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뉴스핌] 이우홍 기자 = 경남 합천 해인사가 성추문 의혹으로 사직서를 낸 현응주지의 후임으로 원타스님을 추천했던 것을 철회하면서 이를 둘러싼 해인총림과 조계종단과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해인사의 후임 주지는 당분간 공석인 채 직무대행 체제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
[합천=뉴스핌] 이우홍 기자 = '해인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해인총림 임회가 열린 지난달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원타스님 주지 추천 철회 등을 요구하는 장면.[사진=비대위] 2023.02.01 |
해인사는 이날 주지업무를 대행하는 진각 총무스님 명의로 낸 입장문을 통해 "원타스님의 주지 추천을 철회하는 공문을 총무원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인사 후임주지와 관련한 본질은 전임 주지의 범계행위로 발생한 것이기에 해인총림은 현응스님에 대해 산문출송을 결의하고 참회중에 있다"며 "해인총림의 안정과 화합에 진력하면서 총무원과 소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드린다"고 강조했다.
진각스님은 "따라서 참회가 우선이지 주지선출이 우선이 아니다"라며 "해인사는 현제 제기되는 각종 의혹에 대해 조계종 중앙징계위원회의 결정과 호법부의 조사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입장문 내용과 달리 해인총림의 이번 원타스님 주지 추천 철회는 후임주지 임명을 놓고 조계종단과의 갈등 파장이 커지는 데 따른 부담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해인사는 지난달 초 현응스님 음행 사건이 불거지자 곧바로 원타스님을 후임 주지로 추천하는 등 두 차례나 원타스님의 주지임명을 총무원에 품신한 바 있다.
그러나 총무원은 현응스님의 사직서 처리를 보류하고 중앙징계위를 소집하면서 후임주지 임명을 놓고 해인사와 힘겨루기 양상을 빚어왔다.
'해인사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현응스님과 모 비구니스님, 도현·향적·원타·본해·적광 스님 등을 호법부에 무더기 고발한 것도 해인총림에 대한 압박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기에다 비대위가 해인사 방장 원각스님의 방장 선출과정을 문제삼기 시작한 것도 해인총림에서 이번에 후임주지 추천 강행에서 한발짝 물러나게 한 배경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어쨌던 해인총림의 이번 후임주지 추천 철회로 현응스님의 성추문 의혹으로 불거진 해인총림과 총무원의 갈등양상이 당분간 수면아래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양측이 해인사 후임주지 임명을 놓고 힘겨루기를 계속함으로써 여론의 비난에 노출되기 보다 주지 직무대행 체제를 도입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로 총무원은 이날 "현응스님에 대한 징계가 결정되면 주지 직무대행 선정 등의 이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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