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이번 '형사록'의 세계관을 정말 좋아해요. 잘 만들어진 대본과 환경에 그 작품의 세계관이 다 들어있기 때문에 잘 기대서 갈 수 있었어요. 긴장한 만큼 짜릿하고 쫄깃했죠."
지난해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고명딸 진화영을 맡아 화려한 인물을 연기했던 배우 김신록이 이번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이자 협박범 '친구'의 숨은 배우를 찾는 웰메이드 범죄 스릴러 '형사록2'에 연주현으로 새롭게 합류해 이성민과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췄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김신록 [사진=월드디즈니 컴퍼니 코리아]2023.07.25 alice09@newspim.com |
"'형사록' 공개에 맞춰 다 같이 모여서 제작발표회도 하고, 매주 방송도 챙겨보고 있어요(웃음). 방송을 통해 제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는데, 보면서도 긴장이 되더라고요. 제 첫 촬영이 이성민 선배랑 만나는 장면이었거든요. 그래서 현장에서도 그랬지만, 방송을 보면서도 너무 쫄깃하더라고요. 하하."
이번 김신록이 맡은 연주현이란 인물은 극중 영서 금오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 1팀장이다. 택록(이성민)이 새롭게 옮긴 여성청소년계에서 새로 부임한 팀장으로, 공사분별이 확실한 인물이자, 수사 능력 역시 월등한 캐릭터이다.
"절제해서 연기하고, 말이나 행동을 중의적으로 표현하는 게 저한테는 '재벌집 막내아들'의 진화영과 다른 면으로 재미있었어요. 감독님이 연주현의 경우 초반에 서스펜스를 가져갈 수 있는 인물이 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셨거든요. 그래서 시청자들이 연주현을 봤을 때 택록이의 적인지, 친구인지, 연주현은 무엇을 원하는지 궁금해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그 몫을 해내려고 했죠."
'형사록'은 형사 김택로깅 협박범 '친구'의 목소리에 따라 의문의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과거 은폐하거나 왜곡했던 사건을 알게 되고, 이에 경찰의 비리를 파헤치는 과정이 담겼다. 의문의 범죄자를 쫓는 이야기 구조에서 가장 의심을 받는 인물이 바로 김신록이 연기한 연주현이기도 하다. 홀로 '친구'의 배우를 캐는 택록을 계속 의심하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한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형사록2' 김신록 티저 이미지 [사진=월드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2023.07.25 alice09@newspim.com |
"이성민 선배랑 연기할 때, 밀도가 높은 장면이 굉장히 많았어요. 현장에서 찍어야 할 장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촬영에 들어갔죠. 스포츠 선수들이 경기하듯 밀도 있고 액티브하게 진행됐어요. 그 경험들이 너무 좋았고요. 연주현은 본인이 맡은 임무 자체를 드러낼 수 없기 때문에 속을 드러내지 않는 포커페이스가 가장 중요했어요. 그래서 택록을 제압해야 하기도 했는데, 긴장되면서도 짜릿한 경험이기도 했죠."
극중 연주현은 발신번호 표시가 제한된 전화가 정해진 시간에 오자, 익숙하게 통화하며 의심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그렇기에 택록의 적인지, 아군인지 시청자들 역시 헷갈리기 일쑤이다. 그가 맡은 임무는 매 장면에서 반전을 선사하기도 했다.
"보통 작품에 들어갈 때, 캐릭터 구축에 대해 잘 생각하진 않아요. 가끔 매번 다른 사람처럼 연기를 해주신다는 평을 듣기도 하는데, 각기 다른 대본과 저라는 사람이 만나서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이번 주현을 연기할 때는 인물의 코어에 대해 고민했어요. 그래서 떠올린 게 압력과 바람이었고요. 한 손은 주먹을 움켜쥐고 복수하고, 견뎌낸다면, 다른 한 손은 펼친 채로 바람을 통과시키고, 어루만지면서 상반된 감각과 에너지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주현은 형사지만 여청계이고, 처음에 비밀 감사과 임무를 맡고 왔는데, 그걸 들키면 안 됐잖아요. 시즌1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택록을 의심하는 인물이기도 한데, 자신의 임무를 들키지 않으려면 유한 면모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말투도 가볍게 하려고 했고요. 그러면 알 수 없는, 중의적인 인물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2020년 tvN 드라마 '방법'으로 매체 연기를 처음 시작한 김신록은 '지옥', '재벌집 막내아들'을 통해 선 굵은 연기를 선보였다. 김신록은 이번 작품을 택한 이유로 이성민과의 호흡을 가장 첫 번째로 꼽았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김신록 [사진=월드디즈니 컴퍼니 코리아]2023.07.25 alice09@newspim.com |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이성민 선배랑 둘이서만 연기하는 장면은 많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둘이 마주하는 장면이 많았어요. 선배랑 1대1로 연기하고 싶다는 욕심이 가장 컸죠. 또 연주현이 진화영과 정반대의 캐릭터라서 흥미롭기도 했고요. 감독님은 이번 작품을 '휴먼장르물'이라 부르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범죄 스릴러지만, 이걸 휴먼장르물이라 할 수 있는 건 '이성민의 힘'이라고 하셨죠. 작품이 사건 위주로 흘러가지만, 그 안에는 사람이 있잖아요. 그 사람이 이 사건을 쫓으면서 어떻게 변해 가는지 택록을 통해 너무 잘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한 작품 안에서 함께 한다는 게 너무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2004년 연극 '서바이벌 캘린더'로 연기를 시작했지만, 매체 연기를 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형사록2'로 스펙트럼을 넓힌 김신록은 디즈니+ '무빙'과 ENA '유괴의 날', 그리고 넷플릭스 '지옥2' 공개를 앞두고 있다.
"연기는 잘하고 못하고로 나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연기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게 모두 다른 것처럼, 각자가 생각하는 연기를 하는 것 같아요. 대신 저는 '어떻게(HOW)'보다, '무엇을, 어떤(WHAT)'에 대한 질문이 많은 것 같아요. 어떤 연기를 할 것인지, 무엇을 표현을 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치열하게 생각하면 '어떻게'는 손쉽게 해결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연기에 대해서는 늘 고민하죠. 연기란 구체적이진 않지만, 인간과 세계와의 관계를 인간의 몸으로 탐색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세계에 대한 이해가 달라지면, 연기도 달라지겠죠. 그래서 매 작품마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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