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관련 증거 제시하는지 보겠다"
검찰, 이 대표 건강 고려해 의료시설 협의
[수원=뉴스핌] 김신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검찰에 재출석해 "오늘 대북송금에 제가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는지 한 번 보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20분쯤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의혹' 관련 재조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에 도착해 "2년 동안 변호사비 대납, 스마트팜 대납, 방북비 대납, 그렇게 주제를 바꿔가며 수백 번 압수수색하고 수백 명을 조사했지만 증거라고는 단 한 개도 찾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수원=뉴스핌] 윤창빈 기자 = 단식 13일차를 맞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후 경기 수원시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3.09.12 pangbin@newspim.com |
이 대표는 따로 연설문을 준비하지 않은 채 본인의 입장을 천천히 밝혔다.
그는 "일개 검찰청 규모의 인력을 검사 수십 명 수사관 수백 명을 동원했지만 증거를 찾지 못한 이유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제가 검사에게도 질문했지만 북한에 방문해서 사진 한 장 찍어보겠다고, 생면부지 얼굴도 모르는 불법 사채업자 출신의 부패 기업가한테 100억이나 되는 거금을 북한에 대신 내달라는 중대 범죄를 저지를 만큼 어리석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를 아무리 불러서 범죄자인 것처럼 만들어 보려고 해도 없는 사실이 만들어질 수는 없다"며 "국민이 그리고 역사가 판단하고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국민이 권력을 맡긴 이유는 더 나은 국민들의 삶을 도모하고 더 나은 나라를 만들라는 것이지 내가 국가다라는 생각으로 권력을 사유화해서 정적 제거나 폭력적 지배를 하기 위한 수단이 결코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께서 겪고 계시는 이 어려운 민생과 경제를 챙기고 아시아의 발판으로 변해가는 이 한반도의 평화 위기를 방치하지 말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조금 더 주력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며 "정권은 짧고 국민과 역사는 영원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청사에 들어가기전 '대북송금 관련 공문에 도지사가 직접 결재했다고 하는데 사실이 맞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 외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 검찰은 지난 9일 조사에서 하지 못했던 피의자 신문 조서 서명 등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이 이 대표의 '백현동 개발 비리'와 '대북송금 의혹'을 묶어 추석 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오는 21일과 25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 동의안 표결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대북 송금 의혹은 쌍방울 그룹이 경기도를 대신해 스마트팜 지원비 500만 달러와 경기지사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전달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이 대표 또한 쌍방울 그룹의 대북 송금을 인지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왔다.
한편 수원지검은 "이 대표의 건강 상황을 고려해 주요 혐의에 관한 핵심적인 사실 관계를 중심으로 최대한 신속히 집중조사해 오늘 조사를 종결할 방침"이라며 "이 대표의 건강 상황을 고려해 이 대표 측과 의료진과 의료시설 등에 관한 사전 협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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