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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서민물가] "올려도 남는 건 없네"...식품가 허리띠 졸라맨다

기사입력 : 2023년10월06일 13:53

최종수정 : 2023년10월06일 13:53

원가부담 누적돼 우유·맥주값 올렸지만 뒷맛 씁쓸
정부 물가안정책에 '눈치'...소비자 지갑닫힐까 '불안'
가격 동결 대신 품질 낮추거나 용량 줄이기 대응도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가장 많이 팔리는 저가형 우유 2개들이 묶음상품은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납니다."

이달부터 제품 가격 줄줄이 인상됐지만 유업체들의 표정이 어둡다. 가격을 올렸음에도 수익성 개선이 요원하다는 것이다.

국산 맥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먼저 가격 인상을 단행한 오비맥주도 뒷맛이 개운치 않다.  우유, 설탕, 식용유 등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과 동시에 경기침체 그늘까지 드리우면서 식품업계 전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협동조합, 매일유업, 남양유업, 빙그레, 동원F&B 등 유업체들은 이달 1일부터 흰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서울우유 흰우유는 편의점 기준 200㎖ 제품은 기존 1100원에서 1200원으로 올랐고 1L 제품은 3050원에서 3200원으로 4.9% 인상됐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동원F&B, 빙그레 등 유업체들도 이달 흰 우유, 가공유, 발효유, 치즈 등 유제품 가격을 4~9%가량 올렸다. 시중에 판매하는 흰 우유 가격은 편의점 기준 3000원 중반대, 대형마트 기준 3000원 초반대로 가격이 조정됐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사진=뉴스핌DB]

이번 우유 가격 인상은 낙농진흥회가 이달부터 우유 원료인 원유 가격을 1리터당 88원(8.8%) 인상한 1084원으로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 유업체들이 원유 가격 인상분을 유제품 출고가에 반영한 것이다.

통상 가격 인상 이후에는 업체의 수익성도 개선된다. 그러나 올해 가격 인상 국면에서 유업체들의 표정은 유독 어둡다. 인상 폭을 최소화해 '가격을 올려도 남는 게 별로 없는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심리적 가격저항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우유는 지난달 토핑형 요거트인 비요뜨 제품의 가격을 500원(27.8%) 올리기로 계획했다가 소비자 반발에 밀려 인상폭을 200원(11.1%)으로 낮췄다.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자 유업계는 유통채널의 할인 프로모션과 마케팅을 줄이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고 있다. 실제 서울우유는 올 하반기 TV 광고 등 마케팅 활동을 대폭 줄였다, 그 외 유업체들도 단백질식품 등 신사업 이외의 마케팅을 최소화하고 있다.

유업계 한 관계자는 "원유가 상승분에 유통마진을 떼면 흰 우유 팔아서 남는 게 없다"며 "가장 잘 팔리는 흰 우유 2개들이 묶음상품은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여서 반갑지가 않다"라고 토로했다.

맥줏값 인상 포문을 연 오비맥주도 뒷맛이 개운치 않은 상태다. 오비맥주는 오는 11일부터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9% 올린다. 올 상반기 한차례 인상을 검토했다가 정부 요청으로 가격 동결을 이어왔지만 하반기 들어 인상요인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하자 기습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관련해 맥주 1ℓ당 붙는 주세는 지난 4월부터 전년 대비 30.5원 오른 885.7원이 됐다. 맥주의 원료인 맥아 가격은 지난해 전년(2021년) 대비 48% 급등했고 캔맥주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가격도 2021년부터 올해까지 연간 40%가량씩 상승했다.

국산 맥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1위 업체인 오비맥주부터 인상 백기를 든 모양새이기도 하다. 경쟁사인 하이트진로가 올해들어 '테라+켈리' 투트랙 공세를 강화하고 오비맥주는 세컨브랜드 한맥을 띄우며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었다. 인상요인 대비 인상폭을 최소화한 배경에는 정부의 물가안정책, 맥주시장 경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셈이다.

우윳값 인상으로 인한 밀크인플레이션과 설탕값 상승으로 인한 슈거플레이션은 빠르게 진행 중이다. 빙그레는 이날부터 편의점을 제외한 대형마트 등 유통 채널에서 ▲홈(떠먹는 아이스크림)류 ▲미니류 ▲끌레도르류 등 3가지 품목을 각각 출고가 기준 300~500원 인상한다. 편의점은 11월 1일부터 인상이 적용된다. 해태아이스크림도 같은 날 대형마트 등 유통 채널에서 ▲마루홈컵 ▲마루미니컵 ▲쿠키마루 파르페 등 판매 가격을 500원씩 올린다. 남양유업은 카페 브랜드 백미당의 제품 판매가를 지난달 26일부터 200~500원 상향 조정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제과제빵 업체들도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커피 원두 가격 상승세는 지난해 대비 꺾여 숨통이 트였지만 설탕값이 크게 뛰고 우유값도 상승해 원가부담이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체들도 설탕값 상승에 예의주시 하고 있다. 유가와 환율 상승도 주요한 부담 요소로 지목된다.

서울 시내의 대형마트 주류코너의 모습. [사진=뉴스핌DB]

다만 식품업계는 지난해 연말부터 올 초까지 잇따라 가격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정부의 물가안정 칼날이 거센 상황에서 연 2회 인상은 업체로서도 부담스러운 셈이다. 또한 물가상승과 경기침체가 동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도 현실화하고 있다. 가격 인상 폭이 높을 경우 소비자들의 외면이 기존보다 거세게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치킨프랜차이즈 BBQ는 최근 올리브유 급등으로 원가부담이 심화되자 제품 가격을 동결하는 대신 품질 낮추는 방향을 택했다. 기존까지 100% 올리브유로 치킨을 튀겼던 BBQ는 이달부터 튀김유를 올리브유 50%함량의 제품으로 튀김유를 교체했다. 국제 올리브유 가격은 주요 산지인 스페인 등의 작황 부진으로 지난 2020년 7월 t당 약 3000유로에서 현재 t당 약 1만유로로 약 3.3배 급등했다. 가격을 올려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는 대신 품질을 낮춰 기존 가격을 유지한 것이다.

경기침체 우려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식품업계에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품질을 낮추거나 용량을 줄이는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처럼 소비심리가 침체된 상황에서는 가격을 올려도 걱정이다"라며 "더욱이 먹거리는 100원 단위로 소비자들의 선택이 갈리기 때문에 인상을 하더라도 적정선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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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동행카드, 고양·과천도 30일부터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가 오는 11월 30일 첫 차부터 고양시와 과천시까지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서울~고양~과천을 오가는 시민들도 월 5만~6만원대로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1월 27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출발한 기후동행카드는 3월 30일 김포골드라인, 8월 10일 진접선·별내선까지 확대됐다. 서울 공동생활권인 인구 100만의 대규모 도시 고양시와 지리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남부의 길목에 위치한 과천시까지 연결됨에 따라 수도권으로 본격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서울 외 지역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도시철도 구간 [이미지=서울시] 서울시와 고양시, 과천시는 지난해 2~3월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후속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11월 30일 고양시(3호선·경의중앙선·서해선), 과천시(4호선)의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확정지었다. 관계기관들과 함께 시스템 개발·최종 점검을 완료했다. 이번 확대로 3호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에서 서울시 송파구 오금역까지 모든 역사(44개)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의중앙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역에서 구리시 구리역까지 34개 역사, 서해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역에서 서울시 강서구 김포공항역까지 7개 역사, 4호선은 남양주시 진접역에서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역사까지 34개 역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재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범위에 이미 고양시를 경유하는 서울 시내버스 28개 노선과 과천시를 경유하는 6개 노선이 포함돼 있음을 고려하면 서울과 고양·과천을 통근·통학하는 약 17만 시민의 이동 편의가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용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과천·고양 등 시민들도 기후동행카드의 다양한 문화 혜택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과천시 4호선 확대로 대공원역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방문 시 서울대공원 50% 할인 등 혜택을 참고하면 된다.  기후동행카드는 올해 1월 23일 서비스 시작 이후 70일 만에 100만 장이 팔리는 등 시범사업 단계부터 큰 호응이 확인된 바 있다. 7월부터 본사업에 들어가면서 청년할인권·관광객을 위한 단기권 등 다양한 혜택이 더해졌다. 평일 최대 이용자가 65만명이 넘어가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고양·과천 지하철 적용을 시작으로 수도권 시민들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협의·시스템 개발 검토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확장을 위한 타 경기도 지자체와의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시는 덧붙였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려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에서 '모바일티머니' 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충전하면 된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고객안전실, 지하철 인근 편의점 등에서 구매한 후 서울교통공사 1~8호선, 9호선, 신림선·우이신설선 역사 내 충전기에서 권종을 선택·충전 후 사용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의 고양시, 과천시 확대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고양시(031-909-9000), 과천시(02-3677-2285),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김포·남양주·구리에 이어 고양·과천 확대로 경기도 동서남북 주요 시군까지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대중교통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며 "교통비 절감·생활 편의·친환경 동참 등 일상 혁명을 수도권 시민들까지 누릴 수 있도록 수도권 지역 서비스 확대·편의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4-11-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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