 6년 동안 논의해왔지만 올해 들어 논의의 진전이 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글로벌 석유 판매의 80%가 달러로 거래되고 있는데 사우디가 하루 약 620만배럴의 원유를 위안화로 결제한다면 '페트로 위안'의 입지가 급격히 커질 것이라고 WSJ는 내다봤다. 

중국은 사우디의 최대 교역국이기도 하다. 유엔 소비자무역통계국에 따르면 2021년 양국의 무역 규모는 412억8000만달러로 미국-사우디 간 160억9000만달러의 2배 이상이다. 사우디가 페트로 위안를 고려할 만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을 마친 후 단독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2.11.17 photo@newspim.com

◆ 중국 외 러시아, 태국 등과도 외교 다각화 박차

사우디는 중국 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의 외교 다각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RIIA)의 닐 퀼리엄 연구원은 미국은 이란의 공격을 억제하는데 있어 핵심 안보 동맹이지만 미국은 '지는 해'(waning power)여서 "러시아와 중국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길 간절히 원한다"고 주장했다.

RBC 캐피털마켓츠의 헬리마 크로프트 글로벌 상품전략리서치 이사는 "사우디가 관계 재정립을 하는 듯한 모양새다. 그들은 '사우디의 미래는 어디에 있는가'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며 "사우디는 점차 다각화된 관계를 추진하고 있고 그들은 동방에서 미래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방을 견제하는 제2 경제대국은 중국이고 서방의 제재를 받는 OPEC+ 파트너국인 러시아도 동방에 있다. 석유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경제 다각화를 추구하는 '비전2030' 중심에는 아시아가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빈 살만은 방한 후 다음 행선지로 태국으로 향했는데,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투자부 장관은 방콕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과 자동차 조립공장을 방문했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사우디는 태국과 전기차 생산과 재생에너지 부문에서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알팔리 장관은 "우리는 이미 아시아에 수출하기 위한 재생에너지와 그린·블루수소, 암모니아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사우디는 조만간 태국의 그린수소 프로젝트 등에 향후 100억달러(약 13조원)를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wonjc6@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