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3%대 금리인상에도 고객 이탈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국내 증권사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자산관리계좌(CMA)의 이율을 올리고 있지만, 저축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등 타 업권의 파킹통장에 밀려 경쟁력을 잃고 있다.
업계는 증시가 위축되면서 증권사 이용 자체가 저조해진 데다 CMA의 수익률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CMA 잔액은 지난 19일 기준 총 48조3262억원으로 1년 전(66조9316억원)보다 27.79% 감소했다.
CMA는 가입자가 맡긴 돈을 증권사가 단기금융상품으로 굴려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운용 대상에 따라 환매조건부채권(RP)형, 머니마켓펀드(MMF)형, 발행어음형 등으로 나눈다.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RP형 CMA의 수익률은 연 2.55~3.55% 선이다.국내 대형증권사들은 3%대로 금리를 올렸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7일부터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RP형 CMA 금리를 연 2.85%에서 3.10%로 올렸고, 같은 날 한국투자증권도 RP형 CMA 금리를 연 3.00%에서 3.20%로 0.20%포인트(p) 인상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6일부터 RP형 CMA 금리를 기존보다 0.3%p 높은 연 3.10%로 변경했으며, KB증권과 삼성증권 역시 같은 날부터 연 3%대 금리에 이자를 제공하고 있다.
다올투자와 현대차증권 등 중소형사들도 최근 RP형 CMA 금리를 기존보다 0.20%포인트∼0.25%포인트 올려 현재는 연 3.40∼3.45%에 달한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잇따라 CMA 금리를 올렸지만, 이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저축‧인터넷전문은행에 밀려 CMA의 장점이 사라지고 있다.
OK·애큐온·JT친애저축은행은 수시입출금통장 금리를 연 4.0~5.5%까지 올렸다. 금융당국이 정기예금 금리 경쟁을 자제하라고 요구하자 파킹통장을 활용해 부동자금을 끌어모으는 중이다.
인터넷은행 토스뱅크는 파킹통장 금리를 최고 연 4.0%로 높이는 한편 CMA의 강점이던 일복리 기능까지 추가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CMA는 증권사가 망하지 않으면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불안해하는 사람도 꽤 있다"고 전했다.
업계는 증권사 파킹통장의 대체재인 금리 상장지수펀드(ETF)의 열기에도 CMA의 설 자리를 좁혔다는 분석이다.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 금리를 추종하는 'TIGER CD금리투자KIS'와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를 따라 움직이는 'KODEX KOFR금리 액티브'가 대표적이다. 두 ETF의 순자산은 지난해에만 각각 3조원 안팎 불어났다.
ymh753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