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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량 회사채 만기 15.2조...대한상의 "취약부문 금융지원 확대해야"

기사입력 : 2023년03월09일 12:00

최종수정 : 2023년03월09일 12:00

고금리·경기둔화 매입수요 위축
부동산 경기 둔화 PF 수익성 악화
올 2분기 위험 재발 우려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지난해 말 레고랜드 사태에도 불구하고 채권시장 불안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채권시장안정화펀드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9일 '채권시장 및 단기금융시장 현황과 시사점'보고서를 통해 언제든 채권시장의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에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말 발생한 채권시장 신용경색은 강원도가 레고랜드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유동화 기업어음(PF ABCP)의 지급보증을 이행하지 않아 발생했다. PF ABCP는 부동산 개발사업 시행사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PF대출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어음을 말한다.

[서울=뉴스핌] 표=대한상의

당시 강원도가 만기일(9.29일)까지 지급보증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신용채권 금리가 급등했다. 이로 인해 AA- 회사채와 국고채 금리의 차이인 신용스프레드가 지난해 초 60.7bp에서 11월말 177.5bp까지 크게 확대됐다.

신용스프레드가 커질수록 채권의 가격이 떨어져 기업이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당시 한전채·은행채와 같은 초우량채가 채권시장의 수요를 흡수하면서 회사채를 비롯한 여타 신용채권 시장의 수급이 악화되기도 했다.

정부는 50조원+α 규모의 시장안정조치를 발표하고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통해 우량 회사채·CP, 시공사 보증 PF ABCP를 매입했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회사채·CP 매입 한도를 기존 8조원에서 16조원으로 확대하는 조치도 함께 진행됐다.

실제 이달부터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약 48조3000억원 달하며, 이 중 A등급 이하 비우량채는 15조2000억원에 육박한다. 65조원 규모의 캐피탈·카드채 등을 포함하는 여신전문금융채의 만기도 예정됐다.

문제는 경기가 본격적으로 둔화되고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비우량물에 대한 매입 수요가 개선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은행채와 고신용등급 회사채 등에 비해 비우량 회사채, 여신전문금융채권 등은 순발행이 과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향후 만기가 닥쳤을 때 차환 발행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단기자금 및 부동산 시장도 낙관하기 어렵다. 지난해 4분기 기업어음(CP)금리가 급등하였고, CP·전자단기사채가 약 29조5000억원의 마이너스 순발행을 기록했다. 또 금리인상에 따른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금년 1월 전국 미분양 주택이 7만 5000여호로 1년 전에 비해 약 3.5배 증가했고 PF ABCP 금리가 10%를 상회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둔화가 앞으로도 지속될 경우 시행사는 분양대금을 통해 PF 대출을 상환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 비우량 PF ABCP에 신용보강을 제공한 중소 건설사에 리스크가 가중되어 자금난 등의 위험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경기둔화 국면에서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위험이 재발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먼저 비우량 회사채 및 PF ABCP 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의 매입대상을 현행 AA-등급 이상에서 A등급까지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조치가 시행된다면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A등급 회사채 8조4000억원 지원 범위 안에 들어온다.

또 올해 1월 기업의 회사채 목표 발행액 대비 투자수요를 채우지 못한 미매각 비중이 AA등급 1.4%, A등급 36.4%, BBB등급 이하 52.5%로 여전히 A등급 이하 비우량채의 발행이 순조롭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다소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와 함께 1조원 규모로 조성되어 있는 산업은행·기업은행의 중소 건설사 보증 PF ABCP 매입 프로그램의 집행 수준을 현 1천억 원에서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 대한 채무재조정 필요성도 제기됐다. 올 1월을 기준으로 담보여력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중소기업의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6.67% 수준이다. 6등급 이하 저신용 기업의 경우 9%를 넘어 부담이 큰 상황이다. 보고서는 중소기업들에게 대출금리 조정 및 상환유예 혜택을 제공하는 등의 지원도 함께 수반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민경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여 리스크 재발 시 불안심리가 급격히 확산되는 것을 예방하고,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로 유동성난이 가중되고 있는 기업들을 선별해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az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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