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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의 부동산주간뷰]秋"7월 시행" vs 元"신중 검토"…DSR완화 엇박자 속사정은

기사입력 : 2023년06월11일 07:00

최종수정 : 2023년06월11일 07:04

秋 "관계 부처 협의 중" vs 元 "협의 조차 없어"…부동산 시장 혼란 부추겨
秋 '가계 파산'에 '거시경제' 파장 고려 vs 元 '모럴해저드'와 '시장 왜곡' 우려
총선·개각 등 정치적 행보에 따른 엇박자 아니길

[서울=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정부의 두 부처 수장들이 지난 8일 한 날 엇갈린 발언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집주인이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의 해법으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완화해 전세퇴거자금 대출을 허용하는 방안을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이날 추경호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온도 차가 느껴지는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낸 것.

[서울=뉴스핌] 최지환 인턴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패널에게 질문을 받고 있다. 2023.06.08 choipix16@newspim.com

추 부총리는 공식적인 언론행사인 관훈토론회에서 DSR 규제 해제를 기정사실화 하면서 "늦어도 7월 중 시행하겠다"고 대출 규제 완화를 공식화했다. 물론 DSR 규제 완화는 전세금 반환을 하지 못하는 집주인들에 한정한 것이다. 추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새로 전세 들어온 분들이 다음에 나갈 때 어려움이나 걱정이 없도록 하는 장치까지 함께 마련하면서 대출 규제 완화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밝히면서도 시행 시기를 아예 7월 중이라고 못 박아 말해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같은 날 원 장관은 대출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관계기관과의 협의가 전혀 안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추 부총리가 관계 부처와의 협의 중이라고 말한 것과 엇갈린다. 원 장관은 "아직 관계기관 사이에서 협의가 완성되기는 커녕 제대로 진행도 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는 추 부총리의 '7월 시행'과 원 장관의 '협의 진행도 없었다'는 엇박자 발언이 시장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뒷말도 무성해진다. 부처 간의 알력, 나아가 총선을 앞두고 경제 장관의 수장과 정치인 출신의 장관 사이의 기 싸움이 벌어진 게 아니냐는 것이다. 물론 정책 검토 단계에서 부처 간의 이견이 있고 이를 조율해 나가는 과정에서 '언론플레이'를 통해 부처 입장을 피력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8일 서울 구로에 위치한 건설 현장을 방문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사진=국토부]

원 장관의 발언 행간에서도 DSR 규제 완화가 가져 올 파장과 부작용에 대한 고민이 묻어난다. 원 장관은 "결국 갭투자를 하다가 돈이 부족하니까 국가가 빌려 주는 돈으로 (손해에서) 빠져나가게 하는 결과를 만들어 줘서는 안된다"며 "가계 대출을 무분별하게 늘리는 결과와 갭투자자가 승리자가 되는 결과를 우리는 용남 못한다는 전제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 장관이 우려하는 것은 정부가 개인의 투자(투기) 실패를 책임져 주는 '모럴 해저드'가 만연해지고 정부의 개입이 또 다른 부동산 시장의 왜곡을 가져올지에 대한 부작용에 좀 더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추 장관은 역전세대란이 거세질수록 집주인의 파산과 이로 인한 세입자의 피해가 확산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집값과 전셋값 급락으로 인해 전세보증금 불안이 가중되면서 전세사기 피해가 이미 커진 상태에서 역전세대란 마저 겹칠 경우 가계 전반의 타격이 내수 경기는 물론 거시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제한적이라고 하나 DSR 완화를 해도, 하지 않아도 양쪽 모두 문제가 많기에 정부도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조만간 부처 간 협의가 본격화되면 이에 대한 해법도 찾아갈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혹시라도, 만에 하나 지난 8일 추 부총리와 원 장관의 엇박자 발언이 '정치적 행보'의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국민의 지탄을 받게 될 것이다. 이미 세종 관가에선 총선과 개각과 관련한 소문이 무성하다.  

dbman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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