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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엑소더스] ①"탈출해야 할 연옥"…간호사 25% 현장 떠나

기사입력 : 2023년08월18일 07:00

최종수정 : 2023년08월18일 09:08

간호면허 소지자 2명 중 한명 탈임상…'장롱면허' 전락
"밥 한 끼도 못 먹어"…과도한 업무에 끼니 거르기 일쑤

[서울=뉴스핌] 송현도 인턴기자 = "데이는 건강을 망치고 이브닝은 인간관계를 망치고 나이트는 인생을 망친다는 간호사 격언이 있어요. 지금 임상 현장은 탈출해야 할 연옥(煉獄) 같아요."

서울의 모 대학병원에서 만난 간호사 이모(25)씨는 다크서클로 얼룩진 눈가를 비비며 간호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씨는 2년째 매일 3교대로 암 병동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씨의 근무일지에는 3교대로 쪼개진 근무 일정(듀티 일정)과 환자 예후를 적어놓은 메모가 빼곡했다.

이씨는 "오늘은 그나마 담당한 환자가 8명으로 적은 편이다. 평소에는 평균적으로 20명의 간호를 전담하고 있다"며 "업무가 끝난 이후에도 환자 케이스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간호 업무 외 일정 역시도 챙겨야해수면 시간도 줄이면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조만간 간호사를 그만둘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간호사 엑소더스] 글싣는 순서

1. "탈출해야 할 연옥"… 간호사 25% 현장 떠나
2. 현장이 '연옥'된 배경…업무 떠넘김·태움
3. 해외 원정 시험도 불사…대책 필요

[서울=뉴스핌] 송현도 인턴기자 = 지난 14일 서울시에 위치한 모 대학병원 간호사 이모(25)씨의 근무일지, 이씨의 근무일지에는 3교대로 쪼개진 근무 일정(듀티 일정)과 환자 예후를 적어놓은 메모가 빼곡했다. 2023.08.17 dosong@newspim.com

◆ 간호면허 소지자 2명 중 한명 탈임상…'장롱면허' 전락

18일 뉴스핌 취재에 따르면 환자를 일선에서 치료하는 임상 현장에 배치된 간호사들이 의료 현장을 이탈하는 '탈(脫)임상' 현상이 만연하다.

 

지난 3월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진행한 '산별 총파업 요구 관련 현장 사례조사'에 따르면 전국 주요 31개 의료기관 가운데 5곳이 넘는 기관이 간호사 1년 사직률 25%를 넘겼다. 사직률이 35.6%에 이르는 기관도 있다.

 

탈임상 현상은 이미 고질적인 문제로 고착화됐다. 보건복지부의 보건 의료인력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간호사 면허 소지자 48만1211명 중 임상 현장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는 25만4227명으로 52.8%에 그쳤다. 간호사 면허 소지자 중 절반이 임상 현장을 이탈한 것이다.

의료계는 신규 간호사 인원을 증원해 부족한 간호인력을 충원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미 한국의 평균 신규 간호사 면허자 증가율은 5.1%로 OECD 국가 평균 1.2%보다 4배 이상 높지만 정작 면허소지자 중 임상 간호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인 68.2%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다.

국가시험에 합격한 간호사들이 즉시 임상 현장에 투입되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 의료계는 여타 선진국에 비해 간호사의 임상 근무를 유지하지 못하고 경험이 부족한 신규 간호사로 부족한 인력을 채우는 '하석상대'를 고집하고 있다.

◆ "밥 한 끼도 못 먹어"…간호사들 과도한 업무에 끼니 거르기 일쑤

간호사들은 간호 직역의 업무 범위를 넘어서는 현장 업무와 열악한 임상 현장을 문제로 꼽으며 건강 이상 등을 호소하고 있다.

탈임상을 앞둔 170여명 간호사가 모인 비공개 채팅방을 통해 취재한 결과, 간호사들은 "밀린 업무 강도보다 월급과 복지 처우가 너무 적다", "급박한 업무와 수직화된 서열구조로 태움이 빈번해 얻는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 "오프(휴일)에도 일은 일대로 시키면서 그에 합당한 임금을 요구하자 모르쇠로 일관하더라"며 노동법과 복지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현장에 대한 비판을 늘어놨다.

특히 간호사들은 "밥도 못 먹고 일한다"며 식사도 못할 정도의 열악한 노동 강도를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가 전국 200개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보건의료노동자 4만80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식사를 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50.5%로 전체 응답자의 절반을 차지했다.

또 끼니를 거르는 날이 주 5회라는 응답이 2020년 조사 당시 5%가량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9.6%를 기록하며 두 배 가량 늘었다. 동일 조사에서 이동 시간과 휴게 시간을 포함해 평균 식사 시간이 30분 미만인 노동자가 64.8%로 과반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업무 시간에 치여 식사하지 못하는 현상이 더욱 심화하는 추세다. 

[사진=뉴스핌DB] 2020.08.17 dlsgur9757@newspim.com

일선 간호사들은 개개인의 업무 능력을 넘어서는 과도한 업무량과 턱없이 부족한 인원 배치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서울권 대학병원 외과계 병동 3년 차 간호사인 김모(25)씨는 "부족한 간호인력 배치, 간호행위를 벗어나는 업무 범위로 경험 많은 5년 차, 10년 차 간호사들도 밥을 쫄쫄 굶어가면서 일하는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김씨는 "단순히 간호사 개개인의 업무능력 미달이 문제가 아니라 간호업계 구조 자체가 밥 한 끼도 제대로 못 먹을 만큼 간호사를 착취하는 것 아니냐"며 "현장에 대한 미래가 보이지 않아 탈임상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탈임상을 준비하고 있는 9년차 간호사 김모(32) 씨는 "간호사는 병원 입장에서 필수적인 소모품 취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의사는 병원 입장에서 돈을 벌어다 주는 직무이지만 간호사는 많을수록 병원 운영비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한 번에 60명 정도의 환자를 본 적도 있다"며 3번의 이직동안 모든 병원에서 관찰한 공통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각 의료 단체는 이런 탈임상 현상이 단순한 기우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임상 간호사들이 부족해지면서 일선 현장에 있는 간호사들이 만성적인 인력부족과 업무량에 시달리다 지쳐 또다시 임상을 사직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볼 때 환자의 안전과 의료서비스의 질이 악화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 역시 "의료기관에서 간호사가 모집이 안 되는 것 때문에 제일 고민"이라며 "일선 간호사들의 임상 탈출은 의사계도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개선해야 할 점으로 간주한다"고 전했다.

dos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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