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이번 작품을 하면서 모두가 정말 치열하게 집중했어요. 진하다 못해 찐하게 연기했던 작품이 될 것 같아요."
2016년 영화 '커튼콜'로 데뷔해 숱한 드라마, 영화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배우 유수빈이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거래'를 통해 또 하나의 명작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우발적인 동창들의 납치극을 벌인 이번 작품에서 유수빈이 납치극의 희생양인 박민우를 연기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유수빈 [사진=웨이브] 2023.10.24 alice09@newspim.com |
"공개된 후에 '거래'를 보는데 너무 재미있게 봤어요(웃음). 제가 촬영하면서 보지 못했던 장면들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거든요. 감독님이 뜨겁게 찍어주셔서 작품이 너무 잘 나온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은 소재 자체가 신선했어요. 친구가 자신의 친구를 납치하는 거잖아요. 민우 캐릭터 역시 일반적인 인질이 아니고 변수를 제공하고 예측하지 못할 행동을 하는 인물이라 더 재미있었죠."
유수빈이 맡은 극중 박민우는 겉으로는 순진해 보이는 부잣집 아들이다. 어렸을 때부터 부자라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이용당하자, 부모에게 '호구가 되지 않는 법'에 대해 배우고 각성하게 된다.
"우선 민우는 호구가 되지 말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고 자란 아이에요. 대본을 봤을 때 어렸을 때부터 이용을 당했기 때문에 단순히 호구가 되지 말아야 한다고 이해할 수도 있었지만 다르게 해석이 되더라고요. 민우 역시 저들처럼 평범한 친구를 가지고 싶다는 욕망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어떤 식으로 민우를 표현하는 게 좋을까 고민을 많이 했죠."
작품은 우발적으로 동창 민우를 납치한 두 20대 청년 이준성(유승호)와 송재효(김동휘)의 '10억 납치극'을 다룬 범죄 스릴러이다. 민우는 준성과 재효를 만난 날 우발적인 납치를 당한다. 그러나 부모에게 배운 가르침으로 인해 끊임없이 예측할 수 없는 변수를 제공한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유수빈 [사진=웨이브] 2023.10.24 alice09@newspim.com |
"민우에게는 준성과 재효에게 없는, 있는 집 자제로서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준성과 재효는 급박한 상황이나 위기에서 당황하고 우왕좌왕하지, 정작 중요한 상황이 됐을 때 민우는 중심을 잡고 흔들리지 않는 에너지가 있을 것 같더라고요. 그런 부분에서 두 친구들과 차이를 두고 싶었어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계급이 나뉘어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죠."
우발적으로 납치는 당한 민우는 극 초반부터 포박을 당한다. 손발이 묶이고 머리에는 검정 비닐봉지가 쓰인다. 후반에는 초반 포박은 아무것도 아닌, 더한 상황 속에 놓인다.
"몸을 자유자재로 쓰지 못해서 표현이 제한적이었죠. 비닐봉지를 쓰고 감정적인 연기를 해야 하는데 숨이 잘 안 쉬어지니까 애로사항이 생기더라고요. 제가 조금만 힘들어 보이면 (유)승호 씨가 비닐봉지를 바로 벗겨주고 저보다 더 걱정을 해줬어요(웃음). 후반에 캐리어 안에 들어가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감정적으로 너무 힘들더라고요. 저는 캐리어에 들어가 있고, 위에서 저를 내려다보는 친구들을 바라보는데 진짜 무서웠어요. 촬영이 끝나고 집에 가서도 마음이 힘들기도 했고요. 그때 정말 무서운 감정을 느꼈던 것 같아요."
민우는 의대생 친구 재효의 행동으로 인해 납치를 당한다. 재효와 준성은 각기 다른 개인사로 인해 큰돈이 필요해지자 부잣집 민우를 이용해 돈을 얻어낼 생각을 한다. 작품은 '친구'라는 단어로 서로를 묶고 있지만, 각기 생각하는 친구의 개념은 다르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유수빈 [사진=웨이브] 2023.10.24 alice09@newspim.com |
"민우는 두 사람을 완전한 친구라고 생각을 했어요. 특히 극이 진행되면서 민우가 준성이란 사람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되면서 부러운 지점도 많았을 거고요. 두 사람이 민우를 납치한 걸 알게 된 후에는 친구로서 끝났다고 생각을 했지만, 제가 생각한 민우는 극이 진행되면서 재효를 부러워할 것 같다고 느껴지더라고요. 준성이라는 친구가 옆에 있으니까요. 준성이는 유일하게 납치극에서 민우에게 미안해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요. 민우 주변에는 그런 친구가 단 한명도 없었거든요. 그래서 갈수록 준성과 관계에 대한 아쉬움이 클 것 같았어요. 준성과 민우가 이런 일이 아니었으면 더 좋은 친구가 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요."
8부작으로 구성된 이번 작품은 현재 6화까지 공개가 됐다. 오는 27일 마지막 두 화가 공개되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납치극이 최악의 상황으로 향하면서 남은 2회에서 모든 이야기가 풀려야 하는 상황이다.
"남은 2회가 장난 아닐 거예요. 하하. 반전도 있고요. 저 역시 5~6부 대본을 봤을 때, 이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 궁금해졌거든요. 그런데 정말 알맞은 방법으로 끝나요. 결말은 보시는 분들마다 다르게 느끼실 것 같아요. 저는 마지막이 셔터를 닫아버릴 정도로 닫힌 결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남은 회차에서는 이 사람들의 선택에 집중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럼 더 재미있게 보실 거예요(웃음)."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