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이오닉 5·6, 기아 EV6 320만원 가격 내려
푸조 1150만원, 벤츠도 EQS 최대 3200만원 낮춰
"높은 가격·불편한 충전 여전, 내년에도 반전 어렵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전기차 판매 둔화에 완성차 업체들이 할인폭을 키우면서 올해 4분기 판매율 반전을 노리고 있다.
23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 1~3분기 전기차 누적 판매량은 11만7611대다. 2022년 같은 기간 판매량 11만9841대보다 2230대 줄어든 수치다.
현대차는 아이오닉6의 가격을 320만원 낮췄다. [사진=현대자동차] |
빠르게 전기차의 시대가 올 것 같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전기차는 상대적으로 비싼 차 값과 아직은 불편한 충전 인프라 등으로 인해 주류 고객층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에 추경에 나섰던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도 올해는 상당부분 남아있다.
이에 자동차 완성업체들은 전기차 가격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둔화된 판매율을 끌어올리려고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의 가격을 320만원 내렸으며, 기아 역시 주력 전기차인 EV6의 가격을 320만원 내렸다. 현대차 코나 EV와 기아 니로EV는 120만원 낮췄다.
쉐보레는 이달 소형 전기 SUV인 볼트 EUV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최대 691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콧대 높은 고가의 수입 완성업체들도 수천만원 대의 할인에 나서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EQS 모델을 1500만원~3200만원 할인하고 소형인 EQA250을 950만원 할인한다. BMW는 i7 모델을 1600만~3000만원, iX1을 800만원 떨어뜨렸다. 아우디는 e-트론S를 트림별로 2200만~2600만원 할인한다.
푸조는 10월 한 달 동안 전기차 구매 고객에 1150만원의 할인에 나서며 폴스타 역시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 가격을 1166만원 내렸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 [사진 제공=메르세데스 벤츠] |
이같은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 인하는 정부의 보조금 인상과 무관치 않다. 정부는 5700만원 미만 전기차인 국고보조금 100% 지급 구간에서 최대 680만원을 지급하는 기존 보조금 제도를 유지하는 동시에 제조사가 자사 전기차 가격을 인하할 경우 국고보조금을 최대 100만원 추가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전기차 국고보조금이 680만원에서 최대 780만원으로 늘어나는 효과여서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 인하 경쟁을 부르고 있다.
이같은 가격 인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내년 새로운 전기차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남아있는 물량을 소진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이같은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 인하 승부수로 인해 4/4분기에는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격 인하에도 전기차 판매율이 생각보다 많이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판매가 둔화된 이유는 여전히 가격이 높고, 충전 인프라가 불편하기 때문"이라며 "완성차 업체가 할인을 하고 있지만, 시중에서는 반값 전기차가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4/4분기에도 전기차 판매율이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역시 "얼리어답터들의 전기차 구매는 끝났고, 이제 주류층이 구매해야 하는데 반값 전기차는 아직 구현되지 않았다"며 "완성차 업체들의 할인으로 이전과 약 500만원 이상 차이가 나므로 판매율은 늘어날 것인데 그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높은 전기차 가격과 불편한 충전 인프라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내년에도 전기차 판매율이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전기차의 대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2025년 이후에는 친환경차에서 제외돼 여러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시간 문제일 뿐 전기차는 결국 미래차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