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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범모 관장 "문체부 감사 결과 미숙지…미술관 혁신안에 반영할 것"

기사입력 : 2023년01월11일 08:56

최종수정 : 2023년01월11일 08:56

윤범모 관장 문체부 감사 결과 언론 통해 알게돼
문체부, 미술품 구입절차 무시·갑질 문제 등 제기
미술관, 한류 미술 증진·서울관 10주년 맞이 축제 준비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이 미술품 구입 절차 무시 등 16건 부당 업무 처리와 관련한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결과와 관련해 "감사 결과 내용을 아직 숙지하지 못했지만 이후 숙지해 미술관 운영에 큰 자산으로 삼고 혁신안을 만드는데 좋은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윤범모 관장은 10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영상관에서 열린 '2023년 전시 및 중점사업 공개' 발표 자리에서 전날 문체부가 발표한 국립현대미술관의 감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올해 새롭게 기획되는 전시 소개와 미술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는 감사에서 지적된 미술관의 잘못된 운영 방식에 대해 관장이 해명하는 시간이 됐다. 미술관 측도 이러한 상황에 난감해 했다.

◆ 윤범모 관장, 감사 결과 미숙지…추후 혁신안에 반영

[과천=뉴스핌] 정일구 기자 =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이 9일 오전 경기 과천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열린 '백남준 효과' 언론공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백남준 효과'는 비디오 아트 선구자 백남준(1932~2006) 작가의 예술적 성취와 영향을 조명하는 대규모 기획 전시다. 이번 전시는 오는 10일부터 내년 2월 2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진행된다. 2022.11.09 mironj19@newspim.com

윤 관장은 "감사 지적을 당해 안타깝고 열심히 하라는 채찍과 격려로 알겠다"면서도 "문체부 감사 결과를 언론을 통해 먼저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사 문제는 현재 해당 부서에서 검토를 시작했고 종합적 검토를 바탕으로 저를 비롯한 해당 부서에서 개선할 것은 개선하고 재심의를 요구할 게 있다면 재심의를 요구할 것"이라고 답했다.

윤범모 관장은 언론을 통해 문체부의 감사 결과를 접했다고 했다. 10일 문체부에 따르면 국립현대미술관에 감사 결과 통보는 오전 9시, 언론 보도는 11시였다. 문체부 감사실 관계자는 "9일 통보했기 때문에 관장 보고는 시간이 걸렸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정감사 과정 중 '의견청취'에서 피감기관의 입장을 듣는 단계가 있으며 이 과정에서 기관의 입장이 반영되기도 한다. 윤 관장은 감사 결과를 받아들이고 혁신 과제에 참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미 '의견청취' 과정에서 미술관의 입장을 전하고 감사 결과를 인지했을 터. 언론을 통해 결과를 접하고 숙지하지 못했다는 점은 다소 의문스러운 부분이다. 

문체부 감사실에 따르면 '공공감사법'에 따라 감사 결과는 공개하게 되어 있으며 공개 방식은 홈페이지, 언론 등 다양하다. 현재 미술관의 감사 결과는 언론을 통해 공개돼 문체부 홈페이지에는 게재돼 있지 않다. 감사실 측은 뉴스핌에 피감기관의 감사 결과 언론 공개는 과거 '최숙현 파문'의 대상이었던 대한체육회의 결과도 보도한 바 있다고 밝혔다.

◆ '다다익선' 논란, 문제될 것 없어…작품 구입 '업무 효율화' 위해 인원 조정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MMCA 라이브 X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공연이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진행됐다.[사진=국립현대미술관] 2022.12.12 89hklee@newspim.com

미술관의 공개 발표회 전날인 9일 문체부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조직 관리와 업무 전반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 16건의 위법·부당한 업무처리를 했다고 발표했다.

문체부의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국립현대미술관은 작품 수집 과정에서 일반구입과 경매구입 절차 규정을 어겼는다. 작품 구입 관계자 인원수를 축소해 다양한 의견 조율의 기회를 없애고 정보를 카톡방에서 공유하는 등의 일이 드러났다.

또한 국고에 반납해야 할 수익금 3200만원을 직원 격려금으로 임의 집행하고, 직장 내 갑질 사태도 확인됐으며, '다다익선' 전시를 놓고 직장 내부에서 의견 조율이 되지 않아 전시·관리에 필요한 전시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작품 일부가 고장 난 채 전시된 문제도 조사됐다. 아울러 국립현대미술관 유튜브 채널이 해킹당했을 당시 문체부 본부에 보고하지 않는 등 기관장으로서의 직무가 소홀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윤 관장은 이번 감사에서 '다다익선'이 왜 부각됐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다다익선'은 정확히 말하면 수리 진행중"이라며 "언제 어느 모니터(CRT)가 불이 나갈지 몰라 불 꺼지는 것에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관장이 취임했을 2019년 '다다익선'은 미술관 소장품이 아니라 설치물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철거도 가능했지만 원형 보존에 초점을 맞춰 더이상 생산되지 않는 CRT 모니터까지 국내외에서 공수해 어렵게 원형을 구현하기 위해 애썼다는 거다. 그러면서 "3년간 그 어려운 재가동을 위한 노력을 했고 보존처리 능력이 있는 미술관에서 (모니터)불을 켜는게 뭐가 문제겠냐"면서 "다 고쳤고 이제 걱정 안해도 된다"고 답변했다.

작품 구매 과정에서 인원을 축소해 진행한 것에 대해서는 "업무의 효율성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윤 관장은 "코로나 기간에 작가와 면담, 현장 조사하기도 어려웠고 명수보다 실질적으로 추천하는 전문가 중심으로 의견을 나눴다. 행정의 효율화를 위해 축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매 구입 과정에서 평가액을 5000만원 상향 조정했다는 결과에 대해서는 "근대미술팀이 경매시장에서 근대기 주요 작품의 동향에 주목하는데 가치 평가위원회에서 가격을 조정할 때 절차가 복잡하다"면서 "가격 조정이 되지 않으면 매매가 성립되지 않는데 테레시타 페르난데즈의 작품을 5000만원까지 상향조정해 구입했다는 감사 결과를 보고 놀랐다. 그건 우리가 구입한 작품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사 결과는 겸허히 받아들이고 더 보완화고 쇄신안을 만드는데 좋은 자료로 활용하겠다"며 "기대해주길 바란다"고 거듭했다.

◆ 올해 서울관 10주년, '축제' 등 다양한 행사 마련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장욱진 자화상, 1951, 종이에 유채, 14.8×10.8cm_개인소장 [사진=국립현대미술관] 2023.01.10 89hklee@newspim.com

2023년 해가 바뀌자마자 감사 결과로 곤욕을 치렀지만 국립현대미술관은 올해 다양한 전시로 관람객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미술관은 해외 유수 기관과 공둥 주최 교류를 통해 미술한류를 증진한다. 2019년 서울관에서 선보인 '김순기:게으른 구름'과 독일 카를스루에 예술미디어 센터(ZKM) '페터 바이벨'(2019) 전시를 교환 개최한다.

우리 전통 미술을 알리는 전시도 마련됐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샌디에이고미술관, 해외문화홍보원, LA한국문화원과 공동 주최로 미국샌디에이고미술관에서 전통 채색화의 역할을 조명하는 전시 '생의 찬미'를 오는 10월부터 내년 2월까지 연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연기된 중국미술관(NAMoC)과의 교류전의 일환으로 올해는 베이징 중국미술관에서 20세기 한국 미술 전시를, 내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20세기 중국미술 전시를 개최한다.

한국 미술 대표작가 개인전도 기대할만하다.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이중섭, 박수근과 더불어 한국적인 정서를 구현한 대표적인 작가로 평가받는 장욱진(1917~1990)의 회고전이 덕수궁관에서 7~10월 열린다. 이어 한국 실험미술의 선구자인 김구림(87)의 개인전은 서울관에서 8월부터 내년 2워까지 개최한다. 국내외 미술계 속 김구림의 위상과 역할에 대해 알아보고 동시대 관점에서 바라본 한국 실험미술의 의의와 영향력을 살펴본다.

또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피카소 도예'가 청주관에서 9월부터 내년 1월까지 열린다. 이 전시는 이건희컬렉션을 통해 대거 기증된 피카소 도예작품 112점을 모두 공개하는 전시다. 마침 올해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기간에 개최돼 도예의 예술적 아름다움과 가치를 국내외 관람객들과 함께 향유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미술관이 추진하는 중점 사업은 '이건희컬렉션'과 목록집과 백남준 '다다익선'의 보존·수리 과정을 담은 백서 발간이다. 올해 말까지 작업을 마치고 미술관 홈페이지에 공개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15일 재가동된 백남준의 '다다익선' 보존·복원 백서도 올해 하반기에 발간할 예정이다.

아울러 서울관 개관 10년을 기념해 온·오프라인 페스티벌 '하이브리드 프로젝트'(가제)를 개최한다. '탄소중립·친환경·공감 예술'을 주제로 도심 속 미래미술관 비전을 실천하는 다채로운 문화프로그램을 통해 국민들과 함께 서울관 10년의 의미를 공유한다. 미술관마당에서 펼쳐지는 미술관 장터, 주제 공연을 비롯해 1박2일 동안 전시 관람, 공연, 토크, 참여행사가 펼쳐지는 '서울관 10년 페스티벌' 등이 5~6월, 10~11월 진행된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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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00일 승부] 뉴욕증시 '경고음'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 금리와 주가가 함께 요동치는 상황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집권 2년 차였던 2018년을 상기시킨다. 당시 뉴욕증시의 가격 부담은 높아져 있었다. 미국의 강한 경제가 되레 금리 우려를 부추겨 증시를 압박하던 차에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가세했다. 결국 그해 가을 S&P500 지수는 20%나 떨어져 약세장에 진입했다. [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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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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