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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동호인' 양궁 주재훈 "메달보다 소중한, 꿈 향해 달려가는 도전정신"

기사입력 : 2023년10월10일 23:37

최종수정 : 2023년10월10일 23:46

항저우아시안게임 은메달 2개 금의환향
"양궁 컴파운드 올림픽 채택되면 도전할 터...끝까지 선수 활동"
"기다려준 부모·아내 감사...울진군민·한울원전본부 응원 큰 힘"
"지역별로 생활체육인 등 일반인 위한 공공 양궁장 조성 절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여전히 침착했다. 수줍으면서도 명료했다.

대학3학년 무렵 취미로 동호회 활동을 통해 처음 양궁을 접한 후 다섯번의 도전 끝에 태극마크를 달고 난생 처음 아시아 무대에서 값진 은메달 2개를 선사하며 국민들에게 희망을 쏘아 올린 '동호회' 출신 주재훈(31)선수가 금의환향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막을 내린 다음날인 9일. 귀국해 미처 긴장이 풀리지 않은 주재훈 선수를 그가 태극마크를 꿈꾸며 시위를 당기던 고향인 울진군 북면 소곡리 '소야농장'에서 만났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동호인' 출신으로 다섯번의 도전 끝에 태극마크를 달고 항저우AG 양궁 혼성전과 단체전에서 값진 은메달 2개를 안겨준 주재훈 선수가 국가대표 꿈을 키우며 홀로 양궁을 익히던 경북 울진군 북면 소곡리 소재 부모님의 축사에서 시위를 당기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0.10 nulcheon@newspim.com

'소야농장'은 주 선수의 부모님 생업 현장이자 주 선수가 태어나고 자라고 한우사료인 '곤포래핑'에 과녁을 그려놓고 시위를 당기며 양궁기술을 연마하던 땀과 희망의 현장이다.

항저우에서 아시아 최 정상을 노리며 팽팽하게 당겨진 긴장이 미처 가시지도 않았을 터인데 주 선수는 노 할머니를 건사하며 부모님이 운영하는 축사일을 거들고 있었다.

체육복 상의에 선명한 태극마크가 새겨져 있다.

주 선수가 환하게 웃으며 맞는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동호인' 출신으로 다섯번의 도전 끝에 태극마크를 달고 항저우AG 양궁 혼성전과 단체전에서 값진 은메달 2개를 안겨준 주재훈 선수가 국가대표 꿈을 키우며 홀로 양궁을 익히던 경북 울진군 북면 소곡리 소재 부모님의 축사에서 소 사료인 '곤포래핑'에 과녁을 붙이고 시위를 당기는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2023.10.10 nulcheon@newspim.com

◇ 대학3학년 무렵 동호회서 양궁 컴파운드 첫 입문...각종 동호인대회서 탁월한 기량 발휘

경북 울진 출신인 주재훈 선수는 경북 경산의 경일대학교 3학년 재학 무렵 취미로 지역에 있는 동호회인 '경산 어울림 양궁클럽'에 참가하면서 양궁을 처음 접했다.

이후 주 선수는 동호회 활동을 통해 동호인 양궁대회와 양궁협회 대회 등에 참가해 발군의 실력을 인정받으면서 국가대표의 꿈을 키웠다.

그러나 국가대표의 벽은 녹록치 않았다. 주 선수는 다섯번의 도전 끝에 올해 초 꿈에도 그리던 국가대표로 선발되면서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의 기회를 잡았다.

◇ 축사 '곤포래핑' 과녁쏘며 궁사의 꿈 키워...전문가 "시원하게 날리는 슈팅이 일품"

난생 첫 발을 디딘 세계무대인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주재훈 선수는 "시원하고 담대한 슈팅"을 날리며 개인전과 단체전 8강과 4강, 결승전에 잇따라 진출해 현지 취재진들로부터 집중 주목을 받으면서 화제를 모았다.

주재훈 선수는 타 선수들과는 달리 단 한 번의 제대로 된 체육 엘리트 학습없이 오롯이 동호인 활동과 방학을 이용해 부친이 운영하는 축사에서 친환경 사료인 '곤포래핑'에 과녁을 그려놓고 연습해 국가대표에 입문하고 아시아 최정상에 우뚝섰기 때문이다.

현지 취재진은 물론 국내 언론과 방송은 주 선수의 독특한 선수 이력과 매 경기마다 시종일관 흩트림없는 침착한 경기 자세에 매료됐다.

아시안게임 중계방송 내내 선배 양궁인들은 경기 해설을 통해 "주재훈 선수의 경기 자세는 시종일관 침착한 표정에 시원하고 담대하게 날리는 슈팅이 일품"이라고 평했다.

주 선수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매 경기마다 '시원하고 담대하게' 시위를 당기며 쟁쟁한 선수들을 제압하고 양궁부문 컴파운드 혼성전과 남자 단체전에서 우리나라 양궁 부문 첫 메달이자 값진 은메달 2개를 안겨주었다.

또 개인전에서 주 선수는 우리나라 양재원 선수와 동메달을 놓고 맞대결을 펼쳐 1점 차이로 석패하는 등 탁월한 기량을 보였다.

주재훈 선수가 이번 항저우AG를 통해 보여준 것은 탁월한 기량을 넘어 '무에서 유를 창조'한 불굴의 도전정신이다.

주 선수는 오롯이 홀로 양궁 기술을 익히고 연마해 아시아 최정상에 오르는, 인생 역전의 드라마를 선사하면서 국내 동호인 등 생활체육인들은 물론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안겼다.

"양궁을 통해서 자신의 삶의 좌표와 믿음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자신을 믿고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도전하면 꿈은 현실로 다가온다"

주재훈 선수가 양궁을 통해 익힌 삶의 자세이다.

그러면서 주 선수는 "양궁을 즐기는 생활체육인들이나 동호인들이 쉽게 연습을 하거나 경기를 할 수 있는 양궁장이 많이 조성되면 탁월한 선수들이 더 많이 탄생할 것"이라며 생활체육 발전을 위한 과제도 빠뜨리지 않았다.

주 선수는 아시안게임 폐막 다음날 김포공항에 마중나온 가족들을 만났다.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두살과 다섯살백이 어린 두아들을 가슴에 안으며 아내와 부모님께 감사의 뜻을 전했다.

고향인 울진에 돌아와 자신의 꿈을 닦던 '소야농장'에서 구순의 할머니 목에 빛나는 은메달을 걸어드렸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동호인' 출신으로 다섯번의 도전 끝에 태극마크를 달고 처녀 출전한 항저우AG 양궁 혼성전과 단체전에서 값진 은메달 2개를 안겨준 주재훈 선수가 구순의 할머니 목에 빛나는 은메달을 걸어드리고 있다.2023.10.10 nulcheon@newspim.com

다음은 주재훈 선수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 양궁의 꿈을 키우게 된 동기는?

▲ 어릴 때부터 집 주변의 대나무를 잘라 활을 만들어 쏘며 양궁을 하고 싶었는데 마땅히 시설이나 관련 학교가 없었다. 대학교 3학년 때 경산에 있는 동호회 클럽인 '어울림 양궁 클럽'에 참여하면서 경기용 컴파운드를 처음 접하게 됐다. 동호회 활동을 통해 각종 동호인 대회와 양궁협회 대회에 참가했는데 1~2등을 하면서 의외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 무렵부터 양궁이 자신의 적성에 맞다는 생각을 하고 양궁에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

-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전문 궁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겪은 어려움은?

▲ 양궁을 연마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겪은 부분은 장소(공간) 문제이다. 양궁이 위험한 스포츠인데다가 양궁장이 일반인에게는 개방된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도시의 경우, 동호인들은 회원 소유의 빈 땅을 이용하거나 아니면 빈 공터 등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고향이 농촌인 제게는 도시 동호인들에 비해 공간 제약을 많이 받지 않았다. 부친이 운영하는 축사와 이웃 지인의 빈 축사를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자리를 빌려 국가대표 꿈을 이루기 위해 오랜 기간 훈련하는 동안 매일 빈 축사를 이용하게 해 준 반미열 아저씨께 감사 말씀을 드린다.

[대구경북=남효선 기자] 2023.10.10 nulcheon@newspim.com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동호인' 출신으로 다섯번의 도전 끝에 태극마크를 달고 항저우AG 양궁 혼성전과 단체전에서 값진 은메달 2개를 안겨준 주재훈 선수가 양궁 국가대표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명료하면서도 수줍은 목소리로 들려주고 있다.2023.10.10 nulcheon@newspim.com

- 가장이자 직장인으로서 양궁을 연마하고 훈련하는 일이 쉽지 않았을 터인데?

▲ 동호회 활동을 통해 처음 양궁을 접하면서 삶의 좌표와 자신에 대한 믿음과 용기를 가지게됐다. 도전 정신은 취업을 위한 한수원 한울원자력본부 청원경찰 공개모집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평소 양궁을 익히면서 스스로 체득한 멘탈관리 등 자신에 대한 엄격한 자세가 취업 면접과정의 긴장감을 없애주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양궁은 제 삶의 방향을 잡아준 희망의 불빛이라는 생각이다. 일주일 단위로 매일 6시간 이상 연습했다. 직장인 한울원자력본부 청경대의 교대식 근무방식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교대근무 시간을 이용해 출근 전에 3시간, 퇴근 후 3시간 등 매일 6시간 이상 훈련에 임했다. 휴일에는 평소와는 달리 훈련시간을 줄여 어린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했다.

- 태극마크 꿈을 이루기 위해 홀로 훈련하는 과정에서 양궁장비를 소실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는데?

▲ 2019년 10월 3일에 태풍 '미탁'으로 고향인 소곡마을이 큰 피해를 입었다. 당시에 1년 치 강수량이 단 하루 만에 내렸을 정도로 강한 폭우가 쏟아졌다. 저희 축사도 많은 피해를 입었는데, 당시 양궁장비를 보관하던 축사 내의 컨테이너가 폭우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태풍이 지나가고 동생인 재현이와 함께 떠내려 간 컨테이너를 찾아 멀리 울진읍의 남대천까지 헤맸다. 겨우 강 언저리에 걸려 있는 컨테이너를 발견했는데 모두 쓸려가고 '양궁 타깃'만 남아있었다. 처참한 심경에 양궁을 포기하려고 했다. '양궁타깃'을 소중하게 들고 집으로 돌아와 아내에게 심정을 전했다. 아내가 다시 용기를 주었다. 아내는 "양궁장비를 다시 마련해 줄테니 꿈을 접지 말라"며 격려했다. 이후 국가대표로 선발되고 진천선수촌으로 입소할 때도 아내는 "한 번 뿐인 기회인데 집 걱정과 아이들 걱정말고 평소처럼 침착하게 잘 싸우고 오시라"며 응원했다. 아내에게 평생 감사의 마음으로 살겠다고 다짐했다.

- 다섯 번의 도전 끝에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선발됐다. 직장인으로서 여러가지 제약이 많았을터인데?

▲ 올해 3월 국가대표로 선발되면서 선수촌에 입소하게 됐다. 그러나 직장인 한울원자력본부에는 소속 경기부가 없는데다가 저와 같은 사례가 처음이어서 회사 측이 많은 고민 끝에 휴직처리를 어렵게 해주셨다. 한울원자력본부의 어려운 결단과 배려가 없었다면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 각종 국제대회 참가 기회마저도 갖지 못했을 것이다. 회사 관계자들의 배려에 깊이 감사드린다.

- 남다른 훈련과 용기로 태극마크의 꿈을 이루고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다. 선수촌 생활은?

▲ 선수촌에서 처음 만난 선수들은 모두 평소 저의 우상이었다. 저는 쟁쟁한 양궁국가대표선수들을 선망하는 팬이었다. 선수촌에서 우상이던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생활하면서 하루하루가 꿈 같고 제 스스로도 성장해 나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우상이었던 선수들의 훈련모습을 곁에서 보며 많이 배웠다. 선수들이 처음 선수촌 생활을 하는 저를 스스럼없이 받아주고 가르쳐줘서 훈련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 풋내기인 저를 잘 이끌어준 동료 선수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동호인' 출신으로 다섯번의 도전 끝에 태극마크를 달고 항저우AG 양궁 혼성전과 단체전에서 값진 은메달 2개를 안겨준 주재훈 선수가 국가대표 꿈을 키우며 홀로 양궁을 익히던 경북 울진군 북면 소곡리 소재 부모님의 축사 앞에서 빛나는 은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0.10 nulcheon@newspim.com

- 항저우에 도착해 첫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당시 각오와 심정은?

▲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전에 국제대회를 한 4번 정도 참가했다. 매번 성적이 기대보다 좋지 않았다. 너무 기대가 큰 만큼 긴장도 높아졌다. 기대감을 내려놓고 평소대로 현재에 집중하면서 연습처럼 임하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항저우에서도 매 경기마다 '평소처럼 즐기듯 시위를 당기자'는 각오로 임했다. 저는 다른 선수들보다 슈팅 시간이 굉장히 빠른 편이다. 6발을 쏠 경우 다른 선수들은 150초 정도 걸리는 데 저는 약 100초 내외로 쏘는 편이다. 그만큼 빠른 시간에 빠르게 조정 할 수 있고 빨리 쏠 수 있으니까 슈팅도 과감해지고 결정적인 순간에 10점 안에 집어넣을 수 있는 순발력을 갖게된 것 같다.

- 동호인 출신으로 다섯 번의 도전 끝에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2개를 획득하며 국민들에게, 특히 생활체육인들과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큰 용기와 희망을 안겨주었다. 후배들에게 하고 말은?

▲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자신을 믿고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 도전정신을 가질것을 당부드리고 싶다. 저는 양궁을 통해서 자신의 삶의 좌표와 믿음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자신을 믿고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도전하면 꿈은 현실이 된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 가족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 제가 성장하고 자란 농촌의 환경이 지금의 제 멘탈을 가꾸는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도시에서는 어렵겠지만 저는 부모님이 운영하는 축사 빈 공간에서 차분하게 연습에 집중할 수 있었다. 대회에서 침착성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농촌에서 자라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환경이 크게 작용을 한 것 같다. 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묵묵히 지켜봐 준 할머니와 부모님, 동생, 제 아내에게 은메달의 영광을 드린다. 특히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한수원 한울원자력본부장과 청경대 관계자, 매 경기마다 저를 지켜보며 응원해주신 울진군민들에게 감사드린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동호인' 출신으로 다섯번의 도전 끝에 태극마크를 달고 항저우AG 양궁 혼성전과 단체전에서 값진 은메달 2개를 안겨준 주재훈 선수가 국가대표 꿈을 키우며 홀로 양궁을 익히던 경북 울진군 북면 소곡리 소재 부모님의 축사에서 취재진에게 양궁 컴파운드의 특징을 설명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2023.10.10 nulcheon@newspim.com

- 향후 계획은? 또 우리나라 양궁계 발전을 위한 제언이 있다면?

▲ 오는 14일부터 열리는 전국체전에 경북대표로 출전할 예정이다. 또 태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도 출전할 계획이다. 2026년 열리는 나고야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따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을 계획이다. 나아가 양궁컴파운드 부문이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면 도전해 볼 생각이다. 제 몸이 허락할 때까지 끝까지 선수로 활동하고 싶다. 앞으로 있을 각종 대회에서도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소중한 경험을 잊지 않고 대한민국 국가대표로서 명예와 긍지를 걸고 열심히 값진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 양궁종목이 일반인에게 조금 접하기 힘든 이유는 장소에 대한 제약이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각 지역별로 일반인들이 연습할 수 있는 양궁장이 마련된다면 생활체육인들 중에서 탁월한 선수들이 많이 배출될 것이다.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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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네르, 생애 첫 윔블던 단식 우승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세계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생애 첫 윔블던 남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신네르는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 센터코트에서 열린 2025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2위)를 3시간 4분 만에 3-1(4-6 6-4 6-4 6-4)로 꺾었다. 올해 1월 호주오픈에 이은 시즌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품에 안고 상금은 300만 파운드(약 55억8000만원)를 거머쥐었다. 이탈리아 선수가 윔블던 단식 정상을 밟은 것은 남녀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남자 단식 마테오 베레티니, 2024년 여자 단식 자스민 파올리니가 결승에 진출했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카라스를 꺾고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이번 결승은 지난 프랑스오픈 결승에 이은 두 선수의 메이저 결승 리턴 매치. 당시 신네르는 알카라스에게 2-3(6-4 7-6<7-4> 4-6 6-7<3-7> 6-7<2-10>)으로 패해 우승을 놓쳤다. 당시 트리플 매치 포인트를 날린 신네르는 경기 후 '삶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경기'라며 절치부심했고 한 달 만에 완벽하게 되갚았다. 신네르는 알카라스에게 당하던 5연패 사슬을 끊었다. 둘의 상대 전적은 여전히 알카라스가 8승 5패로 앞선다. 신네르는 이날 알카라스 특유의 드롭샷과 로브, 변칙 플레이에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3세트 게임스코어 4-4에서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4세트에서도 다시 한 번 브레이크로 균형을 깼다. 게임스코어 5-4, 자신의 마지막 서브 게임에서 신네르는 평균 200km/h에 가까운 강서브로 트리플 챔피언십 포인트를 만들었고 두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카라스를 꺾고 우승한 뒤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경기 후 신네르는 "파리에서 정말 힘든 패배를 겪었기 때문에 감정이 북받친다"며 "결국 중요한 건 결과가 아니라 그 안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다. 우리는 패배를 받아들이고 계속 노력했고, 그 결과 이렇게 트로피를 들게 됐다"고 말했다. 하드 코트 메이저에서만 세 차례(2023 US오픈, 2024 호주오픈 포함) 우승했던 그는 이번 잔디 코트에서 처음 정상에 올라 메이저 전천후 강자임을 입증했다. 유일하게 우승이 없는 클레이코트 메이저 프랑스오픈까지 제패할 경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지난해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던 신네르는 도핑 사실이 알려진 뒤로는 올해 호주오픈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트로피를 따냈고 도핑으로 인한 3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마친 올해 5월 초 이후로는 이번이 첫 메이저 우승이다. 반면 알카라스는 윔블던 3연패 도전에 실패했다. 통산 6번째 메이저 결승전에서 처음으로 패배를 당했고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을 위해선 여전히 호주오픈 우승이 필요하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왼쪽)와 알카라스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을 마치고 축하와 위로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그는 "결승에서 지는 건 언제나 힘든 일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오늘은 야닉의 날이다. 훌륭한 테니스를 한 그에게 축하를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네르와 알카라스는 지난해 호주오픈부터 치러진 7번의 메이저 대회에서 타이틀을 전부 나눠 가졌다. 2023년엔 알카라스가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신네르가 호주오픈과 US오픈을 차지했고, 올해는 다시 신네르가 호주오픈과 윔블던을, 알카라스가 프랑스오픈을 가져갔다. 이제 두 선수는 메이저를 양분하는 확실한 '빅2'로 자리매김했다. psoq1337@newspim.com 2025-07-14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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