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검찰, 실업수당 부정 수급 등 13개 혐의로 기소
검찰에 체포돼 법원 출두...혐의 부인·50만달러 보석
공화당에 퇴출 압박 거세져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가짜 학력과 공금 횡령 의혹으로 스캔들에 휘말려온 미국 공화당의 조지 산토스(34) 하원의원이 10일(현지시간) 사법당국에 체포됐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뉴욕 동부 연방지방검찰은 이날 산토스 의원을 사기, 돈세탁, 공금 횡령, 공문서 허위 기재 등의 혐의로 기소해 전격 체포했다.
뉴욕 검찰은 산토스 의원에 돈세탁 등 13개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고, 법무부는 관련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산토스 의원은 이날 오전에 검찰에 체포된 뒤 뉴욕 센트럴 이슬립의 연방 법원에 출두, 기소인부절차를 진행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혐의를 모두 부인했고, 보석금 50만 달러를 납부한 뒤 풀려났다.
조지 산토스 미국 하원의원. [사진=블룸버그] |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산토스 의원이 모금된 선거자금을 유용해 고가의 옷을 사고 자신의 자동차 할부금등을 납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밖에 직장과 수입이 있는데도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실업수당을 신청해 2만4000달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하원에 자신의 제출한 재산과 재산 관련 서류에도 허위 사실을 기재했다고 공소장은 적시했다.
브론 피스 뉴욕 동부 연방지검장은 성명을 통해 "적시된 혐의들은 그가 연방 의사당까지 올라가고 재산을 불리기 위해 반복적으로 거짓말과 사기에 의존해왔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산토스 의원은 정치헌금으로 자신의 사욕을 채우고, 팬데믹 시기에 실업자에게 돌아갈 수당을 가로챘고, 하원에도 거짓 신고를 했다고 강조했다.
산토스 의원은 지난해 11월 뉴욕에서 30대의 나이에 공화당 의원으로 당선됐고, 공화당 소속으로는 처음으로 연방의원에 당선된 공개 동성애자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NYT가 그의 학력과 경력이 대부분 허위로 날조됐다고 보도하면서 추문에 휘말리기 시작했다. NYT에 따르면 산토스 의원은 자신이 루크칼리지를 졸업했다고 했지만, 사실은 대학을 다니지도 않았다. 또 그는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에 근무한 월가의 전문가라는 이력을 내세웠지만, 이역시 허위로 드러났다.
이후 민주당은 허위 학력과 경력으로 당선된 산토스 의원이 사퇴시키라고 공화당을 압박했고, 여론도 그의 퇴출을 요구헸다. 그러나 근소하게 하원 다수당을 유지하고 있는 공화당의 지도부는 이같은 요구를 사실상 거부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산토스 의원이 횡령과 돈세탁, 수당 허위 수급 등의 파렴치 범죄로 정식 기소되면서 그의 정치적 생명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이와함께 그의 퇴출에 미온적이었던 공화당 지도부도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한편 백악관도 이날 산토스 의원에 대한 퇴출은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