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연애 프로그램이 정말 많아지고 있잖아요. 다른 프로그램들도 차별성을 두고자 장치가 많이 생기고 있는데, 저희는 그럴수록 덜어내고자 했어요."
채널A가 2017년 첫 선을 보였던 청춘남녀들의 연애 프로그램 '하트시그널'이 어느덧 시즌4를 맞았다. 박철환 PD는 청춘 남녀들의 연애를 관찰하고 분석하며 최종 커플을 추리하는 이번 프로그램 시즌1부터 최근 종영한 시즌4까지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하트시그널4' 박철환 PD [사진=채널A] 2023.08.29 alice09@newspim.com |
"시즌4가 종영하고 나니까 후련함도 들었지만 사실은 정말 시원섭섭했어요. 한 달간 촬영을 하면서 출연진의 감정을 정말 빼놓지 않고 기록을 하고 있거든요. 이 프로그램이 끝나면 그 감정을, 기록을 다시 들여다볼 수 없으니 아쉽더라고요. 그들의 감정을 충분히 다 살렸나 싶기도 하고요. 그때 그 순간이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시원섭섭함이 큰 것 같아요."
이번 시즌4는 승무원 출신 인플루언서 김지영과 인기남 신민규를 주축으로 최종회 시청률은 2.3%(닐슨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가입기준)을 기록했다. 매 시즌마다 출연진에 대한 화제성이 큰 만큼, 박 PD 역시 섭외에 가장 큰 공을 들이고 있었다.
"보시는 분들은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지만, 섭외할 때 방송에 나와서 무언가 보여줘야겠다는 의지가 없으셔야 했어요(웃음). 섭외를 하면서 인터뷰는 3차까지 진행하는데 진정성을 가장 먼저 봤고요. 외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자연스러우면서도 편안한 느낌이 드는 게 중요했어요. 방송이 3개월 정도 되는데 시청자들이 정말 아는 사람처럼 몰입해서 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이 드는 사람을 섭외하고 있죠."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하트시그널4' 박철환 PD [사진=채널A] 2023.08.29 alice09@newspim.com |
이번 시즌은 방송 전에 출연자 김지영의 연애 관련 이슈가 나오면서 '일반인 출연자 검증' 문제가 다시 따라붙기도 했다. 또 방송 시작 후에는 김지영의 분량이 점차 많아지면서 '지영시그널'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지영 씨의 경우 해당 이야기를 저희는 다 알고 있었어요. 당시 남자친구가 있는 상태에서 출연한 것도 아니었고요. 저희가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은 건, 그 과정에서 오히려 오해가 생길 수도 있고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또 지영 씨가 워낙 인기가 많았잖아요. 그분들의 감정선을 보여드려야 정리가 된 이후에 이야기가 수월하게 넘어가기 때문에 많이 비춰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도 했죠."
'하트시그널4'에서는 신민규·유이수, 김지영·한겨레까지 최종 2커플이 매칭 됐다. 초반부터 이목을 끌었던 김지영과 달리 신민규와 유이수를 지지했던 시청자들은 두 사람의 서사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저희 프로그램은 중간 인터뷰가 없어요. 출연진들이 이 과정을 촬영이라고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거든요. 그래서 마지막 날에 궁금했던 걸 다 적어놓고 최종 인터뷰를 하죠. 민규 씨와 이수 씨 역시 마지막 인터뷰를 기반으로 가장 설렜고 결정적인 순간을 찾아내서 그 감정을 살려냈고요. 충분히 표현이 됐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하다고 느끼셨던 것 같아요."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하트시그널4' 박철환 PD [사진=채널A] 2023.08.29 alice09@newspim.com |
시즌 1~3의 출연자들은 조금은 소심하고, 표현에 있어서 쭈뼛하는 성향이 있었다면 시즌4에서는 외향적인 성향의 출연진이 대거 참여해 더욱 활발한 연애 프로그램이 완성됐다. 이에 박철환 PD는 "출연진 모두 좋아한다는 말 빼고 모든 걸 표현하신 것 같다"고 회상했다.
"저희 시그널 하우스 룰이 '고백은 마지막 날 한다'라는 게 있어요. 좋아하는 마음을 고백하고 나서, 상대방이 거절하면 절대 같이 지낼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고백은 마지막 날에 한다'는 룰을 정해놨는데, 이번 출연진들은 좋아한다는 말 빼고 다 표현하신 것 같더라고요. 하하. 그들의 감정 표현하는 걸 보면서 가장 나와 타인의 마음에 대해 건강하게 접근하는 세대가 왔다고 느꼈어요."
'하트시그널'이 인기를 끈 후, 많은 방송사와 OTT에서 일반인 데이팅 프로그램을 런칭하기 시작했다. 여타 연애 프로그램이 자극적인 요소를 살리기 위해 여러 요소의 장치를 넣지만, '하트시그널'은 오히려 덜어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하트시그널4' 박철환 PD [사진=채널A] 2023.08.29 alice09@newspim.com |
"시즌을 거듭하다보면, 또 여러 프로그램을 보면 여러 요소를 위해 장치를 넣기도 해요. '하트시그널' 이후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생겨났고, 저도 그걸 보면서 '우리만의 차별화는 뭘까?'에 대해 정말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장치를 덜어내는 것뿐이었어요. 마음 가는 대로 다 표현하고, 실제 최대한 현실 연애에 가깝게 다가가려고 한 게 저희 취지였거든요. 그 취지를 살리는 게 이번 시즌의 주안점이기도 했고요. 그게 잘 통했던 것 같아요."
3개월간의 대장정이 끝났지만, '하트시그널'에서 못다 한 이야기는 '애프터 시그널'을 통해 공개된다. 최종 커플들의 솔직한 연애담이 스핀오프에 담기게 된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 뒷이야기도 충분히 다룰만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번에 최종 2커플이 탄생했는데, 최종 커플이 되고 나서 집으로 갈 때 되게 애매하다고 하더라고요. 커플로 성사는 됐는데 그들이 서로에게 어디까지 다가가도 되는지에 대한 숙제가 생기는 거죠. 그래서 '하트 시그널'은 썸이었다면, '애프터 시그널'은 연애로 가는 단계가 될 것 같아요."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