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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겨울나기] (상) 잇단 공공요금 인상에 직장인들 휘청

기사입력 : 2023년02월01일 14:06

최종수정 : 2023년02월02일 09:26

'역대급 관리비' 맘카페서 명세서 인증글 수두룩
"따뜻하게 살지도 않았는데…관리비 2배 올라"
난방비 인상폭 1년새 50% 이상…다음 달 걱정
高물가‧금리에 난방‧교통비까지…"연봉 올라도 무리"

경기침체가 지속되며 서민들의 삶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난방비 폭탄 논란에 이어 이달 택시요금 인상, 4월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요금도 줄줄이 오른다. 고금리와 고물가에 직장인들은 점점 지갑을 닫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장사 안 된다고 아우성이다. 특히 쪽방촌을 비롯해 반지하와 고시원 등 에너지·주거 취약계층에겐 유독 힘든 겨울나기가 진행 중이다. 뉴스핌은 서민들의 힘겨운 겨울나기 현장을 들여다봤다.

서울에 혼자 사는 직장인 김명훈(38) 씨는 이번 달 관리비 명세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지난달 14만원이었던 관리비가 10만원 올라 24만원으로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새벽 일찍 출근하고 밤이 늦어서야 퇴근하는 탓에 하루 중 대부분이 빈집인데 이처럼 오른 관리비가 납득이 가지 않았다. 명세서를 들고 찾아간 경비실에선 "그 집만 그런 게 아니라 지금 다 같은 상황"이라는 냉랭한 답변만 듣고 왔다.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 전국 곳곳 아파트 커뮤니티와 맘카페 등에서는 너도나도 이달 관리비 명세서를 인증하는 글들로 가득했다. '관리비가 미쳤다', '이런 관리비는 처음이다, '역대급 관리비다'라며 다음 달 더 오를 관리비 걱정에 대한 글들이 많았다.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에 거주하는 한 주부는 "이달 관리비가 거의 두 배 가까이 올라 58만원이 찍혔다. 뉴스에서만 나오는 얘긴 줄 알았는데 막상 고지서로 보니 너무하다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며 "끝 방은 아이들이 '추운방'이라고 부를 정도로 보일러를 틀지도 않고 따뜻하게 살지도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이건 정말 문제가 있는 거다. 버는 돈은 똑같은데 돈이 줄줄 샌다"고 했다.

[힘겨운 겨울나기] 글싣는 순서

上. 잇단 공공요금 인상에 직장인들 휘청
中. 전기료 폭탄도 현실화…자영업자 '한숨'

1일 한국부동산원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당 평균 난방비(지역난방·중앙난방 기준)는 2021년 12월 334원에서 지난해 12월 514원으로 53.9% 올랐다. 수도권의 경우 2021년 12월 대비 서울(59.5%), 경기(55.3%), 인천(52.4%) 모두 인상률이 50%를 넘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지난달 28일 서울 시내 주택가 도시가스 계량기 모습. 2022.10.28 mironj19@newspim.com

용인 수지에 거주 중인 한 주부는 "전 오늘부터 온수매트만 틀고 난방을 껐다. 작년에는 반팔, 반바지 입고 생활했는데 올해는 긴팔, 긴바지 입고 지낸다"고 했다.

같은 지역에 또 다른 주부는 "절약하며 지낸다고 지내다가 세 가족 모두 감기에 걸려 이번 달 병원비만 50만원 나왔다"며 "이 추위에 절약하는 게 이득인건지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밖에 난방비 폭탄 기사를 공유하며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의 글을 올리는가 하면, 난방 절감 방법을 공유하고 아파트 관리비 특화 신용카드 추천하는 모습들도 심심찮게 보였다.

문제는 2월에 나오는 고지서부터다. 2월 분 관리비 고지서에는 당장 올해부터 오른 전기요금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1월 전기료 인상폭은 킬로와트시(kWh)당 13.1원, 4인 가족 기준 4000원 넘게 인상돼 42년 만에 가장 높은 폭을 기록했다. 통상 1월에 전력사용량이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요금 인상에 사용량 증가까지 맞물려 체감 인상률은 더 커질 수 있다.

이달에는 체감온도가 영하 20도 밑으로 떨어진 최강 한파가 찾아온 날이 잦았다. 설 연휴가 끝난 직후인 지난 25일 서울의 최저기온(-17.3도)은 1973년 1월 측정된 서울의 최저기온 가운데 9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시흥에 사는 신모(41) 씨는 "이번 달 40만원 넘게 나왔는데 다음 달 관리비는 60만원이 넘을 것 같다"면서 "다음 달 관리비 무서워서 고지서 나온 날부터 배달도 끊었다. 물가도 너무 오르고 다 올라서 쇼핑도 끊고 있다. 월급은 변하지 않았는데 아껴서 살려니 벌써부터 힘들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중형택시 기본요금 1000원 인상을 하루 앞둔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앞 택시승강장에서 시민들이 택시에 탑승하고 있다. 오는 2월 1일 오전 4시부터 서울 중형택시 기본요금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 인상된다. 기본거리는 현행 2km에서 1.6km로 줄어들고, 거리요금은 132m당 100원에서 131m당 100원으로, 시간요금은 31초당 100원에서 30초당 100원으로 각각 조정된다. 2023.01.30 mironj19@newspim.com

택시 요금이 오르면서 불가피하게 택시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직장인들의 하소연도 쏟아졌다. 1일부터 서울 중형택시 기본 요금은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오르고, 기본거리는 2㎞에서 1.6㎞로 400m 줄었다. 거리요금 기준은 132m당 100원에서 131m당 100원으로, 시간요금 기준은 31초당 100원에서 30초당 100원으로 각각 조정됐다. 

여의도 직장인인 이모(36) 씨는 "서울 끝에 살면서 저녁 접대 자리도 많아 일주일에 2~3번은 택시로 귀가했는데 이번에 요금이 크게 오르면서 횟수를 줄여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법인카드가 지원되지만 한도가 정해져 있다 보니 예전처럼 타기엔 부담"이라고 말했다.

또 이르면 올해 4월부터는 서울 지하철과 시내버스 요금도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광화문 직장인인 송모(40) 씨는 "올 초에 연봉이 인상되긴 했지만 지금 난방비나 교통비, 물가가 오르는 걸 감당하기엔 역부족인 것 같다"고 했다.

새해부터 내 집 마련을 꿈꿨던 직장인들의 한숨도 깊다. 대출 규제가 완화되긴 했지만 대출금리가 하늘을 찌르면서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초 은행권 주담대 변동 금리는 연 8%를 넘어서고, 신용대출 금리도 연 7%를 웃돌고 있다.

직장인 최대한(35) 씨는 "운 좋게 신도시 아파트 분양에 당첨돼 올해는 내집 마련이 가능할 걸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대출을 알아보니 이자 값으로 월급의 대부분을 내야할 판이다"라며 "어렵게 된 분양인데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전했다.  

jyo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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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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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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