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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이재명 "尹정부, 재정건전성에만 매달려…성장률 3% 달성 주도하겠다"

기사입력 : 2023년11월02일 11:23

최종수정 : 2023년11월02일 11:30

2일 '경제 회복을 위한 제안' 기자회견
"정부, 지출 늘려 경기부양책 강구해야"
"성장과 변화가 경제위기 대응의 핵심"

[서울=뉴스핌] 홍석희 윤채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호황이든 불황이든 재정건전성에만 매달린다"고 비판하며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정부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경제회복을 위한 제안'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경제위기를 심화시켜 오히려 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있다. 정부가 지출을 늘리는 등 경기부양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경제의 근본이 흔들리고 있다"며 "무한내핍의 시기에 가계는 소비하지 않고 기업은 투자를 못한다. 가계와 기업이 경제적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경제 3주체 중 가계와 기업이 타격을 받으면 정부가 소비·투자를 증대시켜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며 "'허리띠를 더 졸라매라'고 다그칠 것이 아니라 경제회복을 위해 정부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세계경제 재편과 침체기에 경제 3주체의 대응은 과거와 달라야 한다"며 "'성장과 변화'가 경제위기 대응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장률 3%를 달성하려면 경제를 회복시킬 '쌍끌이 엔진'이 필요하다"며 "한 축은 연구기술 개발·신성장 동력 발굴·미래형 SOC(사회간접자본) 투자고 또 한 축은 총수요 부족을 개선하기 위한 '소비 진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득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이중지원 효과가 증명된 지역화폐를 통해 신속히 내수를 회복하고 지역경제와 골목경제를 살려야 한다"며 지역화폐예산을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기업의 소비행위가 투자인 것처럼 가계의 소비여력을 확대해 내수를 살려야 한다"며 "1년 한시로 '임시소비세액공제'를 신설하겠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정책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위기 극복방안을 총 동원하면 3% 성장률 회복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민생경제회복을 위한 성장률 3% 달성을 확실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11.02 leehs@newspim.com

다음은 이재명 대표의 기자회견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대한민국 경제의 근본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무한내핍'의 시기, 가계는 소비하지 않고 기업은 투자를 못합니다.
가계와 기업이 경제적 고통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경제 환경 급변으로 고금리, 고물가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대출 이자 갚기도 버거워, 국민은 아예 지갑을 닫았습니다.
소비가 대폭 줄면서, 가뜩이나 힘든 소상공인은 존폐 위기에 처했습니다.
실질소득감소도 투자도 소비도 계속 줄어들면서
경제가 점점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수출로 먹고 살던 우리나라가 12개월 연속 수출 감소에 처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35조원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세계 5위권의 수출모범생이 208개국 중 200위로 위상이 급락했습니다.

"국.가.부.재, 재.정.공.백"

국가란 무엇입니까?
국가의 제1 과제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입니다.
국가는 국민의 더 나은 미래와 삶을 책임져야 합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경제 좀 살려 달라'고 절규하는데,
윤석열 정부는 '건전재정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정부가 어떻게 이 정도까지 가계와 기업 고통에 무감할 수 있는지,
기본적 경제논리에 무지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경제 3주체 중 가계와 기업이 타격을 받으면,
정부가 소비와 투자를 증대시켜 경기를 부양해야 합니다.
민간경제가 과열되면, 정부가 증세나 이자율 통제와 같은 재정금융정책을 통해서 경기를 안정시키는 등
조절기능을 수행해야 합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호황이든 불황이든 재정건전성에만 매달립니다.
경기불황으로 수입이 줄었으니
'허리띠를 더 졸라매라'고 다그칠 것이 아니라
경제 회복을 위해 정부의 역할을 확대해야 합니다.

올해 2분기 소비·투자·수출이 모두 감소하는 '트리플 위기'가 발생했습니다.
소비가 전 분기보다 줄어든 것은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이후 처음이고,
트리플위기를 맞은 것도 '97년 IMF위기, '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입니다. 외부충격도 없이 왜 이렇게까지 되었을까요?
정부가 지출을 늘리는 등 경기부양책을 강구해야 하는데
재정건전성에만 매달려 지출을 줄였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경제위기를 심화시켜 오히려 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있습니다.

2%초반대로 예상되는 내년 경제성장률은
반도체를 포함한 IT경기회복이 전제입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이어 중동 전쟁까지,
불확실성이 더 커졌습니다. 비관적 전망이 점점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내년이 더 걱정입니다.
경기침체로 세금도 잘 걷히지 않고
초부자감세로 인한 세수 결손에 소극적 재정운영까지.
정부가 지금처럼 무대책으로 민생과 경제를 방치한다면,
경제는 더 나빠질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세계경제 재편과 침체기에, 경제 3주체의 대응은 과거와 달라야 합니다.
'성장과 변화'가 경제위기 대응의 핵심입니다.

지금 우리 가계와 기업 모두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잘 살든 못 살든 모든 가계의 실질소득이 줄었습니다.
가계부채는 국내총생산규모를 넘어섰습니다.
기업들 또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부채 부담으로
중소기업은 물론, 상장법인들까지 실적이 40% 넘게 감소했습니다.

IMF는 최근 경제 전망에서 미­중 디리스킹의 최대 피해국은 한국이며, 최악의 경우 GDP의 10%이상이 감소할 것이라 경고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은 중국과 대립하는 것처럼 보여도
실질적으로는 경제협력에 적극적입니다.
정부정책이 수출시장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현실도 바꿔야 합니다.
정책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위기 극복방안을 총 동원한다면
3% 성장률 회복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정부가 나서야 합니다.
성장률 3%를 달성하려면, 경제를 회복시킬 '쌍끌이 엔진'이 필요합니다.
한 축은 연구기술 개발, 신성장 동력 발굴, 미래형 SOC투자입니다.
또 한 축은 총수요 부족을 개선하기 위한 소비 진작입니다.
생산물 시장의 소비자이자, 생산요소 시장의 공급자인 가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경기 침체로 인해 어려운 분들은 쓰고 싶어도 쓸 돈이 없습니다.
필수적인 소비조차 줄이고 있습니다.
소비축소가 경기흐름을 악화시켜 더 큰 경기침체를 불러오지 않도록
실질소득 증대와 양극화 완화에 정책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자영업자의 대출이자를 포함한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 전체의 목줄을 누르는 시한폭탄과도 같습니다.
이 위기를 방치하면 언젠가는 터질 수 밖에 없습니다.
가계와 기업은 모두 자기 몸보다 더 큰 부채에 눌려 숨이 막힙니다.
반면 정부 부채는 비교적 양호한 수준입니다.
정부가 빚 부담을 나눠지지 않으면, 가계와 기업이 그대로 주저앉아
우리 경제를 회복 불능의 상태로 몰아넣을 수 있습니다.
전기·가스비용 부담만으로도, 숨넘어가는 자영업자들을 살려야 합니다.
주거나 일자리 모든 면에서 자립이 어려운 청년들의 부담도 덜어주어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선진경제 문턱인 지금, 기술 초격차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
'산업의 쌀'인 반도체가 우리 경제에 눈부신 발전을 가져왔듯,
지금은 미래를 내다보며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해야 합니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교육이 지금의 경제성장을 가져왔던 것처럼
R&D가 저성장을 막고 생산성을 높이는 핵심적 방안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제대로 된 논의도 없이
3일 만에 R&D 예산을 일률적으로 삭감해버렸습니다.
지난 6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대통령 호통 한 마디에,
증액하려던 본래 예산안이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늘려야 할 R&D예산을 일괄적으로 줄이다보니,
전기세를 감당 못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은
슈퍼컴퓨터 가동을 중단했다고 합니다.

연구개발은 장기과제가 대부분인데,
이번 삭감으로 이미 소요된 예산은 허공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각종 연구의 매몰비용을 생각하면
R&D 예산 삭감은 절약이 아니라 낭비로 귀결됩니다. 치명적 패착입니다.
땜질식 경제처방을 할 것이 아니라
이런 때일수록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혁신이 중요합니다.

3차 산업혁명을 넘어 미래기술 개발과 미래산업환경 조성에
능동적으로 앞장서야 합니다.
인공지능 로봇을 뛰어넘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먼저 만들어가야 합니다.
6세대 이동통신, 인공위성과 우주기술에 대한 국가차원의 투자로 성장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합니다.
하지만 올 상반기 벤처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2%가 감소했습니다. 벤처·스타트업 숫자도 전년 동기 대비 23%가까이 감소했습니다.

작년 통계를 보면 전체 기업의 청년 고용은 줄었지만,
벤처·창업기업의 고용은 늘었습니다.
벤처투자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우리당은 대선 때 '모태펀드 예산 확대를 통한 벤처투자 10조원 달성'을 공약했습니다.
올해 기준 모태펀드 예산을 2배 이상 확대해
창업 뿐 아니라 세컨더리, 스케일업에 더 투자하는 등
벤처·스타트업을 활성화 해야합니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빠르게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해야 합니다. '미래형 SOC 투자'가 절실합니다.
코로나 위기에 디지털 인프라 같은, 사회경제적 기반시설이 잘 갖추어진 나라들은 상대적으로 피해도 작았고, 회복도 빨랐습니다.

제조업 강국에서 이제는 디지털·에너지 강국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재생에너지 산업기반은 과거 산업화 시대의 항만·철도만큼 중요합니다.
재생에너지 산업기반으로서 전국적인 지능형 송배전망 등
인프라 구축이 필요합니다.
RE100 특구 지정과 RE100 산업단지 같은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 활성화가 그 답입니다.

주요 선진국들은 재생에너지 비중과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비율이 OECD 38개국 중 꼴찌이고,
재생에너지 목표조차 하향조정 했습니다.
국내 주요 기업이 RE100달성을 선언했지만
정부는 이를 위한 규제 완화는커녕,
도리어 허가기준 강화 등 규제를 추가로 내놓았습니다.

이러다 재생에너지 산업기반 잠식으로
수출 대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지역으로 생산시설이 유출되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우려됩니다.
이미 재생에너지 부족에 따른 생산시설 유출이
현실화되고 있기도 합니다.
재생에너지 목표를 상향하고,
관련 예산을 최소 2022년 수준으로 증액해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양극화가 심화되고 실질소득도 감소하는 지금이야말로 성장이 중요합니다.
성장이 되어야 일자리도 나오고, 민생도 개선되고, 재정도 회복됩니다.
불공정과 양극화는 갈등과 분열을 심화시키고,
경제역량의 효율성을 훼손합니다.
자원과 기회가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됩니다. 정부가 성장회복의 마중물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미 소득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이중지원 효과가 증명된 지역화폐를 통해 신속히 내수를 회복하고, 지역경제와 골목경제를 살려야 합니다.
지역화폐예산을 증액하고
중장기적으로 지역화폐 발행과 지원 사항을 의무화하여
계속사업으로 진행하겠습니다.

경기가 어려울 때 정부는 투자세액공제로 기업의 투자를 장려합니다. 기업의 소비행위가 투자인 것처럼,
가계의 소비여력을 확대해 내수를 살려야 합니다.
1년 한시로 '임시소비세액공제'를 신설하겠습니다.

예산의 대폭 증액으로 민생부담을 완화해야 합니다.
가계의 절반이나 실질소득이 줄었습니다.
청년백수 126만명, 고양시 전체인구 보다 많은 청년들이 졸업 후에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공깃밥 2천원, 삼겹살 2만 원. 물가는 계속 오르기만 합니다.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일자리의 99%가 자영업과 중소기업인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의 가스·전기 요금 부담을 완화하겠습니다.
정부가 얼마 전 코로나 이후 고통 받는 자영업자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지금이라도 입장을 바꿔 다행스럽습니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합니다.
소상공인 대출 잔액은 1천조원에 이르고,
그 절반가량이 코로나 대출입니다.

다른 선진국들은 코로나 위기대응을 위한 정부부담이
절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우리는 코로나비용 대부분을 민간에 전가했습니다.
여야 모두가 코로나로 인한 피해를 책임지겠다고 공언했지만
실행된 것은 없습니다.

최근 민간대출의 연체액과 연체율 모두 급격히 상승하고 있고,
더 심각한 것은 대출 의 73%가 만기 1년 이내라는 점입니다.
민관이 협력하여 3조 원 가량 이자부담을 줄여주는
금리인하 프로그램을 제안합니다.

독일은 서민의 교통비 부담을 줄이고
동시에 탄소배출도 줄이는 9유로 티켓을 발행했습니다.
독일은 지난 5월 이 제도를 전면 도입해
대중교통 무제한 정기권인 49유로 티켓을 발행했습니다.
'독일이 시행한 최고의 정책 중 하나'로 평가받을 정도입니다.
우선, 청년들의 교통비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청년 3만원 패스를 제안합니다.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되면, 전 국민으로 확대하겠습니다.

전세사기 피해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피해자 구제로 다시는 이로 인한 극단적 선택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당은 보완 입법을 약속해서 이미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한 입법은 물론,
전세 대출에 따른 이자부담도 완화하겠습니다.
1인가구도 늘고 있고 월세 비중도 점점 높아지는데,
월세 대상의 12%만이 세액공제 혜택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소득이 낮은 세입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기부금 공제처럼 이월을 통해서라도 월세공제가 가능하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윤석열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국민께서 바라는 국정운영의 변화를 거부했습니다.
1년 반 동안의 정부 실정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도 없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클럽이라는 OECD에 가입한 이듬해 IMF위기를 맞았듯, 계속되는 위험신호를 무시하면
또 한 번 선진국 문턱에서 좌초할 수밖에 없습니다.
'달라지겠다, 국민이 늘 옳다'는 대통령의 말씀은
가계와 기업이 휘청 일 때 정부가 적극 나서야 비로소 실현될 것입니다.

국정은 장난이 아닙니다.
주69시간제, 의사정원확대처럼 오늘은 이 의제를 던졌다가,
내일은 슬그머니 또 다른 것을 내미는 식으로 가볍게 다뤄서는 안 됩니다.
민주당은 무거운 책임감으로,
말이 아닌 행동으로,
민생 해결과 경제 회복을 주도하겠습니다.

비온 뒤 땅이 더 굳어지듯 더 단합된 힘으로
유능한 정당, 효능감 있는 정치를 실천하겠습니다.
민생경제회복을 위한 성장률 3% 달성,
확실히 추진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hong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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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뒤흔든 맘다니 돌풍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 "빨리 뉴욕에 파트타임 일자리라도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지난 주말 뉴욕 인근에 사는 지인들과의 모임 도중 나온 얘기다. 이날 저녁 자리 화제의 중심은 단연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조란 맘다니'였다.'뉴욕 파트타임' 얘기도 맘다니 덕분에 나온 농담이다. 맘다니는 자신이 시장에 당선되면 뉴욕의 최저 임금을 시간당 30달러로 올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금 환율로 따지면 4만 600원 정도다. 현재 뉴욕의 최저 임금 시급은 16.50달러다. 이미 미국 내 최고 수준이다. 그런 뉴욕 최저 임금을 2배로 올리겠다는 얘기다. 물론 2030년까지라는 전제는 달렸다. 그렇다 하더라도 귀가 솔깃해질 만한 공약임은 분명하다. 비단 이날 모임뿐 아니다. 요즘 '뉴요커'들 사이에서 맘다니는 최고의 뉴스메이커다. 어디서든, 누구와든 맘다니 얘기를 꺼내면 10분~20분은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그만큼 맘다니의 등장 자체가 뉴욕 사람들에게도 충격이자 파격이다.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뉴욕 시장 자리는 한국으로 치면 거의 서울 시장급이다. 뉴욕은 미국의 최대 도시이자, 전 세계에서 사람과 돈이 가장 많이 몰려드는 중심지다.  이런 뉴욕의 유력한 차기 시장 후보가 불과 33세라니. 그것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태어나 7세 때 뉴욕으로 이민 온 인도계 무슬림이다. 더구나 그는 26살이 되던 2018년에야 뒤늦게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투표권을 받았다. 맘다니가 하버드 같은 아이비리그의 명문대를 졸업한 것도 아니다.  그는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내고 대학 졸업 후 저소득층 주택 압류 방지 상담사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2020년 뉴욕 주의회 하원의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서 선출된 것이 사회 경력의 전부다. 시쳇말로 '듣보잡' 수준이다. 예전 같았으면 뉴욕 시장 후보에 명함도 못 내밀 커리어다. 그런 맘다니가 불과 몇 개월의 선거 운동으로 민주당의 뉴욕 시장 후보가 됐다는 것은 믿기지 않는 스토리다.  그것도 뉴욕 주지사 3선에, 한때 차기 대선 후보 물망에 올랐고, 당내 유력 인사와 후원 그룹의 지원을 받는 '거물' 앤드루 쿠오모를 꺾었다. 그야말로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민주당 전략가 트립 양은 뉴욕타임스(NYT)에 "현대 뉴욕시 역사에서 가장 큰 반전이 일어났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맘다니는 1일 발표된 민주당 3차 경선 결과 과반이 넘는 56%를 득표했다. 이로써 그는 당당히 민주당의 뉴욕 시장 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뉴욕은 아직도 민주당의 아성으로 불린다. 민주당 후보 공천은 뉴욕 시장 당선의 보증수표처럼 여겨진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의 관심은 이제 '맘다니 돌풍'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모아진다. 숱한 전문가들은 아직 맘다니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거두지 못하는 분위기다. 맘다니의 민주당 경선 승리의 발판이 됐던 급진적인 공약들이 결국 부메랑이 돼서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맘다니가 내세운 핵심 공약은 실제로 급진 좌파 성향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불릴 만하다. 시내버스 무임승차, 0세부터 5세까지 무료 보육 및 유치원 교육 실시, 뉴욕시 관리 아파트 임대료 동결, 값싼 시립 식료품점 설립, 부자 증세 등이 그것이다. 구체적 재정 대책이 없다는 질타와 비판이 나올 만하다. 게다가 맘다니는 학창 시절부터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운동에 가담했다. 뉴욕과 민주당의 돈줄을 쥔 유대인들의 거부감도 크다.  민주당 주류와 온건그룹에선 벌써 부담스러운 티를 낸다. 너무 과격해서 중도층 이탈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그래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월가의 큰손들은 이미 온건 성향의 대항마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경선에서 패배했던 쿠오모 전지사나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이 독립 출마 형태로 시장 선거에 나서려는 것과도 이와 연결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일찌감치 맘다니를 '100% 공산주의자 미친 놈'이라고 부르며 파상 공세를 퍼붓는 중이다.  급진 좌파 프레임을 씌워 민주당 전체를 싸잡아 비판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색깔론 공세에 더해 민주당 측 후보 난립을 잘 이용하면 뉴욕 시장까지 손에 쥘 수 있겠다는 기대도 하고 있는 눈치다.  지하철에 탑승한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런 정치판의 셈법과 보도를 따라가다 보면 '맘다니가 11월 4일 선거에서 뉴욕 시장에 당선되기는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최근에 월가 금융기관에서 오래 기간 일했던 지인을 만난 자리에서도 '만다니의 한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하지만 그의 견해는 좀 달랐다. 자신의 사무실에 근무하는 한 직원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 직원은 줄곧 보수 성향을 보여왔고 지난 대선에서도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했다고 한다. 그런 사람이 이번에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맘다니에게 표를 던졌다. 이유를 물으니, "뉴욕에서 사는 게 너무 힘들다. 물가가 미쳤다. 부자들은 상관없겠지만 우리 같은 단순 사무직은 열심히 일해도 렌트비, 교통비, 식료품비 내기에도 너무 벅차다. 내게 이념은 크게 상관없고, 누구라도 이 힘든 생활에 도움을 준다면 표를 안 찍을 이유가 없다"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 말을 들으니 맘다니의 공식 홈페이지 첫 화면에 큼직하게 적힌 슬로건이 새삼 머릿속에 다시 선명히 떠올랐다. "조란 맘다니는 뉴욕의 근로자들의 생활비를 낮추기 위해 시장직에 도전하고 있습니다"였다. 맘다니는 얼마전 NBC 방송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해 자신을 공산주의자라고 공격한 트럼프의 언급에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리고는 "나는 트럼프가 힘을 실어주겠다고 대선 운동 기간 약속했던 바로 그 노동자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그들을 배신해왔다"라고 말했다. '빨갱이 프레임'을 씌우는 트럼프에게 시원하게 한 방 먹이면서 자신이 노동자들을 위한 진짜 일꾼임을 드러내는 패기와 영리함이 번뜩이는 발언이다. 그래서 맘다니가 이념 프레임의 덫에 갇히지 않고, 뉴욕 시민의 민생과 민심을 파고드는데 성공한다면 '정말 큰일을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건 그가 뉴욕 시장에 당선된다는 의미만이 아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롭다는 21세기에도 팍팍안 일상을 견뎌내야 하는 노동자 계층과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과거의 이념과 정치적 문법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시켜줄 '사건'이 될 수 있다.  맘다니 열풍과 논란이 뉴욕의 일회성 정치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증폭되고 변모하면서 확산될 것이란 예감이 드는 이유다.   kckim100@newspim.com 2025-07-03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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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머스크 추방도 검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일론) 머스크의 추방 문제도 고민해보겠다"고 발언하며, 두 사람 간 갈등이 또 한 번 수위를 높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의 감세·재정 법안을 비판한 데 이어, 트럼프는 머스크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추방 가능성까지 언급해 정치적·법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는 1일(현지시간) 백악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를 추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한번 살펴보겠다(I don't know, we'll have to take a look)"고 답했다. 그는 이어 "머스크는 많은 보조금을 받았으며, 전기촤 의무화 폐지에 매우 화가난 듯 하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6.21 mj72284@newspim.com 트럼프는 전기차 강제 규정을 "바이든 시대의 유산"으로 규정하고 폐지를 추진 중이다. 그는 "나는 전기차를 원하지 않는다. 휘발유도, 하이브리드도, 언젠가는 수소차도 원할 수 있다"며 "다만 수소차는 터지면 5블록 떨어진 데서 시신을 찾는다"고 비꼬기도 했다. 트럼프의 '추방' 발언이 담긴 클립이 퍼지자,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 "이걸 더 키우고 싶어 죽겠지만, 지금은 참겠다"고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이 논란은 머스크가 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 법(OBBBA)'을 "완전히 미치고 파괴적 법안"이라며 비판한 데서 촉발됐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머스크는 역사상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은 사람"이라며, 정부효율성부(DOGE)가 머스크의 보조금 수혜 내역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응수했다. 이어 트럼프는 "보조금이 없으면 로켓 발사도, 전기차 생산도 못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전문가들은 연방정부의 보조금·계약 중단이나 규제 강화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사업에 실질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머스크는 세금안 반대뿐 아니라 "새로운 정당(America Party)을 만들겠다"고 맞불을 놓으며 대선 기간부터 이어온 트럼프와 머스크 간 '브로맨스'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koinwon@newspim.com 2025-07-0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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