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금리 내리고 코픽스 금리 상승
변동 유리…내년 기준금리 인하 전망 우세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사이 선택의 기로에서 대출자들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다는 금리의 공식이 깨지고, 최근 들어 고정금리는 내리고 변동금리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서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KB금융‧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이날 주담대 변동금리는 4.67~7.15%로 집계됐다.
서울 시중 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사진=뉴스핌DB] |
전날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10월 코픽스가 반영된 수치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준거 금리인 10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3.97%로 전월대비 0.15%포인트(p) 오르며,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날 변동 금리는 같은 날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 4.03~6.27%에 비해 상·하단이 각 0.87%p, 0.64%p 높다. 지난 5월 초에 비해 5대 은행의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상단은 0.5%p나 더 벌어졌다. 변동금리가 고정금리에 비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면서다.
일반적으로 원칙을 깨고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더 높아진 데는, 변동금리의 준거 금리인 코픽스는 상승한 반면, 고정금리의 지표 금리인 은행채 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은행채 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금리 인상 기조가 종료됐다는 시각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하락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전날 기준 은행채(5년물, AAA) 금리는 4.32%로 연고점을 기록한 지난달 26일(4.810%) 대비 0.49%p 하락했다.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연고점을 찍은 이후 하락했다가 다시 올랐지만, 지난달 31일 4.770%에서 이달 1일 4.734%로 재차 하락전환한 뒤 지속적으로 내림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금리 역전 현상에 대출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내 집 마련을 위해 3년 고정금리 주담대를 받은 직장인 A씨는 시간이 흘러 변동금리로 전환된 이후 치솟은 금리에 이자를 감당하기 버겁다고 호소했다.
새롭게 대출을 받아야 하는 차주의 경우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무엇을 선택할지 혼란을 느낄 수 있다. 이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당장은 고정금리가 더 낮아 고정금리를 선택하려고 할 수 있지만, 미국이 내년 중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가 미국을 따라 내년 중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경우, 변동금리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6개월 단위로 금리가 바뀌는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며 "금융당국이 은행권 수신경쟁 자제를 압박하면서 코픽스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한 수신금리 인상세가 더뎌지고 있다"고 제언했다.
byhong@newspim.com