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40일 이상 → 10일로 예고기간 단축할 근거 없어
방통위가 자의적으로 입법예고기간을 단축시킨 첫 사례
법률이 정한 대로 국민 의사가 반영될 수 있는 절차 필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KBS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수신료 분리징수'를 추진하는 내용을 담은 방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지난 16일 입법예고하면서, 입법예고기간을 현행법 상 통상 '40일 이상'이 아닌 10일로 단축 시행한 데 대해 26일 헌법소원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입법예고기간 단축에 대해 KBS는 ▲예고기간을 1/4로 줄여야 하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음에도 방통위가 단축을 강행했고 ▲기간 단축을 위한 특별한 사정이 무엇인지 설명하지 못하고 있으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방통위가 법제처장과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그런 협의 자체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KBS 전경 [사진=KBS] 2021.10.12 jyyang@newspim.com |
KBS는 "입법예고기간은 정부가 입법 추진 과정에서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반영함으로써 입법 절차의 민주적 정당성을 높이고 이해 관계자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 갈등을 조정하는 한편, 공포되는 정부 입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시행되는 제도"라며 "방통위는 예고기간을 이례적으로 10일로 단축해 우리 국민과 KBS가 충분한 검토를 거쳐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했다"라고 주장했다.
방통위는 입법예고기간이 '40일 이상'으로 정해진 2012년 이래 84%(83건 가운데 70건)의 시행령에 대해 40일의 예고기간을 준수했다. 나머지 13건 가운데 5건은 재입법예고 사례여서 예고기간이 단축됐다.
KBS에 따르면 이번 방송법 시행령 개정처럼 방통위가 자의적으로 입법예고기간을 단축시킨 사례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상위 법령인 방송법 개정에 따라 하위 법령이 바뀌는 단순 개정의 경우에도 12일의 입법예고기간이 보장됐다.
KBS는 "헌법소원 심판을 통해 법령 개정에 필요한 숙의 절차 및 의사 표현 기회를 차단한 방통위 조치의 부당성을 확인 받고, 법률이 정한 대로 국민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는 절차가 구현되기를 희망한다"라고 헌법소원 심판 청구 취지를 전했다.
앞서 KBS는 지난 21일, 이번 방송법 시행령 개정 절차의 진행을 정지하고 해당 개정령안의 효력 정지를 구하는 가처분을 헌법재판소에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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