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달러의 '부자증세'로 10년간 연방 적자 3조달러 감축
국방예산 전년보다 3.2% 늘리며 '사상 최대'
공화당 하원 반대에, 의회 통과는 '미지수'
[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9일(현지시간) 2024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예산안을 공개한다.
미국 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총 6조8000억달러 규모의 이번 예산안은 국방·사회 복지 예산을 크게 늘리고, 부자와 대기업에 대한 증세를 통해 향후 10년 연방정부의 적자를 약 3조달러(한화 약 3천948조원)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3.02.07 wonjc6@newspim.com |
이번 예산안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이른바 '부자 증세'다.
△가장 부유한 상위 0.01%에 대한 최소 세율을 25%로 인상하고 △법인세율 21%에서 28%로 인상 △자사주매입에 대한 세금을 1%에서 4%로 확대하고, 연간 4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 최고세율도 37%에서 39.6%로 올리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형 정유회사와 제약 회사 등에 대한 특별 세금 우대 조치도 종료한다. 뉴욕타임즈(NYT)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이 같은 증세 조치를 통해 총 5조달러의 추가 세수를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이번 예산안에서 눈길을 끄는 건 국방예산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예산안에서 국방 예산으로 8420억달러를 책정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직전 회계연도에 미 의회에서 책정한 국방예산보다 3.2%(260억달러)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처럼 국방예산이 늘어난 데는 러시아 중국과의 긴장이 고조하는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국방 예산은 미국의 억제력을 유지·강화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히고 "억제력을 유지·강화하기 위해 국방전략보고서(NDS)에 따라 중국의 도전을 우선순위로 놓는다"고 강조했다.
최근 군사력에서도 미국과 견줄만한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견제의 수위를 높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예산안은 내년 재선 도전에 나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구상을 담은 일종의 청사진이다. 다만 미국 현지 언론들은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예산안에 반대할 것으로 예상돼 원안대로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공화당 하원은 연방정부 부채한도를 상향해 주는 대가로 연방정부의 지출 삭감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월 부채한도 상한(31조4000억달러)에 도달한 연방정부는 특별조치 시행으로 고비는 넘겼지만, 6월 초까지 한도 인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상 초유의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질 수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30분 펜실베이니아주를 찾아 연설하고, 정부의 2024 회계연도 예산안을 공식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